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지수와 연동된 선물 가격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이란 중심의 분쟁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원유 가격은 다시 상승해 중동의 전쟁 위험이 원유·가스 수송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대통령의 중동 군사행동 권한을 제한하려는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반면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사인 브로드컴(Broadcom)은 실적 호조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상승했고, 중국은 비교적 완만한 연간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2026년 3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03:10(그리니치표준시 08:10) 기준으로 다우 선물은 285포인트(0.6%) 하락했고, S&P 500 선물은 29포인트(0.4%) 하락했으며, 나스닥100 선물은 115포인트(0.5%) 내렸다. 이는 분쟁이 6일째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이 향후 정세와 그로 인한 경제·에너지 충격을 재평가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수요일 장 마감에서는 주요 지수가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 상승했고, S&P 500은 0.8% 올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91포인트(1.3%) 상승했다. 채권 시장과 유가가 다소 진정되며 금융시장이 안정될 조짐을 보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Capital Economics의 관련 분석가들은 미국 서비스업 지표가 기저 경제의 재가속화(reacceleration)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 활동 지표는 기저 경제에서의 재가속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 Capital Economics
아시아 증시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차질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국의 코스피는 전날 급락 이후 반등해 일부 거래가 재개됐고, 한때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유럽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유럽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입되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원유 가격 급등
분쟁 격화로 공급 차질 우려가 고조되며 원유 가격이 추가로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2.9% 상승해 $83.75를 기록했고, 미국산 웨스트 텍사스 인터미디엇(WTI)는 배럴당 3.2% 오른 $77.08에 거래됐다. 이번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교통이 차단되면서 전 세계 원유와 LNG의 약 5분의 1이 이 수로를 통해 이동하는 점이 공급 우려를 키웠다.
이번 주 브렌트유는 5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이는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로의 상승을 의미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려는 선박에 대해 미군 호위 및 보험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은 일부 누그러졌다.
원유 가격 상승은 이미 휘발유 가격의 기록적 급등으로 연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연내 소비자물가 지표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미 중간선거(연내 예정) 국면에서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중요한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로로, 세계 원유 수송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국제 에너지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병목구간이다. 브렌트유는 북해산 원유를 기준으로 하는 국제 유가 지표이며, WTI는 미국산 원유의 대표적 기준이다.
공화당 상원의원, 트럼프의 중동 군사행동 제한 결의안 저지
상원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관련 군사행동을 의회 승인 없이 계속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려는 결의안을 53대 47로 부결시켰다. 민주당은 해당 결의안을 통해 의회가 분쟁에 대한 보다 강한 견제권을 행사하려 했지만, 표결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번 표결은 이란이 목요일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새로 단행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협력해 대이란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브로드컴 실적·주가 동향
인공지능 칩을 제조하는 브로드컴(Broadcom)은 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회사는 최대 $100억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의 2026 회계연도 1분기(분기 기준)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주당 $2.05였고, 매출은 $193.1억을 기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의 예상치였던 EPS $2.02, 매출 $192.1억을 웃도는 수치다. 브로드컴은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약 $220억으로 제시해 컨센서스 $204억을 크게 상회했으며, AI 반도체 매출은 약 $107억으로 예상했다.
주가는 장중 실적 발표 이후 변동성을 보이다가 시간외 거래에서 약 6% 상승했다. 전일(수요일) 장에서는 1.2% 상승 마감했다.
중국, 연간 성장 목표 4.5~5%로 하향 설정
중국은 2026년 경제정책을 논의하는 ‘양회(두 회의)’를 시작하면서 올해 GDP 성장률 목표를 4.5%~5.0%로 제시했다. 이는 과거 5년간 표류하던 5% 목표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으로, 1991년 이후 가장 완만한 성장 목표다. 재정적자 비율(target fiscal deficit-to-GDP)은 약 4% 수준으로 유지됐다.
OCBC는 이 같은 목표를 두고 “2026년을 위한 보다 현실적인 접근법(more pragmatic approach)”이라고 평가하며, 제시된 GDP 목표가 세계 2위 경제의 단기 전망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상품시장의 중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의 추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실질소비를 저해해 경기 둔화 압력으로 전이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물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금융당국은 경기 둔화와 물가 관리 사이에서 정책 균형을 재조정해야 한다.
섹터별 영향은 명확하다. 에너지·원자재 업종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고, 항공·운송·여행·소비재 업종은 연료비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타격을 받을 소지가 높다. 반도체·기술주는 개별 기업 실적(예: 브로드컴)과 글로벌 수요 전망에 따라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운송 경로 확보, 선박 보험료 상승과 해상 운송비용 증가,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 강화 등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만약 분쟁이 장기화해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도 점진적 조정 압력이 커질 것이다.
투자자는 단기적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섹터 및 자산 간 상관관계를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가·환율·채권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지정학적 뉴스에 따른 시장 반응을 신속히 반영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이란을 둘러싼 분쟁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복합적인 충격을 가하고 있으며, 향후 며칠에서 몇 주간의 추가적 사건 전개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는 단기적 충격뿐 아니라 중장기적 구조 변화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