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중동에서 벌어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향후 몇 달간 완만하게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로이터가 채권 전략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설문 응답자들은 지난달보다 전망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2026년 3월 1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이후 브렌트유는 거의 65% 급등했으며, 전쟁 직전 수준보다 여전히 20% 이상 높은 상태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선호가 본격화되는 대신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같은 기간 거의 20bp(0.20%포인트) 올라 4.16%까지 상승했다.
유로존 국채와 영국 길트 수익률도 투자자들의 완화적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급등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여전히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널리 예상되나, 몇몇 정책결정자는 전쟁 이전부터 이미 소비자물가가 높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로버트 팁(Robert Tipp), PGIM Fixed Income 수석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지속적으로 웃돌아 왔기 때문에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우리가 본 것은 인플레이션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조금 더 끈질기다는 점이고, 이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3월 5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 중간값을 보면 단기 미 금리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장기 금리는 일부 향후 대규모 자금조달(국채 발행) 우려를 반영해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높은 2년물 수익률은 3개월 뒤 3.47%(-13bp)로, 6개월 뒤에는 3.4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이 되는 10년물 수익률은 5월 말에는 현재 수준과 유사한 수준에서 거래되다가, 6개월 뒤에는 4.20%, 12개월 뒤에는 4.25%로 상승할 것으로 설문 응답자들의 중앙값은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또 다른 급격한 금리 급등 기대 낮아
전략가들은 당분간 또 다른 대규모 수익률 급등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비샬 칸두자(Vishal Khanduja)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우리는 연준이 유류비 상승이라는 일시적 충격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10년물 수익률이 3.75%~4.25%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문에 응한 전략가 30명 중 19명, 즉 약 3분의 2는 3월 말까지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이 베어 스티프닝(bear-steepen)될 것으로 봤다. 이는 장기 수익률이 단기 수익률보다 더 빠르게 상승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칸두자는 이에 대해 “미국에는 여전히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만한 재정 적자 통제 계획이 없다”며 “이는 국채곡선의 스티프너(steepener) 편향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해 1.78조 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2월 말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계획 핵심 부분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추가 차입 필요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됐다. 칸두자는 “관세는 미국이 직접적인 달러 수입을 통해 적자 축소를 일부 보여줬던 지속 가능한 방법 중 하나였다”며 “그게 없어지면 장기 금리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가격 반영에 대한 의견 분열
설문에 응답한 다른 항목에서는 37명 중 15명(약 41%)이 10년물 수익률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저평가하고 있다루이스 알바라도(Luis Alvarado)는 “재무부는 장기 금리를 낮추기를 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시장, 즉 채권 감시자들은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기대, 그리고 물론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언급된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은 투자자가 장기 채권을 보유하는 데 요구하는 추가 보상으로, 최근에는 재무부의 채권 공급 우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 인플레이션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평소보다 높아져 있다. 설문 응답자 중 일부는 재무부가 단기 T-빌(T-bill) 발행을 늘려 단기 자금조달을 충당하려 하고 있으며, 장기물의 발행 확대에는 시장의 수요가 충분치 않다고 평가했다. 알바라도의 표현을 따르면 이는 “재정 지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쉬운 방법”이라고 했다.
용어 설명(독자 이해 보조)
본 기사에서 다룬 주요 용어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수익률(yield)은 채권의 투자수익률을 뜻하며, 수익률이 오르면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은 만기에 따른 수익률 변화를 나타낸 것으로, 일반적으로 단기보다 장기 수익률이 높아 우상향하지만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기울기가 변한다. 베어 스티프닝(bear-steepen)은 장기 수익률이 단기보다 더 빠르게 상승해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이다.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은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위험, 재정정책에 따른 공급 우려 등으로 인해 장기 채권 투자에 요구되는 추가 보상이다. T-빌(T-bill)은 만기가 짧은 미국 재무부 단기채를 말한다.
시장 및 정책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향후 영향
첫째, 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전쟁 이전부터 이미 높은 수준이었다는 점과 유가 상승에 따른 추가적 물가상승 위험으로 인해 연준의 인하 시점과 폭은 신중히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더 중요시하면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고, 이는 단기물 수익률 하락폭을 제한한다.
둘째, 재정적자 및 국채 공급 문제는 장기 금리의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문 응답자들의 다수는 향후 재무부의 지속적인 자금조달 수요가 장기 수익률을 지지할 것으로 보았으며, 이는 기간 프리미엄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1.78조 달러로 집계돼 채권 시장의 공급 부담이 존재한다.
셋째, 상품시장(유가)의 충격은 소비자 물가에 전달되는 시차를 통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브렌트유의 급등은 연료 및 운송비용을 통해 광범위한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악화시켜 소비 둔화와 성장률 하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이런 경기 둔화는 결국 연준의 금리 결정에 상반된 신호(인플레이션 상승 vs 성장 둔화)를 줄 수 있다.
넷째, 금융시장 포지셔닝 측면에서는 당분간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남아 있다. 특히 기간 프리미엄과 장단기 금리차의 변동성은 자산 배분 전략, 은행 대출·예금 금리, 기업의 장기 차입 비용 등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채권 투자자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만기 구성, 기간(Duration), 인플레이션 연동상품(TIPS) 및 현금성 자산의 조합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해법이 미흡한 상황에서는 장기 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할 위험이 있다. 재정 건전성 강화, 세입 확대(관세 포함) 또는 지출 통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시장은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은 금융·재정 정책의 향방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결론
로이터의 이번 폴은 유가 급등과 지정학적 불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연준 인하 기대와 재정·공급 요인들이 상충하면서 미 10년물 수익률은 당분간 완만한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다만 기간 프리미엄, 재정적자 및 유가의 지속성 여부가 향후 금리 흐름의 핵심 결정요인이며, 이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높은 편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