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핵 협상 긴장에 국제유가 급등락…원유·휘발유 선물 모두 상승

현지 시각 2026년 2월 26일, 국제 원유 가격이 초반 하락에서 반등해 급등락(whipsaw) 양상을 나타냈다. 4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1.01달러(+1.54%) 상승했고, 4월물 RBOB(정제용 휘발유) 선물은 +0.0256달러(+1.14%) 올랐다. 이번 가격 변동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에서 긴장이 지속되는 조짐과, 미국의 군사적 옵션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섞인 결과다.

2026년 2월 2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이란은 제3차 핵 협상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 중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시한이 약 일주일가량 남아 있다.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동발(發) 공급 차질 우려가 재부각되며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초반 시세 하락의 원인은 협상 중재 역할을 하는 오만 외무장관의 발언이었다. 오만 외무장관은 협상에서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아이디어(creative and positive ideas)”가 교환됐다고 해석되어 위험 회피 심리가 일부 되돌아오면서 원유가가 일시적으로 1주일 만의 저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곧바로 반전농축 우라늄(enriched uranium)을 해외로 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핵 협상에서 농축 우라늄 보유량과 이동 문제는 핵심 쟁점으로, 미국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다른 나라로 이전하거나 희석(dilute)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견이 지속되자 시장은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며 다시 매수세가 유입됐다.

“미국은 제한적 군사타격을 고려 중이며, 협상 지속 기간은 10~15일이 최대치일 수 있다.”

지난주 금요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더불어, 미 국무부 및 언론 보도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Axios는 군사 작전이 실제로 실행될 경우 미·이스라엘 연합 작전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작전 기간이 수주에 걸쳐 더 광범위하게 전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교통부(DOT)는 최근 해상 주의보를 발령해 미국 국적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해역을 최대한 피하라고 권고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 원유 공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은 OPEC 집계 기준 일산 330만 배럴(3.3 million bpd)1 수준의 원유를 생산하는 주요 산유국이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이동하므로, 스트레이트(해협) 폐쇄 가능성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레바논 주재 미 대사관은 “수십 명의 직원(dozens of its staff members)”을 안전상 이유로 철수시켰다.


공급·수요 통계 및 기타 영향 요인

공급 측면에서는 몇 가지 상충되는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 전문업체 Vortexa는 현재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가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선박 상에 떠 있는 상태로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제재·봉쇄로 인한 유통 차질이 축적된 결과다. 다만 Vortexa는 선박에서 7일 이상 정체된 원유량은 최근 주(2월 20일 기준) -8.1% 주간 하락8,473만 배럴(84.73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공급 증가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회복이다. 로이터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2026년 1월 80만 배럴/일(800,000 bpd)로, 전월(12월)의 49.8만 배럴/일(498,000 bpd)에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증가는 글로벌 공급을 일부 완화하는 요인이다.

수요·공급 장기 전망에 대한 기관별 수정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전월의 13.59 million bpd에서 13.60 million bpd로 소폭 상향했고, 2026년 에너지 소비 전망은 95.37 → 96.00 quadrillion Btu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분 추정치를 이전의 3.815 million bpd에서 3.7 million bpd로 소폭 줄였다.

OPEC+는 2026년 1분기까지 증산을 일시 보류하기로 했으며,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bpd의 증산을 발표한 뒤 1분기에는 증산을 멈추기로 했다. OPEC+는 2024년 초 도입한 총 2.2 million bpd의 감산분을 복원하려는 중이나, 현재까지 1.2 million bpd는 아직 복원되지 않은 상태다. OPEC의 1월 원유 생산량은 -230,000 bpd 감소해 28.83 million bpd로 5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또 다른 공급 리스크로는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및 서방 제재가 있다. 지난 6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깃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수출 역량을 제한해 왔다. 발트해에서만 6척 이상의 유조선이 공격받는 등 원유 수송 안전성도 저하된 상태다. 여기에 미국·EU의 추가 제재가 더해지면서 러시아발 공급 제약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재고와 생산 지표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자료(2월 20일 기준)에 따르면 (1)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2.5% 낮다, (2) 휘발유 재고는 평균보다 +3.2% 높다, (3) 증류유(distillate) 재고는 평균보다 -5.3% 낮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2% 하락해 13.702 million bpd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5년 11월 7일 주의 기록치 13.862 million bpd에 근접한 수준이다.

시추 및 생산 인프라 동향을 보여주는 Baker Hughes의 주간 리포트에 따르면, 2월 20일로 끝난 주에 미 활동 원유 시추기 수는 409대로 지난주와 동일했다. 이는 4년3개월가량의 저점(406대, 12월 19일 주) 바로 위 수준이며, 2022년 12월의 고점(627대) 대비 크게 축소된 상태다.

기타 참고로, 이 기사 원문을 작성한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추가 안내)

본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산 원유 기준 가격으로 선물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된다. RBOB는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정제 후 휘발유의 가격 지표다. bpd는 ‘barrels per day’의 약어로 하루당 배럴 수를 의미한다. 부유식 저장(floating storage)은 원유가 수송선박 위에 저장된 상태를 말하며, 제재나 수요 약화로 인해 선박에 원유가 장기 정체될 경우 시장에 공급 과잉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증류유(distillate)는 디젤·난방유 등 중수요 연료를 포함하는 연료군이다.


시장 전망 및 분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안이 유가의 상방 위험을 높이는 주요 변수다. 미·이란 협상에서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미국이 군사 옵션을 실행할 가능성이 낮지 않다면 이란 생산 차질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즉시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반면, Vortexa가 지적한 부유식 저장의 대규모 축적과 베네수엘라의 수출 증가, 그리고 OPEC+의 1분기 증산 보류(증산 재개 지연)는 중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을 일부 억제하는 요인이다.

정리하면, 향후 국제유가 방향은 다음 세 가지 요인의 상호작용에 좌우될 전망이다. 첫째, 미·이란 협상과 군사 긴장 수준이 즉시적인 변동성을 좌우한다. 둘째, 러시아 관련 분쟁·제재의 장기화 여부가 유럽·아시아로의 공급량에 구조적 영향을 미친다. 셋째, 글로벌 원유 재고(해상 포함)와 베네수엘라·미국의 생산 동향이 기본적인 수급 밸런스를 결정한다.

투자자 및 실무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등락을 촉발할 수 있음을 유의하면서, 재고 지표(EIA 주간 보고), OPEC+/IEA의 추가 발표, 그리고 미·이란 협상 관련 공식 발표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기적 급등락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헤지, 포지션 조정 등)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