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드루즈바 송유관, 공격 이전 우크라·러시아산 원유 동시 수송 확인

드루즈바(Druzhba) 송유관은 한 달 전 러시아의 공격으로 손상되기 전 러시아산 원유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산 원유도 수출해 왔다고 업계 관계자 3명이 밝혔다. 해당 공격 이후 송유관을 통한 공급은 중단됐다.

2026년 2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부터 러시아가 주로 운영하는 이 송유관을 통한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로의 원유 송달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서부 우크라이나의 펌프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중단 사유라고 주장했고, 이로 인해 유럽연합(EU) 내에서 논쟁이 촉발되었으며 헝가리는 대러 추가 제재를 가로막는 등 정치적 긴장으로 이어졌다.

이번 보도에서 확인된 사실은 드루즈바 송유관이 EU 회원국인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우크라이나산 원유를 수출하는 데 사용돼 왔다는 점이다. 이는 이전에 공개된 바 없는 내용으로, 송유관 중단은 우크라이나에 수출 수입원과 재정 조달에 큰 타격을 준다. 업계 소식통들은 중단이 지속될 경우 키이우가 자국의 원유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즉시 논평을 내지 않았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원유 정제 및 수출 관련 모든 정보를 기밀로 분류해 왔다.

우크라이나의 원유 생산 현황

우크라이나는 2021년에 약 170만 톤의 원유를 생산했다. 또한 상당한 양의 원유를 수입해 연간 처리능력 1,900만 메트릭톤의 크레멘추크(Kremenchuk) 정유공장과 여러 소규모 정유시설에서 정제해 왔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초기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을 표적화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5년 중반 우크라이나의 마지막 정제 능력이 사실상 파괴되면서 트레이더들이 연료 수입을 크게 늘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우크라이나 자체 원유 생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의 딜레마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국내 정제 능력이 없어지자 우크라이나는 원유를 수출할 수밖에 없었고, Druzhba가 유일한 수출경로였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구간의 송유관 네트워크는 국유재산기금(State Property Fund)이 소유하고 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의 현재 원유 생산량을 단독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2024년 우크라이나 최대 석유회사인 우크르나프타(Ukrnafta)가 140만 톤을 생산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2023년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송유 실적·투입량

복수의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이 있기 전 월간 약 4만 메트릭톤의 원유를 Druzhba 송유관에 주입해 왔다. 두 번째 소식통은 공격 전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가 서부의 브로디(Brody) 지점에서 파이프라인으로 원유를 주입해 유럽으로 수송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소식통들도 수출이 있었음을 확인했으나 구체적 물량 추정치는 밝히지 않았다. 이들 세 소식통은 본 사안의 민감성으로 익명 요청을 했다.

송유관으로 운송된 원유는 헝가리 다국적 석유기업 MOL의 정유공장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MOL은 로이터의 우크라이나산 원유 수령 여부 및 물량 관련 질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정부 역시 금요일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정치적 파장

다른 EU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사용을 중단한 반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산 원유 의존을 유지해 왔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가 송유관 중단을 일부러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4월 치러질 자국 선거에 개입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헝가리는 키이우가 기대하던 900억 유로 규모의 EU 대출을 미루었고, 추가 대러 제재도 가로막았다.

드루즈바 송유관의 역사와 현재 위상

드루즈바는 소비에트 시대인 1960년대 건설된 남부 지선이 중앙유럽으로 원유를 운송하던 주요 경로로, 이름은 러시아어로 ‘우정(Friendship)’을 뜻한다. 전통적으로 중앙유럽으로 운송되는 대부분의 원유는 러시아산이었다.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가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의 흐름을 중단함으로써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송유관 중 하나로 일일 수송 능력이 200만 배럴 이상에 달하는 드루즈바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과 이후의 유럽 제재로 중요도가 감소했다. 키이우 기반의 석유 컨설팅업체 ExPro에 따르면 2025년 남부 지선을 통한 수송량은 10년래 최저치인 970만 톤에 그쳤다. ExPro는 2025년 슬로바키아가 490만 톤, 헝가리가 435만 톤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체코는 2025년 4월에 러시아산 원유 사용을 중단했다.

