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분기 실적에서 월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종 전반의 강한 랠리는 촉발되지 않았다. 회사의 기록적인 실적 발표는 인공지능(AI) 관련 과열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켰으나, 투자자들은 현재의 자본지출 수준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동종업체 주가와 함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6년 2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상장기업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목요일 장 초반 3% 이상 하락했으며, 이는 이른바 ‘셀 더 뉴스(sell the news)’ 반응으로 동종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즈(AMD)는 약 4% 하락했고, 브로드컴(Broadcom)과 대만 반도체 제조(臺灣半導體製造, TSMC)는 각각 4.5% 이상 떨어지며 시장이 반복되는 실적 서프라이즈에 둔감해졌음을 시사했다.
실적 핵심 수치로 엔비디아는 해당 회계 분기에서 주당순이익(EPS) $1.62를 기록했고, 매출은 $68.130억 달러로 집계되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65.560억 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62.310억 달러로 기록적 성장을 보였으며, 이는 AI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매우 강력함을 반영한다.
다만 우수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현금 흐름 관리와 주주환원 정책에 관한 우려가 함께 제기되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해당 분기 동안 $350억 달러의 현금을 창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12%만을 주주에게 환원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52% 환원) 대비 크게 축소된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번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섹터 전반에 대한 하방 압력은 기관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는 소프트웨어와 금융 섹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다음 분기 가이던스는 매출이 77% 증가할 것임을 암시하지만, 장기 매출 목표에 대한 수치적 상향 조정이 없었던 점은 일부 트레이더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속되는 지정학적 긴장 역시 섹터 가치평가에 부담을 가하고 있다. 특히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중국 시장과 관련해 엔비디아는 H200 칩에 대한 중국 내 매출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음을 확인했으며, 앞으로도 엄격한 미국의 수입허가 및 검사 절차 아래에서 향후 수출이 허용될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포지셔닝 측면에서 회사는 자신을 새로운 글로벌 컴퓨팅 시대의 주요 설계자로 규정하면서 연간 제품 주기(1년 간격)를 경쟁우위로 강조했다. 경영진은 기업에서의 「AI 에이전트」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모델을 구동하는 하드웨어 ‘공장’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계속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은 기업용 AI 도입 가속화를 강조하며 지속적이고 대규모의 하드웨어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주요 용어 정리이다. AI 에이전트(또는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특정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하거나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소프트웨어 또는 서비스로, 기업에서는 고객 응대, 데이터 분석, 자동화된 의사결정 지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H200은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와 AI 워크로드를 위해 설계한 고성능 가속 칩의 제품군 이름으로 통상 대규모 연산과 병렬처리에 최적화되어 있다. 베라 루빈(Vera Rubin) 아키텍처는 엔비디아가 차기 세대 GPU 아키텍처에 붙여진 코드네임으로, 업계는 3월 GTC 컨퍼런스에서 관련 로드맵과 성능 개선 방향을 확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셀 더 뉴스(sell the news)’는 좋은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하는 시장행동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 이번 발표는 단기적으로 반도체 섹터 내 변동성을 재확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첫째, 엔비디아의 강한 데이터센터 실적은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것이라는 신호이나, 기업의 현금 환원 축소와 높은 자본지출 수준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기관투자자들의 포지션 전환은 자금 흐름 측면에서 섹터간 재편을 촉발할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금융 섹터로의 유입은 기술주에서의 일부 차익실현을 가속화할 수 있다. 셋째, 중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엔비디아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성장 가시성에 제약을 준다. 미국의 수출통제 및 검사 절차는 단기적으로 H200과 같은 고성능 제품의 중국 내 보급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AI 수요 지속과 엔비디아의 제품 리더십이 장기 매출 및 이익 성장을 견인하며 주가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다. 반면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자본지출 부담, 낮아진 주주환원,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합하면서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매니저 및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의 질(현금흐름, 마진 안정성), 정책 리스크(수출허가·검사 여부), 그리고 다음 분기와 연간 가이던스의 구체적 수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다음 관전 포인트로는 3월 예정된 GTC(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가 꼽힌다. 업계는 해당 행사에서 차세대 베라 루빈 아키텍처의 보다 구체적인 성능 지표와 상용화 로드맵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 발표 내용은 공급업체들의 기술 경쟁력과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분기별 실적과 함께 공개되는 현금흐름 명세 및 주주환원 계획의 변화 여부가 향후 주가 방향성 결정에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