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크레딧에 수십억 유입…이제 많은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요구하다

사모(Private) 크레딧에 대한 투자 열풍이 지난 수년간 자본을 대거 유치했지만, 최근 대규모 환매 요청이 쏟아지며 이 분야의 유동성 구조소매 투자자(리테일) 접근 확대에 대한 실질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2026년 3월 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인 블랙스톤(Blackstone)이 대표적 사모 신용전략(Private Credit) 펀드인 Blackstone Private Credit Fund(약칭 BCRED)에서 기록적인 환매 요구를 받으며 유동성 대응에 나섰다.

Blackstone 로고 블랙스톤은 총 운용자산(AUM)이 1.27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다.

블랙스톤은 이번 주 규모 820억 달러 수준의 BCRED에 대해 환매 요청을 전액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해당 펀드의 자산의 7.9%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환매 요청을 제출했으며 이는 금액으로 약 38억 달러(약 3.8억 달러가 아닌 38억 달러로 표기)에 해당한다. 블랙스톤은 당초 발표한 유한공개매입(tender offer)을 총발행주식의 7%로 상향 조정했고, 나머지 0.9%는 회사와 직원들이 부담해 환매 요청을 전액 충족시켰다.


배경 및 최근 사례

이는 지난달 Blue Owl Capital이 소매 투자자(미국 리테일)를 겨냥해 반유동(semi-liquid) 구조로 운용하던 Blue Owl Capital Corporation II 펀드의 정기 분기 유동성 지급(quartely liquidity payments)을 중단하고, 자산 매각·수익·전략적 거래로 자금을 마련해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데 이은 연쇄적 움직임의 연장선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환매 급증을 두고 사모 신용상품의 고수익-저유동성 특성과 이를 소매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구조적 불일치(mismatch)가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같은 불일치는 투자자 기대와 실제 자산의 만기·비유동성 간 괴리를 초래할 수 있다.

운용사 입장

블랙스톤의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사장 존 그레이(Jon Gray)는 CNBC 인터뷰에서 해당 상품이 반유동성(semi-liquid) 상품으로 설계된 점을 강조하며, 상한(caps) 설정은 결함이 아닌 기능(feature)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는 “일부 유동성을 포기하고 더 높은 수익을 교환하는 구조”라며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해온 거래와 동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한편 BCRED의 주요 주(share) 클래스는 설정 이래 연평균 혹은 누적 수익률로서 9.8%의 성과를 기록해오고 있어, 당면한 문제는 성과 자체라기보다 유동성(환매·현금화)의 압력임을 시사한다.


시장 반응과 우려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대체자산 운용사들의 주가는 블랙스톤과 블루아울을 비롯해 KKR, Ares Management, Carlyle Group 등에서 하락을 보였다. 우려 요인으로는 경기 후반기(레이트 사이클 말기) 대출 품질 악화,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의 AI 관련 리스크, 그리고 지난해 발생한 First BrandsTricolor의 붕괴와 같은 개별 사건에 따른 여파가 지목된다.

런던 상장 글로벌 대체운용사 Man Group은 사모 신용대출은 원칙적으로 만기까지 보유하기 위해 발행(originated)되며, “거래 가능성 결여는 자산군의 특성이지 결함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한 블루아울이 소프트웨어·SaaS 섹터에 대한 직접대출 비중이 높아 AI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한 비즈니스 모델 훼손 우려가 환매 압력에 추가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 및 업계 전문가 의견

무디스(Moody’s)는 최근 사모 크레딧이 고수익을 제공하면서도 소매형 유동성 접근을 제공하려는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계속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의 프라이빗 크레딧 총괄 마크 핀토(Marc Pinto)는 향후 소매 유입 비중이 커지면 펀드들은 더 많은 비중의 유동성 높은 저수익 자산을 보유해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수익률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치 캐피탈(Reach Capital)의 매니징 파트너 윌리엄 배럿(William Barrett)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근본 자산은 비유동성(illiquid) 특성을 유지할 것이며 소매시장은 이를 ETF 등과 동일한 방식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계가 소매 제공을 시도할 때 먼저 고액자산가(HNWI)나 매스 어플루언트 계층을 대상으로 테스트해야 하며, 전면적인 소매 전환은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사모 크레딧(Private Credit): 공개시장(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대출, 직접대출, 구조화 신용상품 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 대신 대체자산 운용사가 비상장기업에 직접 대출하거나 대출을 재구성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장점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고 단점은 유동성이 낮아 즉시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유동성(semi-liquid): 투자자가 제한적인 주기(분기·반기 등)에만 환매를 신청할 수 있거나 환매 한도가 설정되는 등 완전한 즉시 현금화가 불가능한 구조를 뜻한다. 이는 유동성-수익률 트레이드오프의 한 형태다.

게이팅(gating): 펀드 운용사가 환매요청이 몰릴 때 일정 기간 환매를 제한하거나 중단하는 조치다. 이는 펀드의 존속성과 재무 건전성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 회수 지연 리스크로 작용한다.


향후 시장·가격 영향 분석

이번 사건은 단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사모 크레딧을 운용하는 대체자산 운용사의 주가 변동성 확대다. 이미 블랙스톤·블루아울·KKR·Ares·Carlyle 등의 주가가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해당 섹터의 유동성 리스크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펀드 구조 변화에 따른 수익률 압박이다. 무디스가 지적한 것처럼 소매 고객 비중이 커질수록 펀드는 더 많은 고유동성·저수익 자산을 비중 있게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사모 크레딧의 전체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 투자자 행동의 변화다. 단기 유출이 이어질 경우 일부 운용사는 환매 한도 상향, 보수 구조 조정, 혹은 소매형 상품의 판매 중단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규제당국 및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소매에 대한 적절한 적합성(suitability) 기준과 정보공시에 대한 요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신용스프레드(기업대출·고수익채권과 무위험자산 간의 금리차)에는 상방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 유동성 프리미엄이 커지고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되면 신용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기업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사모 크레딧의 제도화·상품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는 소매시장 확대 시점과 방식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즉, 고액자산가 중심의 단계적 확장, 유동성 버퍼 마련, 투명한 리스크 공시 등이 향후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종합

이번 블랙스톤의 환매 수용 사례는 사모 신용시장이 성숙 단계에서 맞닥뜨린 구조적 도전과제—높은 수익률과 낮은 유동성의 본질적 트레이드오프—를 재조명했다. 업계 관계자와 신용평가사는 소매 투자자의 유입이 지속될 경우 펀드 구조와 자산 배분 전략의 재설계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투자자는 해당 상품의 유동성 제한기대수익-리스크 구조를 명확히 이해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주요 인용·사실 정리: 블랙스톤 BCRED 규모 약 820억 달러, 환매 요청 비율 7.9%(~38억 달러), 블랙스톤 AUM 1.27조 달러, BCRED 누적 수익률 9.8%. Blue Owl은 Blue Owl Capital Corporation II의 분기 유동성 지급 중단을 발표. 무디스의 Marc Pinto, Reach Capital의 William Barrett, Man Group의 Andrew Weymann·Zeshan Ashfaque 등 업계 전문가 의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