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투자자들, 미 국방부와의 AI 안전성 분쟁 완화 위해 중재 나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연구회사 앤트로픽(Anthropic)의 일부 투자자들이 회사와 미 국방부 간의 갈등이 사업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2026년 3월 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최근 수일간 아마존(Amazon)의 CEO 앤디 재시(Andy Jassy)를 포함한 주요 투자자 및 파트너들과 이번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벤처캐피털사인 라이트스피드(Lightspeed)아이코닉(Iconiq) 등도 앤트로픽 경영진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내 인사들과도 접촉을 시도하며 긴장 완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들의 논의 초점은 국방부(DoD) 관련 모든 계약업체에서 앤트로픽의 AI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피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한 관계자는 앤트로픽과 국방부가 일부 대화(ongoing talks)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로이터는 그 대화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에 정부의 AI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대체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

앤트로픽과 미 국방부(트럼프 행정부가 명명한 Department of War)는 수개월간 자사 기술을 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대립해 왔다. 이 충돌은 AI 기업들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 얼마나 많은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사건의 상징성을 띠고 있다. 해당 기술은 교육, 공공서비스 등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는 AI 기업들에게 ‘모든 합법적 사용(all-lawful use)’ 조항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반면 앤트로픽은 자사 클로드(Claude) AI가 자율무기나 대규모 미국 내 감시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는 자체적 금지(line)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앤트로픽은 동료 AI 기업들 중 최초로 아마존을 통한 클라우드 공급 계약으로 기밀정보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오픈AI는 금요일 국방부와 자체 기밀 협약에 도달했다고 밝히며 앤트로픽이 부서에 위협이 된다고 낙인찍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금 조달과 매출 리스크

투자자들과의 협의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이 스타트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국방부와의 해법을 모색하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몇몇 투자자들은 아모데이 CEO가 국방부 관리들과의 관계를 구축하기보다는 적대감을 조성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것은 자존심(ego)과 외교(diplomacy)의 문제이다”

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아모데이의 태도가 회사 내부의 핵심 직원들과 그의 입장 때문에 앤트로픽에 몰려든 소비자들을 소외시킬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아모데이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나, 그는 공개적으로 앤트로픽이

“양심에 따라 그들의 요구에 굴복할 수 없다(in good conscience accede to their request)”

고 밝혔으며, 화요일 밤 투자자들에게는 “국방부(DoW)와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국방부 대화에 개입하는 목적은 미 정부가 ‘공급망 위험(supply-chain risk)’으로 앤트로픽을 지정하는 것을 피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 지정이 내려질 경우, 관보에 따라 모든 정부 계약자는 사업의 어떤 부분에서도 앤트로픽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스타트업의 빠르게 성장하던 기업 고객 대상 매출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클로드(chatbot Claude)와 코딩 보조 툴인 Claude Code에 대한 수요는 급증한 상태다. 클로드는 월요일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오픈AI의 챗GPT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국방장관 피트 헤그섯(Pete Hegseth)는 이런 위험 지정(supply-chain risk designation)이 내려질 경우 모든 정부 계약업체가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헤그섯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그는 방위 계약 이외의 사용을 차단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의 주장에 대한 논평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앤트로픽 측은 금요일 어떤 공급망 위험 지정을 받더라도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분쟁이 행정부의 표적을 피하려는 잠재 고객들을 위축시켜 계약성과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스타트업에게 매우 민감한 시점에 제기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기업 매출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왔으며, 회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기업 고객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향후 주식 발행의 성공 여부, 특히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공개(IPO)의 성과는 계속해서 매출을 확대하는 데 달려 있다. 현재 앤트로픽은 직원들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매도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 중이며, IPO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결정이 없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앤트로픽의 연간 환산 매출(run rate)이 현재 데이터 기준으로 약 $19 billion(약 190억 달러) 수준이라고 전했으며, 이는 불과 몇 주 전의 $14 billion에서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중재 시도는 몇몇 미 정부 기관이 앤트로픽 기술의 사용을 중단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요일 지시에 따라 향후 6개월 내에 앤트로픽을 배제하라는 명령을 따르기 위해 경쟁사인 오픈AI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어 설명

공급망 위험(supply-chain risk) 지정: 미 정부가 특정 공급업체를 국가 안보 또는 운영상의 위험 요인으로 규정할 경우, 정부와 계약을 맺은 모든 업체가 해당 공급업체의 제품·서비스 사용을 제한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행정적 조치다. 이 지정은 기업의 대정부 매출과 파트너십에 즉각적이고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연간 환산 매출(run rate): 현재의 매출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1년 동안의 예상 매출을 단순화해 환산한 수치다. 계절적 요인이나 급격한 시장 변화는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사태의 향후 전망 및 경제적 영향 분석

전문가들과 시장 관측통들은 이번 갈등이 해법 없이 장기화되면 단기적으로 앤트로픽의 기업 고객 확보와 매출 성장에 실질적 제약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정부 관련 계약을 맺고 있는 방위·공공 부문 파트너사들은 규제·정책 리스크를 민감하게 반영하므로, 공급망 위험 지정 가능성만으로도 계약 연장·신규 수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미 개입하여 리스크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기업공개(IPO)의 경우 시장 신뢰 회복이 관건이다. IPO 시장은 투자자의 신뢰와 성장 전망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는 과정인 만큼,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보수적으로 다시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 전반에는 두 가지 구조적 영향이 예상된다. 첫째, AI 기업들은 방위·공공 부문과 협력 시 법적·윤리적 조건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잠재적 규제 충돌을 줄이기 위한 ‘컨플릭트 매핑(conflict mapping)’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기업 고객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화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기업 고객 위주의 매출 포트폴리오가 중요해질 수 있다.

마무리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업 대 정부의 계약 분쟁을 넘어, AI 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이 그 기술의 사용 범위와 통제권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의 중재 시도와 법적 대응 준비, 그리고 기업 고객들의 계약 재검토 움직임이 앞으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