송유관의 북부 경로는 본래 폴란드의 주 공급선이었으나 현재는 독일로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소량씩 수송하는 데만 일부 용량이 사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드루즈바를 통해 카스피해 산유를 유럽에 공급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2002년에는 흑해의 원유 터미널을 드루즈바와 연결하는 오데사-브로디(Odesa-Brody) 송유관을 완공했으나 이후 실질적인 운송 실적은 크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젤렌스키는 전쟁 중 이 구간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EU의 대응과 향후 일정

브뤼셀은 드루즈바 사안과 관련해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대출 협약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EU는 4월 15일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적 제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슬로바키아는 드루즈바 송유관의 중단 사실을 2월 13일 발표했으나 이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지난달 이미 중단된 뒤의 발표였다.


전문적 설명: 주요 용어 해설

Druzhba(드루즈바): 러시아어로 ‘우정’을 뜻하며 1960년대 건설된 대규모 송유관망으로, 기원은 구소련 시기다. 남부 지선은 중앙유럽(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 등)으로 원유를 공급했다.

오데사-브로디 파이프라인: 흑해 연안의 오데사 항과 드루즈바의 브로디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으로 2002년에 완공됐다. 원래 카스피해 유전의 유럽 수송을 염두에 둔 인프라지만 가동 수준은 제한적이었다.

메트릭톤 및 배럴 환산: 원유의 질량 단위인 메트릭톤(톤)을 부피 단위인 배럴로 환산할 때는 원유의 밀도(API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략 1메트릭톤 ≒ 7.3~7.5 배럴로 계산한다1. 예컨대 보도된 월간 4만 메트릭톤은 약 29만~30만 배럴, 일별 환산으로는 약 9,700~10,000 배럴 수준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추산된다. 이는 전 세계 일일 소비량과 비교하면 제한적인 규모이지만 지역적 영향은 적지 않다.


경제·시장 영향 분석

이번 송유관 중단은 우크라이나의 수출 수입원 상실이라는 직접적 충격을 초래한다. 수출로 확보하던 외화 수익이 줄어들면 우크라이나의 재정적자 보전과 군사·사회 비용 조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소식통들이 경고한 대로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원유생산의 경제성이 떨어져 일부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측면에서는 러시아산 공급 차질로 대체 공급원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며, 정유공장 가동률과 정제마진이 변동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연료 제품의 지역 가격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농업·운송 부문에서 비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원유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드루즈바를 통한 우크라이나산·러시아산 누적 물량은 세계 일일 수요(수천만 배럴)에 비하면 소규모여서 국제 유가를 결정적·장기적으로 밀어 올리기는 어렵다. 대신 지역적 정제마진, 공급망 재편, 보험료 상승, 에너지 안보 리스크 프리미엄 등 간접적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정책적 관점에서는 EU의 추가 제재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영구적 금지 조치(계획된 4월 15일 법안 제출)가 현실화되면 장기적 공급선 다변화, 재고 축적, 대체 수송로 확보 등에 비용이 추가 발생할 전망이다. 헝가리의 정치적 행보(대출 보류·제재 저지)와 EU의 집행 계획 간 충돌은 향후 에너지·재정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론적 요약

이번 보도로 드러난 핵심은 드루즈바 송유관이 러시아산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산 원유의 유럽 수출 통로로도 이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송유관의 손상과 그에 따른 중단은 우크라이나의 재정 및 에너지 산업, 그리고 헝가리·슬로바키아의 정제·연료시장에 즉각적이고 지역적인 충격을 준다. 국제적 차원에서는 글로벌 유가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공급망 재편과 정치적 갈등 심화라는 중대한 파장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