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지수 일제히 하락
미국 증시는 금요일(현지시간) 물가 우려와 미국 고용시장 약화으로 인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SPX)는 종가 기준 -1.33%,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95%, 나스닥100 지수($IUXX)는 -1.51% 하락 마감했다. 3월물 E-미니 S&P 선물(ESH26)은 -1.39% 하락했고, 3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H26)은 -1.58% 하락했다.
2026년 3월 7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증시 하락은 중동 지역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와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유가 급등,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주요 기술주 약세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
금요일 유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CLJ26)는 하루에만 +12% 이상 상승하며 2년 6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중동에서의 전쟁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중동 전쟁이 전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
고 말했고, 전쟁이 장기화하면 걸프 지역 에너지 수출국들이 생산을 전면 중단할 수 있으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레이트 오브 호르무즈(Strait of Hormuz, 호르무즈 해협)는 세계 석유 수송의 약 20%를 담당하는 해상 통로로, 보도에 따르면 현재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이 해협의 봉쇄는 중동 주요 산유국의 수출을 제한하고 저장 탱크에 원유가 축적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골드만삭스는 실시간 원유 리스크 프리미엄을 배럴당 $18로 추정했으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6주간 유조선 통행이 전면 중단될 경우의 영향을 반영한 수치라고 밝혔다.
안보 긴장 고조와 군사비 지출 기대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걸프 주변국들을 겨냥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도 이란에 대한 공습을 지속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석유거래 허브인 푸자이라(Fujairah)에서는 인터셉트된 이란 드론 파편이 대형 화재를 일으켰다. 카타르의 라스라판(Ras Laffan) 천연가스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 중단 된 영향으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3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라스라판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시설이다.
이 같은 군사적 긴장은 방위산업 관련주 상승으로 이어졌다. 항공우주·방산주인 록히드 마틴(LMT), RTX, 노스럽 그루먼(NOC), L3Harris(LHX) 등은 +2% 이상 상승했고 AeroVironment(AVAV)는 +3% 이상 올랐다. 이는 향후 미 국방비 증가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가격 반영으로 해석된다.
미국 고용지표의 약화
시장 심리를 악화시킨 또 다른 요인은 예상 밖으로 약화된 노동시장 지표다. 미국 2월 비농업 고용(Nonfarm Payrolls)은 -92,000명으로 집계되어 전문가 예상치인 +55,000명 증가와 큰 괴리를 보이며 4개월 내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0.1%포인트 상승한 4.4%로, 예상치(4.3%)보다 높게 나왔다. 시간당 평균임금(평균 시급)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로 예상치(+0.3% m/m, +3.7% y/y)를 소폭 상회했다.
이 외의 경제지표로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를 기록해 예상(-0.3%)보다 양호했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과 동일했다. 1월 소비자신용(Consumer Credit)은 +$80.5억 증가해 예상치(+126.5억 달러)에는 못 미쳤다.
연준(聯準) 인사들의 발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은 대체로 물가 동향을 주시하면서도 에너지 가격의 일시적 충격을 과도하게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는
“이란 전쟁은 지속적인(inflation)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 연준은 에너지 가격보다는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core prices)를 주로 본다.”
라고 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베스 해맥(Beth Hammack)은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물가가 내려가고 고용시장이 안정되는 증거가 보이면 정책을 당분간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스턴 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는
“물가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고 상방 리스크가 지속된다. 현재의 완만한 긴축 수준의 정책금리를 유지할 근거가 있다.”
고 말했다.
채권·금리 동향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금요일 소폭 하락해 4.131%를 기록했다. 이는 약세 고용보고서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는 해석과, 주식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혼재된 결과다. 다만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기대는 10년 물명목금리와 물가연동금리의 격차(브레이크이븐, breakeven rate)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했다. 10년 브레이크이븐은 5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채권 시장에서는 독일 10년물 번들 금리가 2.860%로 1개월 내 최고치에 도달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627%로 4.75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4분기 GDP성장률은 당초 발표된 전기 대비 +0.3%에서 +0.2%로 하향 수정되었고 연간 기준은 +1.2%로 수정되었다.
섹터별·종목별 주요 동향
시장 전반에서 대형 기술주(い른 ‘메가캡’)의 약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Meta, Tesla, Amazon, Nvidia는 각각 -2% 이상, Apple은 -1% 이상, Alphabet은 -0.8%, Microsoft는 -0.42%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 및 AI 인프라 관련주는 Lam Research가 -7% 이상, Micron, KLA, Applied Materials는 -6% 이상 하락하는 등 큰 조정을 보였다.
항공주는 유가 급등으로 제트연료비 부담이 커지며 하락했다. American Airlines와 Southwest는 -5% 이상, Delta, United, Alaska Air는 -3% 이상 하락했다. 암호화폐 연동주도 비트코인 하락(>4%)에 연동되어 Riot Platforms와 Galaxy Digital은 -9% 이상, MARA는 -8% 이상 급락했다.
반면 방산주는 상승했고, 비료·농업 관련주(CF 등)는 걸프 지역 전쟁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며 강세를 보였다. 보잉(BA)은 중국이 737 맥스 500대 도입 협상에 나섰다는 보도로 다우지수 내 상승주를 이끌었다. 마블(Marvell)과 Samsara는 실적·가이던스 호조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실적 시즌·시장 전망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은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S&P 500 구성기업의 >95%가 실적을 발표했다. 발표 기업 중 약 74%가 컨센서스 상회 실적을 보고했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P 500의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매그니피센트 세븐'(일부 대형기술주)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4.6%에 그친다.
시장 참여자들은 3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5%로 반영하고 있다. ECB의 3월 19일 정책회의에서는 25bp 인하 가능성은 거의 없고(약 3% 반영) 있는 것으로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
용어 설명
Nonfarm Payrolls(비농업 고용)은 농업을 제외한 전체 비농업 부문에서 신규로 고용된 근로자 수를 의미하며, 미국 고용시장의 강도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E-mini S&P/나스닥 선물은 표준 선물계약의 소형화 버전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지수의 방향성에 대해 포지션을 취할 때 널리 사용하는 파생상품이다.
브레이크이븐(breakeven) 물가율은 명목채권과 물가연동채권(TIPS) 간 수익률 차이로, 시장이 예상하는 평균 인플레이션 수준을 나타낸다.
단기적 시장 영향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가격과 방위비 수요를 끌어올리는 반면, 경제 지표의 약화는 연준의 통화완화 기대를 높여 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두 요인이 상충하면서 시장은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거나 걸프 국가들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면 원유·천연가스 가격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며,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려 장기 금리를 상승시키고 주식시장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지표 악화가 연준의 정책 완화(금리 인하) 시기 앞당김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성장주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유지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투자자는 에너지 가격, 고용지표, 연준(및 ECB)의 발언과 실물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향후 체크 포인트 : 1) 호르무즈 해협 및 중동 지역의 군사적 상황 추이, 2) 향후 미국의 고용지표(특히 비농업 고용과 실업률), 3) 연준 인사들의 발언 및 3월 FOMC 회의 결과, 4)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가이던스 변화다. 이 네 가지 요인이 결합해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발행일: 2026-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