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Block Inc.)(NYSE:SQ)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40%를 감축한다고 발표하면서 AI가 촉발하는 대규모 일자리 축소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2026년 2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결정은 블록의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Jack Dorsey)가 지칭한 ‘AI-네이티브(AI-native) 미래’를 수용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가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번 발표는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경고한 한 연구 보고서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화제를 모은 직후 나와 그 시의성이 주목된다.
일론적인 논쟁의 촉발점이 된 것은 Citrini Research가 공개한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가정적 관점으로 2028년 6월을 상정해 작성된 시나리오를 통해 AI 역량의 급격한 발전이 광범위한 화이트칼라(사무직) 일자리 대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는 잠정적으로 실업률 10.2%에 달하는 상황을 제시하며, 소비지출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노동자층에서의 일자리 손실이 사모(Private) 신용시장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인수 기준에까지 연쇄적 파급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 — 이 기사에서 다루는 핵심 용어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AI-네이티브는 조직 운영과 제품·서비스 설계가 처음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설계되는 상태를 뜻한다. 사모 신용시장(Private credit markets)은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대체금융업자가 제공하는 기업대출 시장을 의미하며, 이들 시장의 악화는 금융조건의 경색과 기업 재무구조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 모기지 인수기준은 금융사가 주택담보대출을 승인할 때 적용하는 신용평가·소득 판단 기준으로, 소비자 소득과 고용의 약화는 이 기준의 보수성 강화로 이어져 주택시장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그러나 Citrini의 분석에 대해선 즉각적인 반론도 나왔다. 워튼스쿨(Wharton) 교수 제레미 시걸(Jeremy Siegel)은 이 보고서를 일축하며 “such a prediction has no historical or economic basis”라고 비판했다. 시걸은 역사적으로 기술 변화는 생활수준의 큰 향상을 가져왔으며, 노동을 완전히 대체해 인간의 경제적 기초를 붕괴시킨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타델 시큐리티즈(Citadel Securities)의 매크로 전략가 프랭크 플라이트(Frank Flight)도 기술 변화의 파동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더라도 노동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수준의 기하급수적 성장은 역사적으로 관찰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고서에 반박했다. 백악관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해당 보고서를 “science fiction”으로 규정했다.
잭 도시는 목요일 발표에서 블록이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은 건전하며, 총이익(gross profit)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고객 수도 증가하고 있으며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는 또 회사가 만들고 활용하는 지능형 도구들(intelligence tools)과 더 작고 평평한 조직 구조가 결합해 회사를 구축·운영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를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인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지, 아니면 지금 행동할지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도시는 반복적인 감원은 사기·집중력·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즉시 조치를 취하는 쪽을 택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 변화가 빠르게 가속화되는 것을 보고 있다. 선택지는 점진적 축소 또는 지금의 단행이다. 반복적 구조조정은 조직 전반의 사기와 신뢰를 해친다.” — 잭 도시
한편, 번스타인(Bernstein)과 소시엥( SocGen) 그룹의 애널리스트 하르시타 라와트(Harshita Rawat)는 회사의 발표가 “실업 측면에서 AI가 할 수 있는 최악과, 대규모 생산성 향상의 최선이라는 양면을 부각했다”고 평가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블록의 주가는 발표 다음 날인 금요일에 20% 상승했다.
시장·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
이번 블록의 인력 구조조정은 단일 기업의 인사 결정이 아니라 기술 전환이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해석된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해당 기업의 비용 구조 개선과 생산성 지표의 개선이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블록은 발표 직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인건비 감소에 따른 이익률 개선을 단기 수치로 환산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기 및 장기적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채널을 통해 경제 전반에 파급이 예상된다. 첫째,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대체가 소비자 지출을 이끄는 계층에 집중될 경우 소비 둔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기업 매출과 이익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경기 민감 업종의 실적 악화를 촉발할 수 있다. 둘째, 소비 및 소득의 구조적 약화는 신용시장, 특히 사모 신용시장과 가계 부채 비중이 높은 섹터에서 신용경색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보수화와 함께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주택담보대출 인수기준의 강화는 주택 수요를 추가로 위축시키며 주택가격의 조정 가능성을 높인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대응도 중요하다. 만약 AI 전환이 노동시장 구조에 중대한 충격을 준다면 중앙은행은 물가와 고용의 교차점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수 있으나, 소비 축소에 따른 경기 둔화는 경기부양책을 요구할 수 있다. 재정당국은 사회안전망 강화, 실직자 재교육·재취업 프로그램 확대, 노동시장 전환 비용 완화를 위한 정책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와 기업의 점검 포인트
투자자 관점에서는 기업의 총이익, 인건비 비중, 인공지능 도구 도입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추정치, 그리고 고객 기반 성장률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금융권과 신용투자자들은 사모 신용 스프레드, 소비자 신용 연체율, 모기지 연체율과 같은 신호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리스크 누적을 조기 포착할 필요가 있다. 기업 경영진은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동시에 조직문화·인재 유지 전략,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을 병행해야 레퓨테이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결론
블록의 40% 감원 결정은 AI가 노동시장과 기업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재조명하게 만든 계기다. Citrini Research의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를 신뢰할 수 없다고 보는 전문가의 반응과는 별개로, 기업의 구체적 행동은 현실적인 변화를 즉각적으로 드러냈다. 향후 관건은 기술 도입이 가져올 생산성 개선이 사회적 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정책·기업이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달려 있다. 시장은 이미 일부 기업의 비용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반영했지만, 금융·부동산·소비 부문에서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리스크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