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중동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걸프 해역에서 추가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았고, 이란 무인기가 아제르바이잔 영공으로 진입하는 등 위기가 더 많은 산유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6년 3월 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이란 갈등은 목요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유조선에 대한 추가 공격으로 격화됐으며, 아제르바이잔에 진입한 이란 무인기가 지역 확산 위험을 높였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조나단 소울(Jonathan Saul)과 안나 히르텐스타인(Anna Hirtenstein)의 기사 내용을 근거로 한다.
바하마(Bahamas) 선적의 원유 유조선은 이라크의 코르 알 주베이르(Khor al Zubair) 항구 인근에 정박 중이던 상황에서 폭발물이 탑재된 원격조종 보트의 표적이 됐다는 초기 평가가 있었다. 또한 쿠웨이트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두 번째 유조선은 좌현(포트 사이드)에서 큰 폭발이 발생한 뒤 침수로 인한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분쟁 발발 이래로 총 9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 충돌은 지난 토요일부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시작됐다. 이란은 목요일 이른 시간에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동시에 아제르바이잔에 무인기를 보내 4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냈다.
선박 정박 및 항로 차질 상황
로이터의 선박추적 데이터 분석(MarineTraffic 플랫폼 기반)에 따르면 약 200척의 선박이 주요 걸프 산유국 연안의 공해상에 정박 상태로 머물러 있다. 이들에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일반 화물선 등이 포함된다. 이 외에도 수백 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밖에서 항로를 이루지 못한 채 항구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LNG 공급의 약 5분의 1을 통과시키는 전략적 해로이다.
영국 석유회사 BP는 이라크의 루마일라(Rumaila) 유전에서 외국인 직원을 대피시켰다. 이는 유전 내부에 정체불명 드론 2대가 착륙한 사실이 보고된 이후의 조치였다. 이라크 당국은 저장공간 부족과 유조선 적재 불능 등으로 인해 자국의 원유 생산량을 약 일일 150만 배럴가량 감산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유가와 가스 가격의 즉각적 반응
목요일 원유 가격은 약 3% 상승하며 랠리를 이어갔다. 이번 분쟁 시작 이후 유가는 14% 이상 상승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공급망이 교란된 데 따른 직접적 반응이다.
유럽 기준 천연가스 가격(벤치마크)은 목요일에 메가와트시당 51.30유로로 5% 이상 상승했으며, 이번 주 들어서는 약 50% 급등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상황을 두고
“러시아는 지금 당장이라도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
고 발언해 에너지 시장의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주요 산유·가스 국가들의 생산 차질
카타르는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국가로서 이번 분쟁 영향으로 이번 주 초에 가스 생산을 중단했다. 미국과 호주 등 주요 생산국들은 잔여 생산 여력이 크지 않아 이러한 공급 손실을 상쇄할 능력이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EU)은 향후 몇 달간 가스 저장고를 채우려는 계획이 더 위험하고 비용이 증가한 상태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EU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2027년 말까지 종식시키고, 2026년 4월 말부터 단기 LNG 계약 신규 체결을 금지할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수입국들의 압력
중국은 정유사들에 연료 수출을 위한 신규 계약 체결을 중단하고 이미 약정된 선적의 취소를 시도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동발 공급 차질로 인해 아시아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용어 설명 및 기술적 배경
액화천연가스(LNG)는 천연가스를 극저온(-162°C 근방)으로 냉각해 액화시킨 것으로, 선박으로 장거리 수송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액화 상태로 수송 후 재기화하여 소비된다. 따라서 주요 LNG 생산국의 생산 차질은 해당 지역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인 공급 충격을 준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으로, 이 해협을 통해 세계 원유와 LNG의 상당 부분이 운반된다. 통행이 차단되거나 지연될 경우 전 세계 에너지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MarineTraffic은 AIS(자동식별시스템) 데이터를 이용해 선박의 위치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상업적 플랫폼으로, 언론과 시장 참여자들이 선박 이동 및 정박 상태를 확인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원격조종 폭발 보트(Remotely controlled explosive boat)는 원격으로 조종되는 소형 선박에 폭발물을 탑재해 접촉 또는 근접 폭발을 유도하는 무기체계다. 해상 교전에서 상대 선박을 손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정책적·시장적 파급 효과와 전망
단기적으로는 중동 해역의 선박 안전 위협과 항로 제약으로 보험료(전쟁보험 포함) 상승, 우회 항로에 따른 운송비 증가, 원유 및 가스 공급 차질로 인한 현물가격 급등이 예상된다. 이미 이번 분쟁 발발 이후 유가가 14%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추가 공격이나 주요 수출 인프라 피해 발생 시 단기적으로 유가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 가속, 국가 및 기업 차원의 비축 확대,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등 구조적 변화가 촉진될 전망이다. 특히 EU의 경우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적 공급 충격이 반복될수록 대체 공급원 확보 및 저장고 확보 비용이 상승해 유럽 소비자 및 산업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장기화될 수 있다.
아시아 수입국들은 단기 물량 확보 경쟁으로 인해 국제 정제마진과 연료 가격이 상승할 경우 수입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이미 정유사들에 수출 계약 중단을 요청한 만큼, 지역 내 물류와 연료 공급에 즉각적인 변동성이 발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공격은 해상 교통로와 에너지 수출 기반을 겨냥한 전술이 혼합된 양상으로,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석유·가스 시장의 구조적 불안정성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 당분간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한 높은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보이며, 단기적 대응으로는 해역을 우회한 선적, 보험조건 재협상, 전략비축 확대 등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
본 기사는 로이터 통신의 2026년 3월 5일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기사 원문 작성자는 조나단 소울과 안나 히르텐스타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