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5월 인도결제(ICE) 뉴욕 코코아 선물(심볼 CCK26)은 금요일 종가 기준 +175포인트(+5.73%) 상승했고, 5월 ICE 런던 코코아 #7(심볼 CAK26)은 종가 기준 +110포인트(+4.99%) 상승했다.
2026년 3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금요일에 1.5주 만의 고점으로 급등하며 큰 폭으로 마감했다. 이란 전쟁의 지속으로 호르무즈 해협(스트레이트 오브 호르무즈)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선물시장에서 숏(매도) 포지션의 커버(숏커버링)이 촉발된 것이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해협의 봉쇄 가능성은 운송비와 보험료, 연료비를 올려 코코아 수출과 공급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시장 내부 요인도 숏커버링을 부추겼다. 금요일 발표된 주간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들은 3월 3일 마감 주간에 런던 코코아 선물 및 옵션에서 3,370계약을 늘려 순공매도 포지션을 29,049계약으로 확대했다. 이는 약 4년여 만에 가장 큰 순공매도 수준이다. 시장에서 숏 포지션 과다는 단기적 급등 시 숏커버링을 통한 큰 폭의 반등 가능성을 높인다.
한편, 지난 월요일 5월물 뉴욕 코코아는 계약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근월물 런던 코코아(H26)는 3년 만의 저점까지 하락했다. 이는 국제코코아기구(ICCO)가 2024/25 시즌의 세계 코코아 잉여량 전망을 이전 11월 전망치인 +49,000톤에서 +75,000톤으로 상향하면서 올해가 4년 만에 처음으로 공급과잉(서플러스)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ICCO는 또한 2024/25년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코아 가격은 이미 8주에 걸친 하락 추세 가운데 있었고, 글로벌 공급이 탄탄하고 수요가 약화되면서 뉴욕 코코아는 지난 금요일 2.75년 만의 저점까지 떨어진 바 있다. 농산물 중개업체 StoneX는 2025/26 시즌에 전 세계 코코아 잉여량을 287,000톤으로, 2026/27 시즌을 267,000톤의 잉여로 전망했다. 또한 ICCO는 1월 23일 발표에서 전 세계 코코아 재고가 전년 대비 +4.2% 증가해 110만톤으로 늘어났다고 보고했다.
공급 측의 구조적 이슈도 지속적인 가격 압력 요인이다. 코코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에서의 공식 산지가격(퍼마게이트 가격)이 세계 시장 가격보다 상당히 높아 국제 바이어들이 구매를 꺼리고 있다. 이로 인해 현지 창고와 거래소로 유입되는 물량이 증가해 ICE 코코아 재고가 금요일 기준 220만4,098백가방(약 2,204,098 bags)으로 6.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책 변화도 급격한 가격 변동의 원인이다. 지난달 가나는 2025/26 생산연도 공급분에 대해 농민에게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코트디부아르는 수확 중간기인 3월 시작하는 중간작물부터 농민 지급가를 57% 인하한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과반을 차지한다.
기상 여건은 오히려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로피컬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그룹(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최근 서아프리카의 호전된 생육 조건으로 인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2~3월 중간작물 수확이 올해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지 농민들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더 크고 건강한 꼬투리를 보고하고 있으며, 코트디부아르의 중간작물은 연간 생산량의 약 25%를 차지해 올해 400,000~450,000톤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에도 포트(항구)로의 코코아 반입이 둔화되는 점은 가격에 우호적이다. 코트디부아르의 누적 통계(마케팅 연도 기준: 2025년 10월 1일~2026년 3월 1일)는 농민들이 항구로 선적한 코코아가 1.34백만톤(1.34 MMT)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1.39백만톤에서 -3.6% 감소했다.
수요 측의 약화도 가격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이다. 소비자들이 초콜릿의 높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벌크 초콜릿 제조사인 베리 칼리보(Barry Callebaut AG)는 11월 30일로 끝난 분기에서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22% 감소했다고 발표하며 “시장의 수요가 부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부문으로 물량이 우선 배분됐다”고 설명했다.
코코아 분쇄(그라인딩) 보고서들도 수요 약화를 확인시켜준다. 유럽 코코아 협회는 1월 15일 발표에서 4분기 유럽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8.3% 감소해 304,470톤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12년 만의 분기 최저 수준이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2월 16일 발표에서 4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 감소해 197,022톤라고 보고했다. 반면 전미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북미의 4분기 코코아 그라인딩이 소폭 증가해 +0.3%로 103,117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초콜릿 제조사인 몬델레즈(Mondelez)는 최근 발표에서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 수가 5년 평균보다 7% 높고 “작년 작물보다 유의미하게 많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의 주력 작물 수확이 시작되었고 농민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또 다른 공급 요인으로는 나이지리아의 수출 증가가 있다. 블룸버그는 2월 17일 보도에서 나이지리아의 12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해 54,799톤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수출량 증가가 시장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강세 요인도 존재한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해 1.65백만톤(1.65 MMT)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라보뱅크(Rabobank)는 2월 10일 글로벌 2025/26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11월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스트레이트 오브 호르무즈): 페르시아만에서 아라비아해로 통하는 주요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 및 상품 운송에 중요한 루트다. 이 해협이 봉쇄되거나 통항에 차질이 생기면 운임, 보험료, 연료비가 상승해 원부자재의 국제 공급망에 즉각적·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숏커버링(Short covering): 선물·옵션 시장에서 공매도(숏)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매수하는 행위다. 숏 포지션이 대규모일 경우 가격이 급등하면 숏커버링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가격 폭등을 초래할 수 있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펀드의 과도한 숏포지션이 결합해 급격한 가격 반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운송비·보험비·연료비 상승은 즉시 수입업체의 수입 원가를 높여 현물 구매를 지연시키거나 일부 바이어의 수입 포기 결정을 부추길 수 있으나, 동시에 현물 공급의 유통 병목이 발생하면 현물 가격을 지지하게 된다.
중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의 양호한 생육 여건과 일부 국가의 수출 증대, 그리고 글로벌 코코아 재고의 증가 등 공급 확대 요인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로 인해 수요가 크게 회복되지 않을 경우 상승분은 제한될 수 있다. 다만 코트디부아르의 생산 전망 하향과 라보뱅크의 잉여 전망 축소는 향후 몇 분기 내 공급 불확실성으로 전환될 수 있는 요소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산지가격 조정이 농민의 생산 의사결정과 수확 타이밍에 영향을 미쳐 중·장기 생산량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국제 소비 수요가 회복되면 재고 수준과 항구 반입 속도, 그리고 선물시장의 포지셔닝이 가격을 빠르게 재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융 포지셔닝이 단기적 급등을 촉발했지만, 기초 수급(재고·생산·수요) 지표는 여전히 완만한 공급 우위 신호를 보내고 있다. 투자자와 무역업체는 항로·운임·보험료 등의 비용 변화와 각국의 농민 지원 정책 변동, 분쇄(그라인딩) 데이터 추이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