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026년 2월 셋째 주에 하락세를 보였다. 4월물 WTI 원유(CLJ26)는 화요일 종가 기준으로 -0.68달러(-1.03%) 하락했고, 4월물 RBOB 휘발유(RBJ26)는 -0.0163달러(-0.73%)로 마감했다.
2026년 2월 24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유가 하락은 달러 강세와 더불어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보다는 핵 합의를 선호한다고 발언하면서 즉각적인 군사행동 가능성이 낮아진 점이 투자 심리를 누그러뜨렸다.
지난 이틀간의 흐름을 보면, 국제유가는 월요일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확대 우려로 인해 6.5개월 만의 고점까지 급등한 바 있다. 다만 화요일에는 달러 강세와 지정학적 긴장의 완화가 맞물리며 가격이 조정을 받았다.
지정학적 요인도 여전히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이 “예상되는 지역적 전개를 대비해 수십 명의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발표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금요일 이란에 대한 제한적 군사공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협상 기간으로 10~15일을 ‘최대’로 보겠다고 언급해 공격 가능성에 일정한 시한을 설정했다. 이러한 발언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단절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Axios), 현재 이란과의 핵 합의와 관련해 외교적 돌파구가 확인되지는 않았으며,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실행될 경우 미·이스라엘의 공동 작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지난달의 베네수엘라 작전보다 몇 주간 더 광범위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란은 OPEC의 네 번째 생산국으로, 일일 약 330만 배럴(bpd)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공급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수요일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재 회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조기 종료되었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의 영토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장기적 해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수출 제한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유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해상 및 저장 관련 데이터도 유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상 탱커에 떠 있는 원유, 즉 플로팅 스토리지는 Vortexa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약 2.9억 배럴이 현재 선박에 머물러 있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이는 러시아·이란 원유에 대한 봉쇄와 제재의 결과다. 다만 Vortexa는 2월 20일 종료 주간을 기준으로 7일 이상 정체된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8.1% 감소해 8,473만 배럴로 집계되었다고 보고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증가도 공급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이터는 베네수엘라의 1월 원유 수출이 12월의 49.8만 배럴/일에서 80만 배럴/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 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유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급 전망 및 기관 추정치 측면에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추정치를 지난달의 13.59백만 배럴/일에서 13.60백만 배럴/일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같은 시점의 미국 에너지 소비 추정치는 95.37 кв드릴리언(BTU)에서 96.00 кв드릴리언(BTU)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서 quadrillion Btu는 에너지 단위로 약 10^15BTU를 의미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분 전망치를 전월의 381.5만 배럴/일에서 370만 배럴/일로 하향 조정했다.
OPEC+는 2026년 1분기까지 증산 보류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2월 1일 발표했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배럴/일을 증산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신흥 글로벌 공급 과잉을 고려한 조치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총 220만 배럴/일의 감산분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복원해야 할 물량이 약 120만 배럴/일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1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230,000 배럴/일 감소하여 5개월 만의 저점인 28.83백만 배럴/일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 및 제재로 인한 공급 제약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약화시켰다. 또한 11월 이후 러시아 탱커에 대한 공격도 증가해 발틱해에서 최소 여섯 척의 탱커가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 및 EU의 새로운 대러시아 석유 기업·인프라·탱커에 대한 제재가 더해지며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억제되고 있다.
주간 재고 및 시장 예측으로는, 시장 컨센서는 이번 주 공개될 EIA 주간 원유 재고가 +1.925백만 배럴 증가하고 휘발유 재고는 -1.5백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지난 목요일 공개된 EIA 보고서는 2월 13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6.0%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3.3% 높으며, (3) 중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8% 낮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2% 증가하여 13.735백만 배럴/일을 기록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의 기록적 고점인 13.862백만 배럴/일에 근접한 수치다.
생산 인프라 지표로는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의 보고에서 2월 20일 종료 주간 미국 가동 중인 유정 수는 전주와 동일한 409기로 집계되어 4.25년 저점인 406기에 근접한 상태다. 2022년 12월의 627기 고점과 비교하면 지난 2년 반 동안 가동 유정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WTI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est Texas Intermediate)의 약자이며 국제 원유가격의 대표 지표 중 하나다. RBOB는 자동차용 휘발유의 선물 표준 규격(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을 의미한다. 플로팅 스토리지는 정착지(terminal)로 옮겨지지 못한 원유가 탱커 안에 머무르는 상태를 말하며, 공급 지연 및 시장 불확실성의 지표가 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해로로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종합적으로 보면,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인해 유가가 조정받는 국면이다. 그러나 중기적·장기적으로는 러시아·이란 관련 제재와 플로팅 스토리지에 쌓인 원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프라 파괴, 그리고 OPEC+의 증산 유예 등 공급 쪽의 불확실성과 제한 요인이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EIA와 IEA의 수치 조정은 글로벌 수급 균형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컨대 EIA의 미국 생산 상향 조정은 공급 측면에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러시아·이란·정책 리스크는 상방압력으로 작용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 가격 변동성에 대비해 재고·수송 경로·정책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유가는 지정학적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향후 미국·이란 관계 전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여부, OPEC+의 추가 조치 여부가 향후 몇 달간 가격 방향을 결정지을 핵심 요인이다. 또한 에너지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의 에너지 소비 상향 조정과 베네수엘라 등 비전통 공급의 증가가 가격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요약하면 달러 강세와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단기 유가는 하락했지만, 러시아·이란 관련 제재, 우크라이나 전쟁, 해상 통로 리스크 등 공급 제한 요인이 상존해 있어 중장기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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