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2월 하원 합동연설인 State of the Union(국정연설)에서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명하지 않았다고 보도됐다. 이번 연설은 기록상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긴 SOTU 연설로 전해졌으며, 인플레이션·관세·주식시장 기록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었다.
2026년 2월 2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국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고, 중국 관련 언급은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하는 작전에서 ‘러시아 및 중국의 군사 기술’이 그를 경호했다고 한 대목에 한정됐다. 이번 연설은 대선·중간선거가 임박한 정국에서 나온 것으로, 중국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방식은 대외정책의 신중한 조정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는 2017년부터 2021년 첫 임기 동안의 세 차례 SOTU 연설에서는 모두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베이징을 미국의 위협으로 지목했었다. 그러나 이번 연설에서 중국을 직접 지칭하지 않은 것에 대해, 글로벌 컨설팅사 테네오(Teneo)의 매니징 디렉터 가브리엘 와일도(Gabriel Wildau)는 “트럼프는 선거 연도에 중국과의 충돌을 원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와일도는 이어 “적어도 올해와 그의 임기 동안은 미·중 관계의 안정이 대통령의 우선순위다”라고 평했다.
워싱턴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2026년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 방문을 계획 중이며, 이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다만 중국 외교부은 아직 방문 정확한 일자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고, 아시아 전문 자문그룹인 더 아시아 그룹(The Asia Group)의 파트너 조지 첸(George Chen)은 이 점을 들어 “일정 확정이 미뤄지는 것은 트럼프가 중국에 더 방문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미·중간 관세 전선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봄 상호 관세를 100%를 훌쩍 넘는 수준까지 인상했다가 10월 무역 합의를 통해 다음 해 관세를 50% 미만으로 낮추는 합의에 이른 바 있다. 또한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rare earths) 수출 규제를 강화해 왔으며,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을 지배해 핵심 기술에 필수적인 광물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희토류(rare earths) 설명: 희토류는 전기자동차, 풍력 터빈, 스마트폰, 군사 장비 등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원소군이다. 물리적으로 희토류가 희귀한 것은 아니지만, 채굴·정제·분류를 통해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환경규제가 엄격해 공급망이 매우 집중되어 있다. 중국은 채굴과 정제 능력, 가공 설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공급 중단 또는 수출 규제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설 직후 나온 해석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정책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위에 수(Yue Su)는 트럼프의 중국 관련 언급 축소가 그의 정책이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국을 꾸준히 언급해 정책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했다는 비교도 나왔다.
민주당은 트럼프 연설에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이번 반박 연설자는 버지니아 주지사 애비게일 스팬버저(Abigail Spanberger)으로, 그녀는 “대통령이 스스로의 성과를 말할 때조차 러시아와 중국에 경제적·기술적 우위를 내주고 러시아 독재자에게 굴복하며 이란과의 전쟁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책·경제적 영향 분석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배경을 세 가지로 구분해 설명한다. 첫째, 선거 계산이다.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대중(對中) 충돌은 정치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으며, 특히 무역·가격 안정과 직결되는 사안에서 유권자 민감도가 높다. 둘째, 협상 전략이다. 트럼프는 방중을 전후해 관세·무역·기술 이전 등에서 타결을 도출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고, 이를 국내 정치적 성과로 포장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셋째, 대외 환경의 유동성이다. 최근 미국 대법원이 작년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세를 무효로 한 판결을 내리자, 트럼프는 신속히 관세 인상을 정당화할 대체 근거를 모색하는 등 정책 수단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가 관세 인하를 통해 소비자 물가에 즉각적 영향을 주려는 선택을 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하방 압력을 제공할 수 있다. 싱가포르 기반 APAC Advisors의 창업자·CEO 스티븐 오쿤(Steven Okun)은 관세 인하가 가계 가처분 소득 개선으로 이어져 소비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의 희토류·전략광물 수출 제한이 지속될 경우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 특정 산업의 공급망 차질로 인해 가격 급등과 생산 지연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우호적 시나리오에서는 트럼프의 방중 합의가 관세 완화와 대미 농산물·에너지 수출 확대 등으로 이어져 글로벌 위험선호가 개선되고 신흥시장 자금유입이 강화될 수 있다.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합의 실패나 중국의 보복 조치로 기술·무역 분쟁이 재점화돼 공급망 불확실성과 섹터별(특히 IT·자동차·국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시장 참여자에 대한 실무적 권고
금융시장과 기업경영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첫째,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 희토류·핵심광물과 관련한 다변화·재고 확보·대체소재 연구를 우선순위에 둘 필요가 있다. 둘째, 관세·무역정책의 단기 변동성에 대비해 헤지 전략을 검토할 것. 셋째, 트럼프의 방중 성과 발표 시 종목·섹터별(농산물, 에너지, 방위, 첨단소재) 실무적 영향 분석을 통해 민감 포지션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투자 리서치사 BCA Research의 수석 전략가 마르코 파픽(Marko Papic)은 이번 사안을 두고 간단히 “큰 거래가 다가오고 있다(A big deal is coming)“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방중을 전후로 정책·무역·거래 성과에 따라 시장 반응이 급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요약 및 향후 관전 포인트
트럼프의 SOTU 연설에서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명하지 않은 것은 다가오는 방중(2026년 3월 31일~4월 2일)을 전후해 미·중 관계에서 안정과 협상을 우선시하려는 전략적 신중함으로 해석된다. 관세·희토류·기술 이전 등 핵심 의제에 대한 합의 여부와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책 수단의 변화가 향후 미국 소비자 물가, 특정 산업의 공급망, 글로벌 자본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트럼프 방중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합의 시에는 단기적 위험선호 개선, 합의 실패 시에는 섹터별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