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소송이 제기되었다.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바클레이즈(Barclays), 시내신탁 기반의 Fifth Third 은행이 파산한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리컬러(Tricolor)가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매수한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투자자들은 이들 은행이 해당 증권을 사기성으로 유통·판매하면서도 “거대한 적신호(giant red flags)”를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6년 2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맨해튼 연방법원에 목요일 밤 제출된 소장에 의해 제기되었다. 소송 원고들은 2022년 4월부터 2025년 6월까지 판매된 트리컬러 자산유동화증권 중 2억 3천만 달러(> $230 million)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피고 은행들이 트리컬러의 자동차 대출을 자금조달하고 유동화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사기적 행위를 조장하고 지속시켰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은행들이 트리컬러의 채권이 투자 가치가 있다고 반복적으로 보증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2022년과 2024년에 진행된 트리컬러 감사에서 대출 채권이 부정확하게 보고되었고 현금흐름이 잘못된 계좌로 송금되거나 아예 허위로 작성된 사례가 빈번히 발견되었다는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소송 문서에는 일부 증권이 현재 달러당 10센트 미만에 거래되는 사례가 언급되며, 원고들의 손실이 수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대형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웨어하우스 대출(warehouse lines)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거나 트리컬러 관련 수수료와 수익을 포기하기보다는, 피고들은 배운 사실을 숨기고 눈을 감았다”
JP모건, 바클레이즈, 그리고 신시내티 소재의 Fifth Third는 이 사안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 중에는 자산운용사인 자누스 헨더슨(Janus Henderson), 엘링턴 캐피탈 매니지먼트(Ellington Capital Management), 원 윌리엄 스트리트 캐피탈 매니지먼트(One William Street Capital Management) 등 펀드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건 경위와 관련 인물
트리컬러는 주로 미국 남서부의 저소득 히스패닉(Hispanic)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자동차 대출을 제공해 왔다. 회사는 지난 9월 10일(연도 표기는 보도 시점 기준) 미국 파산법 제7장(Chapter 7)에 따라 청산을 신청했다. 이 파산 신청은 자동차 부문에서 또 다른 대형 기업인 부품공급업체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가 채권자 보호를 위해 Chapter 11 신청을 한 시점보다 18일 앞서 있었다.
2025년 12월에는 트리컬러의 최고경영자(CEO) 대니얼 추(Daniel Chu)와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데이비드 굿게임(David Goodgame)이 맨해튼에서 검찰에 의해 기소되었다. 혐의는 채권자와 대출기관을 조직적으로 사기친 혐의로, 대출 데이터 위조와 담보의 이중 담보 설정(double-pledging) 등이 포함되었다. 두 피고인은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은행들의 손실과 최고경영자 발언
JP모건과 바클레이즈, 그리고 Fifth Third는 트리컬러 관련해 9자리의 손실(즉 수억 달러 규모)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이번 노출에 대해 “not our finest moment”이라고 표현해 내부적으로도 사건의 중대성을 인정한 바 있다.
용어 설명: 자산유동화(ABS), 웨어하우스 라인, 사모 채권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용어를 간단히 설명한다. 자산유동화증권(Asset-Backed Securities, ABS)는 대출 채권(예: 자동차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이를 묶어 증권화한 금융상품이다. 이 상품은 대출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웨어하우스 라인(warehouse lines)은 금융기관이 대출 원천을 제공하는 기업에 단기 자금을 공급하는 신용 라인으로, 금융기관이 대출을 일시적으로 보유한 뒤 이를 유동화증권으로 재구성해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사용된다. 사모(Private) 크레딧은 공적 규제를 덜 받는 기관이나 펀드가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뜻하며, 이번 사건은 사모 크레딧의 규제·감독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영향 분석: 시장·규제·은행 실적 측면
이번 소송과 트리컬러 사태는 몇 가지 실무적·시장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사모 크레딧과 유동화시장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 트리컬러와 같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기업의 재무정보가 부정확할 경우, 이를 매개로 한 유동화상품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으며, 이는 유사한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 회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둘째, 대형 은행들의 신용공급 및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다. 은행이 보유한 웨어하우스 라인과 유동화 관련 수익은 상당한 금액이나, 한편으로는 여기에 따른 법적·평판 리스크도 존재한다. 소송이 확산되고 손실 규모가 확대되면 은행의 당기순이익 및 자본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3개 은행 모두 9자리 손실을 공시한 점은 향후 분기 실적과 투자자 신뢰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셋째, 규제 및 감사 관행의 강화 가능성이다. 감사에서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관련해, 감독 당국과 투자자들의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이는 향후 사모금융과 자산유동화 구조에 대한 규제·보고 의무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넷째, 자동차 금융업계 및 공급망 관련 기업의 신용환경 변화다. 트리컬러와 같은 하위 신용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기관의 부실은 해당 고객들이 이용하는 자동차 소매 및 부품업체에 대한 신용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이는 관련 업계의 유동성·수요 측면에서 연쇄적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
법적 쟁점과 향후 전망
원고 측은 은행들이 트리컬러의 내부적 결함과 감사 결과를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하거나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법적 쟁점은 주로 표시·광고의 진실성, 적절한 실사(due diligence)의 수행 여부, 그리고 은행이 제공한 금융상품의 투자 적합성 등에 집중될 것이며, 이는 증권법과 사기 관련 민사소송 규정에 따른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문서와 증언은 트리컬러 내부의 회계·운영 문제뿐 아니라, 대형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인지·처리했는지를 드러낼 수 있다. 이는 금융기관의 내부통제·위험관리 관행에 대한 점검으로 이어져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요약 및 결론
이번 소송은 트리컬러의 파산과 관련한 손실을 둘러싼 책임소재를 가리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투자자들은 2억 3천만 달러 이상의 증권 손실을 주장하며, 은행들은 이미 수억 달러의 손실을 인지하고 있다. 재판 결과와 향후 규제 대응, 그리고 금융기관들의 내부통제 개선 여부는 사모 크레딧 시장과 자산유동화 시장의 신뢰 회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소송과 수사, 그리고 은행들의 추가 공시는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