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IT(정보기술) 업종이 인공지능(AI) 충격파로 큰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달 Nifty IT 지수는 이달 들어 약 19.6% 하락해 월간 기준으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AI의 급속한 발전이 기존 소프트웨어·IT 서비스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2026년 2월 2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개최된 대규모 인도 AI 서밋에서 주요 기술기업들은 인도 대형 IT 서비스사들과의 협력을 발표했다. 인도 최대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IT 서비스 기업인 Tata Consultancy Services(TCS)는 OpenAI와 협력했고, Infosys는 ChatGPT 제작사와 경쟁하는 기업 Anthropic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같은 협력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심리는 호전되지 않았다. 이달 들어 Nifty IT 지수는 약 19.6% 하락했고, 일부 분석가는 이번 달 낙폭이 약 20%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Indian IT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서비스 시장의 구조적 전환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의 진단과 전망
리서치기관 가트너의 수석 프린시펄 애널리스트 Biswajit Maity는 전통적 IT 서비스 기업들(예: TCS, Infosys, Wipro, Accenture)이 기업의 AI 도입을 촉진하는 데 있어 핵심적 역할을 계속 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객 관계와 도메인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솔루션을 통합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Maity는 기업들이 관련 인재와 자체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지 않으면 마진 방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Tech Mahindra의 최고기술책임자 Sham Arora는 CNBC에 “우리는 AI가 사업 전반의 성장을 강화하고 광범위한 IT 생태계에 대한 다음 기회를 열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Nvidia의 CEO Jensen Huang은 시장이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위협을 과대평가했다고 진화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가격(프라이싱) 압박과 사업구조 변화
인도 IT 기업들은 전 세계 IT 서비스 브랜드 가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연간 기술 서비스 수출액이 미화 2,200억 달러 이상로 추정되며 글로벌 아웃소싱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사업 모델은 전통적으로 노동(arbitrage, 인건비 차이)을 통한 경쟁력에 의존해 왔고, Maity는 “AI의 진전으로 곧 기술(arbitrage)이 노동을 대체하는 경쟁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인도 IT 기업의 매출은 대부분 기업의 IT 통합과 디지털 전환 지원에서 발생하며, 순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aaS) 판매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맞춤형 통합이 중심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특성은 AI가 단기적으론 기회지만 장기적으론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태평양 금융자문사 Emmer Capital Partners의 CEO Manishi Raychaudhuri는 기업 고객들이 IT 회사들에 AI 에이전트(agent)를 자신의 서비스에 통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는 가격 인하 압력으로 이어지며 기업 가치 평가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분석
글로벌 중개회사 제프리스는 일요일 보고서에서 AI가 인도 대형 IT 기업들의 매니지드 서비스(Managed Services)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업부문은 선도 기업들의 매출에서 22%~45%를 차지하는데, 매니지드 서비스 축소는 실적의 순환성(cyclicality)을 높이고 인재 및 운영 모델 변화를 요구해 리스크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프리스는 이에 따라 인도 IT 기업들에 대한 목표주가를 최대 33%까지 인하하고 대형사 대부분을 보유(Hold) 또는 Underperform(시장수익률 하회)으로 하향 조정했다. 제프리스는 또한 단기 실적보다 장기 사업 전망에 주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 반응과 거시 지표
시장은 제프리스의 진단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달은 인도 IT 주식에 있어 거의 20년 만의 최악의 달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주요 지표로는 Nifty 50 지수는 올해 들어 약 3% 하락했으며, 10년 만기 인도 국채 수익률은 6.685%로 1bp(베이시스포인트) 상승했고, 루피는 달러당 90.87 수준에서 등락했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간단 해설)
SaaS(Software as a Service): 클라우드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사용자는 구독료를 내고 서비스에 접근한다. 반면 전통적 IT 서비스는 고객 환경에 맞춘 통합·구축·운영을 중심으로 한다.
매니지드 서비스(Managed Services): 기업의 일상적인 IT 운영(서버·네트워크·애플리케이션 관리 등)을 외부 업체가 맡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반면 AI로 일부 자동화되면 축소될 수 있다.
노동(arbitrage) vs 기술(arbitrage): 전통적으로 인도 IT 기업 경쟁력은 낮은 인건비를 활용하는 노동 차익에 있었다. AI·자동화가 보편화되면 인건비 우위 대신 기술·데이터·플랫폼 경쟁력이 핵심이 되는 기술 차익 시대로 전환될 전망이다.
에이전트형(Agentic) AI: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하거나 여러 툴을 결합해 복합작업을 자동화하는 AI를 뜻한다. 가트너는 기업의 채택 확대로 2025~2030년 기간에 관련 소프트웨어 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주가에 미칠 중장기 영향 분석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마진 압박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하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매니지드 서비스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AI 도입에 따른 자동화로 인한 가격 경쟁에 노출되어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인재 재교육(Reskilling), 자체 AI 플랫폼 구축, 산업별(헬스케어·금융·제조 등) 특화 솔루션 개발, 고객과의 공동혁신(Co-innovation) 등에 성공하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가능하다.
정리하면, 단기적 충격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고, 중장기 재편은 투자 규모(인력·R&D·인수합병)와 산업별 차별화 전략에 따라 기업별 성과가 크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프리스의 목표주가 인하와 가트너의 거대한 시장 전망(2030년 에이전트형 AI 소프트웨어 지출 미화 9,850억 달러, 2025~2030년 연평균성장률 62.7%)은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확대되는 전환기임을 시사한다.
향후 체크 포인트
투자자와 기업 모두 다음 사항을 주시해야 한다. 첫째, 각 IT 기업의 자체 AI 플랫폼·툴 보유 여부와 산업별 솔루션 경쟁력. 둘째, 인재 확보·재교육 계획 및 R&D 투자 규모. 셋째, 클라이언트(기업 고객)들이 서비스에 요구하는 AI 통합 수준과 이에 따른 가격 협상력 변화. 넷째, 규제·데이터 거버넌스 측면에서의 위험관리 능력이다.
CNBC의 “Inside India” 뉴스 쇼는 매주 인도 비즈니스와 시장에 관한 시의적절한 해설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GDP·산업생산 등 거시지표(예: 2026년 2월 27일~3월 2일 캐나다 총리 방문, 2월 27일 2025년 4분기 GDP 발표, 2월 28일 1월 산업생산지표 발표)도 IT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와 자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