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빅테크에 데이터센터용 자체 발전소 건설 요구…전력난 해법 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州) 교시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도중 대형 기술기업들이 자사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자체 조달하기 위해 발전소를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 전기요금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6년 2월 24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새로운 요금납부자 보호 서약(rate payer protection pledge)을 협상했다고 알리며 “우리는 주요 기술기업들에게 그들의 전력 수요를 스스로 제공할 의무가 있음을 통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래된 전력망을 가지고 있다. 그 정도의 전력량을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스스로 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것이다. 이는 기업의 전력 확보 능력을 보장하는 동시에 여러분의 전기요금을 낮출 것”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기업명을 밝히지 않았고, 해당 계획을 어떻게 실행·강제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 계획을 공식화하기 위해 3월 초 여러 기업을 초청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정책 배경과 맥락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인해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지역 사회의 반발과 전기요금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경쟁에서 중국과의 대항을 강조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공공요금에 미칠 영향이 공화당에게 선거적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PJM 인터커넥션(PJM Interconnection)은 미국에서 가장 큰 전력망 운영자다. 지난달 PJM은 대형 신규 전력 소비자가 자체 발전원을 그리드에 도입하거나 시스템이 과부하될 때 사용을 제한하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제안은 신규 대형 전력 소비자의 자체 발전 유도 또는 수요 제한이라는 핵심을 담고 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데이터센터가 소비자 전력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예를 들어 AnthropicMicrosoft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이 소비자 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기 위한 자율적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용어 설명

데이터센터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킹 장비를 집적해 IT 서비스와 클라우드, 인공지능 연산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이러한 시설은 냉각장치와 고성능 컴퓨팅 장비로 인해 대량의 전력을 소비한다. PJM 인터커넥션은 미국 동부와 중서부 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전력망 운영자로서 전력 계통의 균형 조정·거래·계통 운영을 담당한다.

또한 요금납부자 보호 서약(rate payer protection pledge)은 정부가 전력 소비 증가로 인한 민간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형 전력 소비자에게 그 비용 부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책임지도록 요구하는 정책적 개념을 일컫는다.


실행 가능성 및 제도적 과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정책적 측면에서 몇 가지 현실적·법적·행정적 과제에 직면한다. 첫째, 연방 차원의 직접적 의무 부과 여부다. 미국에서는 발전소 건설·운영과 전력 규제는 연방·주·지역 규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연방정부가 모든 기업에 일괄적으로 ‘자체 발전 의무’를 강제하기는 제한적이다.

둘째, 허가와 인허가 문제다. 발전소 건설은 토지이용, 환경영향평가, 지역 주민 수용성, 소음·대기오염 규제 등 다수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지역사회 반발이 오히려 증대할 경우 프로젝트 지연과 비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비용·투자 부담이다. 자체 발전소 건설은 막대한 초기 자본지출(CAPEX)을 요구한다. 기업들이 투자 비용을 소비자 요금 감소로 상쇄할 수 있는지, 혹은 설비 운영·유지비(OPEX)와 연료·연소 방식(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배터리 등)에 따른 경제성이 확보되는지가 관건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단기적으로는 대형 IT기업의 자체 발전 설비 도입이 일부 지역의 전력 수요 압박을 완화해 주민용 전기요금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과 운영비용이 기업의 전력 단가에 반영되면, 기업의 서비스 가격·클라우드 요금으로 전가될 우려도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일반 소비자에게 간접적인 비용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반의 자체 전력생산(예: 태양광·풍력과 배터리 저장장치 결합)을 채택하면 탄소 배출 감소와 에너지 자립도 제고 효과가 있다. 반면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가 증가하면 지역 대기질과 온실가스 배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전력 인프라의 분산화는 그리드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높일 수 있으나, 분산된 소규모 발전 설비의 관리를 위한 규제·기술 표준이 부재하면 계통 운영상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PJM과 같은 계통운영자는 이러한 분산 자원의 통합·운영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적·사회적 함의

이번 발표는 공화당이 전력요금 상승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부각시키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중간선거(11월)에 앞서 유권자 생활비 문제를 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실행상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지역 주민·지자체와의 갈등, 기업의 반발, 법적 분쟁 가능성이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은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인한 전력 수급 압박과 소비자 요금 상승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규제 체계, 지역사회의 수용성, 기업의 투자 결정, 그리고 발전 방식의 친환경성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백악관과 기업 간 협의 결과, 주(州) 및 계통운영자의 규제 정비 방향이 이 정책의 실효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