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이 기존 기술 섹터 대기업들이 보유한 독점적 힘(monopoly power)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BCA리서치의 전략가들이 경고했다. 이들은 AI가 전통적으로 대형 기술기업의 고수익을 가능하게 했던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 그리고 독자적(프로프라이어터리) 제품의 경쟁우위를 침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6년 2월 27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BCA리서치의 전략가인 피터 베레진(Peter Berezin)을 포함한 분석팀은 고객에게 보낸 노트에서 이러한 관점을 제시했다. 보도는 BCA리서치의 분석을 요약하면서 AI가 기술 기업의 사업 모델과 수익 구조에 미칠 영향을 조명했다.
핵심 논점은 두 가지 방향에서 기업의 수익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 AI를 구동하기 위한 인프라와 기술 개발에 대한 가변비용(variable costs)이 증가할 수 있다. 둘째, 범용(off-the-shelf) 소프트웨어에 대해 기업들이 부과할 수 있는 가격 결정력이 약화될 수 있다. 즉, AI 도입으로 인해 원가 측면의 부담은 커지면서 동시에 제품 가격이나 라이선스 수익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로 불리는 기업들—예컨대 아마존(Amazon)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같은 상장 대형 기업들—은 AI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BCA리서치가 인용한 추정치에 따르면 이들 하이퍼스케일러는 $6700억(2026년)을 AI 인프라에 지출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작년의 $4100억과 2024년의 $2400억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베레진은 이러한 투자 확대가 하이퍼스케일러들을 전통적인 ‘경량 자본(capital lite)’ 모델에서 벗어나 자본 집약적(capital heavy)인 구조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점이 최근 몇 년간 투자자 관심을 끌어온 ‘자본 효율성’이라는 장점을 약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는 사용자와 콘텐츠 사이에 에이전트적(agentic) 층을 형성함으로써 전통적인 허브-앤-스포크(hub-and-spoke) 모델을 전복시킬 잠재력이 있다.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 직접 접속해 새 소식을 찾기보다는 AI 에이전트에게 해당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베레진의 설명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주식들에 대한 압력은 이미 일부 나타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들이 기존의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Software-as-a-Service) 업체가 제공하는 전통적 도구 대신 AI가 강화된 코드 작성 도구나 자동화 솔루션을 선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어 설명:
•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와 컴퓨팅 파워를 보유해 대량의 데이터 처리와 AI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대형 기업(예: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을 지칭한다.
• 허브-앤-스포크 모델(hub-and-spoke)은 소셜미디어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플랫폼(허브)이 사용자(스포크)를 끌어들이고 콘텐츠와 상호작용을 중개하는 전통적 구조를 뜻한다.
• SaaS(Software-as-a-Service)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구독형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 오픈소스 툴킷은 누구나 접근하여 AI 모델을 구축·학습시킬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 도구군을 의미한다.
또한 BCA리서치는 오픈소스 툴킷의 확산이 특정 기업이 자사의 독점 기술로부터 얻는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이들 기업이 고수하던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할 능력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오픈소스 기반의 모델 학습·구축 도구가 보편화될수록 특정 기업의 프로프라이어터리(독점) 기술은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누가 이익을 얻는가? BCA는 AI 시대의 최대 수혜자는 토지, 천연자원 등 희소한 생산요소(scarce factors of production)를 소유한 쪽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데이터나 알고리즘을 제외한 현실세계의 물리적 자산이 재부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거시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BCA는 우려를 표했다. 기술주가 S&P 500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점과 미국 가계의 주식 자산 노출도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AI로 인한 기술주 하락과 투자지출 감소는 경미한 경기후퇴(mild recession)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분석팀은 경기후퇴보다는 섹터 간 순환(로테이션) 거래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BCA리서치의 2026년 권고 포지션은 다음과 같다.
• 빅테크(대형 기술주) 비중을 축소하고 장기 국채를 늘릴 것.
• S&P 500의 기술 거인들보다 평균적(average) 주식의 상대적 성과가 우수할 것으로 전망.
• 신흥시장이 글로벌 주식 대비 아웃퍼폼할 것.
• 금·은 등 금속을 매수할 것.
전문적 분석과 향후 영향 전망
첫째, 기업 이익률과 가격 결정권의 변화가 예상된다. AI와 오픈소스 도구의 보급은 소프트웨어 공급자의 마진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화된 코드 생성과 AI 기반 솔루션이 범용화되면 기존 라이선스 기반의 고마진 소프트웨어 모델은 가격 경쟁에 직면할 것이다. 기업들이 가격을 낮출 경우 단기적으로 소비자 후생은 증가할 수 있으나 공급 측의 투자 여력은 축소될 우려가 있다.
둘째, 자본 투자의 성격이 바뀔 수 있다. 대규모 AI 연산을 위해선 고성능 서버, 데이터센터, 전력 등 물리적 인프라 투자(고정자본)가 필요해지므로 일부 기업은 자본 지출 증가로 인해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재무구조와 투자자들의 평가모형(valuation)에 영향을 미쳐, 자본비용 상승 또는 주가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전략에서의 변화가 요구된다. 기술 섹터에 대한 과도한 집중은 리스크를 높일 수 있으며, BCA가 제시한 것처럼 국채, 귀금속, 신흥시장 등으로의 분산이 유효한 헤지(hedge)가 될 수 있다. 특히 금·은은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해 선호하는 안전자산·대체자산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정책적·규제적 시사점도 존재한다. 만약 AI가 시장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일부 기업의 시장 지배력 약화를 초래한다면 경쟁 정책·데이터 접근성·인프라 투자에 대한 공공정책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 투자 또는 규제 개선을 통해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확충을 지원하거나, 동시에 시장 경쟁을 감시하는 노력이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
종합하면, BCA리서치의 분석은 AI가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기존 빅테크의 경쟁우위를 구조적으로 약화시킬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는 기업 수익구조와 투자 패턴, 자산배분 전략, 그리고 거시경제에까지 파급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투자자들은 기술 섹터 내에서의 리스크 재평가와 함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고려해야 하며, 정책입안자들은 AI 확산이 초래할 수 있는 인프라·경쟁 정책의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