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또 한 번 강력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냉담했다. 회사는 가이던스를 연속으로 상회하는 매출과 명확한 향후 성장 전망을 제시했지만,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1.2% 상승에 그쳤다. 이는 인공지능(AI) 관련 호재가 더 이상 단순한 성과 발표만으로는 즉각적이고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유도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6년 2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매출이 가이던스 대비 미화 30억 달러 초과로 집계되며 이 기록을 연속 두 분기로 이어갔다. 또한 회사가 제시한 향후 전망치(아웃룩)는 컨센서스 대비 미화 50억 달러 상회했다. 경영진은 올해 모든 분기에서의 성장 전망을 제시했으며, 이러한 모멘텀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전 거래에서 주가는 1.2% 상승에 불과했다.
이번 발표는 시장 기대치가 이미 매우 높아졌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다. 엔비디아는 이미 14분기 연속으로 유의미한 매출 서프라이즈를 달성해 왔으며, 이는 ‘실제 상향 서프라이즈’로 평가받을 기준을 끌어올렸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성과가 단기적 불안을 완화했지만, 더 큰 논쟁거리는 기업의 장기 성장 지속성과 자본시장 환경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반응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조셉 무어(Joseph Moore)는 이번 실적을 두고 “반도체 산업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깔끔한(가이던스 초과) 실적 상향“이라며 “수치 자체는 대화에서 보였던 기대 범위의 상단이었으나 시간 외 주가 반응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여전히 긍정적이나 내년 성장에는 자본시장 요인이 일부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먼드 제임스(Raymond James)의 사이먼 레오폴드(Simon Leopold)는 “주가의 미미한 반응에 다소 당혹스럽다. 수요는 견조하고 운영적 실행력도 인상적이다”라고 밝혔다.
스티펠(Stifel)의 루벤 로이(Ruben Roy)는 “컴퓨트(Compute)가 글로벌 경제의 주요 수익창출 ‘팩토리’로 자리잡았다”며 엔비디아의 1년 제품 사이클(예: Vera Rubin의 하반기 납품)은 다세대 우위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3월 개최 예정인 GTC(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보다 장기적 전망이 공개될 것이라며, 이 발표가 주가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비베크 아리아(Vivek Arya)는 주가의 미미한 반응 원인으로 시장의 AI 관련 피로감, 보고된 분기에서의 네트워킹(networking) 비중 확대가 컴퓨트 대비 상대적 초과상승을 유발한 점, 그리고 2025~2026회계연도(CY25/26) 데이터센터 매출 전망(미화 5,000억 달러 이상)에 대한 추가 업데이트 부재를 꼽았다. 다만 그는 이는 단기적 잡음에 불과하며 현재 밸류에이션(예: 2026/2027 예상 PER 24배/18배, PEG는 Mag-7(주요 대형 기술주 집단) 대비 <0.5배 vs Mag-7 1.5배 이상)을 감안할 때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스(Barclays)의 톰 오말리(Tom O’Malley)는 최근의 Groq 인수와 관련된 추가 소식이 GTC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주가의 ‘정체’를 깰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룹 내에서 엔비디아를 가장 흥미로운 종목으로 꼽았다.
시장 반응과 의미
실적 발표 직후 아시아 증시는 안도 랠리를 보였으나, 미국과 유럽의 선물은 소폭 하락하는 등 지역별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순한 실적 초과 여부보다는 실적의 지속가능성과 구조적 변화(예: 컴퓨트 대 네트워킹의 수익 구성)를 더 중시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AI 관련 수요가 강력한 상황에서도 일부 투자자들은 ‘어느 자산군이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선별적 접근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용어 해설
본 기사에서 거론된 주요 용어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PER(주가수익비율, Price-to-Earnings Ratio)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수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낸다. PEG(주가이익성장비율)은 PER을 이익 성장률로 나눈 값으로 성장 대비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사용된다. 컴퓨트(Compute)는 고성능 연산을 수행하는 칩 및 시스템을 의미하며, AI 모델 훈련과 추론에 필요한 핵심 자원이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는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기술·제품 공개의 장으로, 신규 아키텍처나 제품 로드맵이 발표되는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리스크
전문가 관점에서 향후 엔비디아의 주가와 관련 섹터에 미칠 영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품 사이클과 신제품(예: Vera Rubin 등)의 일정 및 성능이 예정대로 도입되고 수요가 유지된다면 중장기적 매출 성장과 시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단기적으로는 자본시장 환경(금리, 투자 심리)과 AI 관련 투자 피로감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셋째, 네트워킹 장비 수요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경우 분기별 수익 구성의 변화가 나타나고, 이는 투자자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촉발할 수 있다. 넷째, Groq 등 전략적 인수합병(M&A)에 따른 통합 효과와 시너지가 실제 실적에 반영되면 주가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 리스크로는 AI 관련 수요의 계절적 변동성, 경쟁 심화(예: 신규 설계사, 팹리스·파운드리 경쟁), 그리고 자본시장 여건 악화 시 투자 축소 가능성 등이 있다. 다만 현재의 밸류에이션(앞서 언급된 PER·PEG 기준)은 이미 일부 기대를 반영하고 있어, 단기적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상대적 매력도가 존재한다고 평가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다수이다.
결론
이번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성과 자체는 분명히 우수했으나 시장의 기대치가 이를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향후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는 제품 출시·수요 지속성, 자본시장 상황, 그리고 3월 GTC 등에서 제시될 추가 정보와 전략적 인수합병의 구체적 성과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실적 초과 여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수익 창출 능력과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