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원유와 휘발유 선물가격이 금요일(현지시간) 크게 올랐다. 2026년 4월물 WTI(기호: CLJ26)는 전일 대비 +1.81달러(+2.78%) 상승 마감했고, 4월 RBOB 휘발유 선물(RBJ26)은 +0.0318달러(+1.41%) 상승 마감했다. 이로써 원유 가격은 7개월 최고치, 휘발유는 8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2월 28일, Barchart(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외교적 대화가 교착 상태에 있다는 인식과 중동 지역으로의 미국 군병력 대규모 배치가 원유시장의 긴장감을 고조시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금요일 달러화 약세 또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금요일 원유 급등의 촉매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협상에 대해 부정적 어조를 보이며 “They cannot have nuclear weapons, and we’re not thrilled with the way they’re negotiating.“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미 협상단인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와 데이비드 윗코프(David Witkoff)는 제네바 회담에서 이란 측의 반응에 실망한 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맞물려 이란 국영매체는 농축우라늄(enriched uranium)을 자국 밖으로 반출하지 않겠다고 보도해 핵 합의를 둘러싼 쟁점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핵 협상은 다음 주 비엔나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미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제한적 군사 공격도 검토 중이라고 전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활동에 관한 합의 시한을 3월 1일~6일로 제시하고 불이행 시 군사행동을 위협했다. Axios는 미 군사작전이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수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작전 기간과 범위가 지난달 베네수엘라에서의 미 작전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수주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상 운항과 에너지 공급 리스크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미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는 미국 국적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관할 해역을 최대한 회피하라는 해상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란은 OPEC(석유수출국기구) 내에서 4번째 규모의 원유 생산국으로, 생산량은 약 330만 배럴/일(bpd) 수준이다. 만약 미국의 군사행동으로 이란 생산이 차질을 빚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시장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측 요인과 국제 기구의 전망
한편 OPEC+는 일요일 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일부 대표들은 2026년 4월에 일일 137,000배럴의 증산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2025년 12월에 +137,000배럴 증산을 발표한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한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배럴/일의 감산을 복원하려는 과정에서 아직 120만 배럴/일의 복원 여지가 남아 있다. OPEC의 2026년 1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230,000배럴/일 하락해 2883만 배럴/일로 5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또 다른 공급 요인으로는 해상에 정체된 원유 증가가 지적된다. 에너지 데이터업체 Vortexa는 현재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약 2억9000만 배럴이 선박의 부유저장(floating storage)에 있다고 집계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다만 Vortexa는 2월 20일로 끝나는 주에 최소 7일 이상 정체된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주간 기준으로 -8.1% 감소해 84.73백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 증가도 글로벌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의 2026년 1월 원유수출이 80만 배럴/일로 12월의 49.8만 배럴/일에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월 10일 발표에서 2026년 미 원유 생산 전망을 기존 13.59백만 배럴/일에서 13.60백만 배럴/일로 소폭 상향했다. 또한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은 기존 95.37(쿼드릴리언 Btu)에서 96.00 쿼드릴리언 Btu로 상향 조정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세계 원유 과잉분(글로벌 서플러스) 전망치를 지난달의 381.5만 배럴/일에서 370만 배럴/일로 하향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영향
지난 수요일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 중재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회담은 조기 종료됐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 끌어간다고 비판했으며, 러시아는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고 러시아의 영토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한 장기적 합의가 어렵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 가능성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장기화시켜 원유 공급을 억제하는 요인이 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은 지난 6개월 동안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 및 수출 역량을 축소시켰다. 또한 11월 말 이후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탱커가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아 러시아 원유 운송에 추가 제약을 야기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EU의 새로운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 기업, 인프라, 그리고 탱커에 대한 제약을 강화해 수출을 억제했다.
미국의 재고 및 생산 지표
미국 EIA의 보고에 따르면, 2026년 2월 20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2.5%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3.2% 높았으며, 중탄산유(distillates) 재고는 -5.3% 낮았다. 같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간 원유 생산은 2월 20일로 끝나는 주에 -0.2% 주간 감소해 13.702백만 배럴/일을 기록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의 사상 최고치 13.862백만 배럴/일에 근접한 수치다.
시추활동을 반영하는 Baker Hughes의 리그 카운트는 2월 27일로 끝나는 주에 미국의 활동 중인 유정(오일리그)이 409기로 전주 대비 -2기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4.25년 만의 저점인 406기(2025년 12월 19일 주)에 근접한 수치이며, 2022년 12월의 5.5년 최고치인 627기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용어 설명
바럴/일(bpd)은 원유의 일일 생산·수송 단위로, 1바럴은 약 159리터에 해당한다. RBOB는 휘발유 교환거래에서 사용되는 규격화된 가솔린 선물상품을 뜻하며, 정유·유통업체의 휘발유 가격 벤치마크로 이용된다. 부유저장(floating storage)은 원유를 항구가 아닌 해상 탱커에 장기간 저장하는 방식으로, 제재·운송 병목·수요부진 등으로 개입될 때 나타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해로로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선행해 가격이 추가 상승
중기적으로는 미국의 생산 증가(2026년 전망치 13.60백만 배럴/일)와 베네수엘라 수출 확대가 글로벌 공급을 보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글로벌 재고 수준과 정제능력,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은 향후 수개월간 가격 변동성의 중요한 결정요인이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원유 및 휘발유 가격의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 물가 및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단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 측면에서는 정제마진과 석유 관련 수익이 개선될 수 있으나, 반대로 연료비 부담으로 제조·운송 비용이 증가해 일부 업종의 수익성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OPEC+ 회의 결과, 비엔나에서의 핵협상 재개 진전상황, 미국의 군사적 조치 발표 여부, 그리고 EIA·IEA의 추가 재고·수급 보고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헤지 전략과 유연한 거래전술이 요구된다.
요약: 미·이란 외교·군사적 긴장 고조,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OPEC+의 증산 기대 및 해상 부유저장 증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우크라이나의 공격, 미국의 재고·생산 지표 및 Baker Hughes의 리그 카운트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해 2월 27일(주간 기준) 이후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