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확산에 신용시장 압력 강화…유럽 정크채 금리 상승·은행주 급락

유럽 신용시장 지표들이 악화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 정크(하이일드) 기업 신용 위험을 반영하는 지표의 수익률이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확산됐다.

2026년 3월 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중전이 레바논으로까지 확대되었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습에 대응했으며 테헤란(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이스라엘, 걸프 국가들, 그리고 멀리 떨어진 키프로스의 영국 공군기지에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군사적 긴장 고조가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촉발하며 신용스프레드 확대주식·암호화폐 등 위험자산 매도로 이어졌다.

중요 지표들의 변동으로는 iTRAXX Europe Crossover 지수가 약 11bp(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해 약 270bps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해당 지수는 하이일드(정크) 기업 채권 바스켓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보험 비용을 포착하는 지표다. 이와 유사한 투자등급(인베스트먼트그레이드) 신용 지표인 iTRAXX Europe Main은 약 1.5bp 상승해 약 57bps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10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또한, ICE BofA 미국 기업(IG) 지수는 금주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118bps에 거래되어 11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고, 이는 최근 한때 기록한 4년 최저치인 100bps에서 상승한 수치라고 ICE 자료는 전했다. ICE 미국 하이일드 지수는 금요일 종가에 312bps를 기록해 역시 11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시장 불안은 금융권 주가에 즉각 반영되었다. 유럽 주요 은행주인 HSBC, Banco Santander, Deutsche Bank의 주가는 각각 약 4~5% 하락했다. 여행·레저 섹터도 전반적인 하락을 주도했다.

신용 불안을 촉발한 요인들로는 최근 영국의 틈새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융 회사의 파산 사례가 투자자 우려를 증폭시켰다는 점이 꼽힌다. 해당 사건은 인공지능 열풍과 관련된 기업 차입 확대, 대출 관행 및 신용 수준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특히 이러한 차입의 상당 부분이 사모(프라이빗) 크레딧을 통해 이뤄졌는데, 사모 크레딧은 공공시장의 채권보다 투명성과 유동성이 낮아 충격 발생시 경색될 가능성이 더 크다.

“지금은 석유가격, 통화 및 주가 변동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신용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예컨대 스프레드가 극히 얇았던 경우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정량화하기 어려운 위험은 바로 사모 시장과 은행들의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익스포저이다”라고 Saltmarsh Economic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오웬(David Owen)은 지적했다.

또한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회장은 지난해 말 월가의 다조(多條) 신용 구조에서 더 많은 ‘cockroaches(바퀴벌레)’가 튀어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이번 시장 충격은 그러한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단기 미 국채 수익률의 상승도 관찰되었는데, 이는 석유가격 급등 가능성과 글로벌 물가 급등 우려가 결합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를 조정한 영향이다. JP모건의 하이일드·레버리지론·부실채권 담당인 넬슨 얀첸(Nelson Jantzen)은 메모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글로벌 석유·가스 공급의 지역적 집중과 분쟁의 성격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는 극한 리스크(tail risks)를 높인다”

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iTRAXX 지수는 유럽 기업의 신용위험을 표준화해 측정하는 신용부도스왑(CDS) 기반 지표다. iTRAXX Europe Crossover는 하이일드 등급(투자등급 미만) 기업을, iTRAXX Europe Main은 투자등급 기업을 대표한다. ICE BofA 지수는 ICE가 산출하는 미국 기업 신용스프레드 지수이며, 시장의 신용위험 프리미엄을 보여준다.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bp)는 금리·스프레드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사모(프라이빗) 크레딧은 은행이나 공공 채권시장 대신 비상장 대출이나 사모펀드를 통해 공급되는 대출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시와 유동성이 부족해 위기 시 빠르게 자금이 말릴 위험이 있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이번 신용스프레드 확대와 은행주 급락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 기업의 차입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특히 레버리지가 높은 기업과 사모대출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키운다. 은행들은 보통 기업대출과 사모펀드에 대한 익스포저를 통해 위험에 노출되므로 은행 자본비용 상승과 주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영향을 추정할 수 있다. 첫째, 석유 및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경로에 불확실성을 추가할 수 있다. 둘째, 사모 크레딧 시장의 유동성 경색은 공모시장으로 위험 회피를 촉발해 공채(공공 채권시장)로의 수요 쏠림을 유발할 수 있다. 셋째, 기업의 차입비용 상승은 자본지출 축소와 고용 둔화를 통해 실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으로 달러 및 단기 미 국채 수익률의 강세와 함께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보편적이다. 신용 리스크가 확대되는 구간에서는 신용평가가 양호한 투자등급 채권, 단기 국채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규제·정책 당국은 금융시장의 전염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의 상호연계성, 사모 크레딧의 포지셔닝, 그리고 단기 유동성 상태 등을 점검해 필요 시 비상대응 방안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결론

2026년 3월 초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금융시장에 즉각적이고도 가시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iTRAXX Europe Crossover의 상승과 주요 은행주의 급락은 신용시장의 민감성을 드러낸다. 사모 크레딧과 은행 대출책임의 상호작용은 당분간 시장 불안 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며, 향후 국제유가 동향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진전이 시장의 추가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