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인 라파엘 보스틱(Raphael Bostic)은 인공지능(AI) 도구의 도입으로 기업들이 노동력을 절감하면서 미국이 구조적으로 더 높은 실업률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로 이를 온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2026년 2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보스틱 총재는 “우리는 잠재적으로 고용주들이 과거보다 많은 근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탈바꿈(변혁)의 시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고용이라는 이중 목표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완전고용으로 간주하는 실업률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임기 만료로 2026년 2월 28일에 지역 연준은행장직에서 물러난다.
“만약 우리가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면, 우리는 그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춰 실업률을 끌어내리려 하기보다는 그에 맞춰 금리를 설정해야 한다.”
보스틱 총재는 금리를 지금 수준에서 크게 더 내릴 필요가 없다는 퇴임 전의 논지 배경으로 이러한 견해를 제시했다. 이는 연준 의장 지명자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주장해 온, AI로 인한 생산성 호황이 경제가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생산을 가능하게 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입장과는 정반대의 측면이다.
보스틱 총재는 생산성 변화가 지속될 경우 그 영향이 어떻게, 또 어느 기간에 걸쳐 나타날지에 대해 연준 내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이 더 적은 근로자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경향이 연준이 2% 인플레이션 목표와 일치한다고 보는 이른바 자연실업률(natural rate of unemployment)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 관계자들이 중간값으로 보는 장기 기저 실업률은 4.2%이다. 한편 실업률은 1월 기준 4.3%로 집계됐다.
연준은 경기 순환(비즈니스 사이클)에 따른 실업률 변화에는 통화정책으로 반응할 수 있지만, 노동 수요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대응은 전통적으로 실업수당, 재교육 프로그램 등 재정 정책의 영역이며 이는 선출된 공직자가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보스틱은 말했다.
그는
“구조적 성격의 단기적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양쪽(인플레이션과 고용)이 모두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는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위험이 있다”며, 이 때문에 연준은 목표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여전히 유지되는 인플레이션을 계속 억누르는 노력을 유지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공유경제 성과와 포용성에 관한 강조
보스틱 총재는 또한 노동 시장의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일 수 있으며, 예컨대 최근 대학 졸업자들이 수십 년간의 채용 우위가 약화되면서 일자리를 찾는 데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경제의 특정 ‘틈새(niches)’를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작년 세 차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하들은 명시적으로 노동 시장의 잠재적 약세를 둘러싼 우려에 의해 촉발됐다. 그 증거는 틈새시장에 있었다”며 “대학 졸업자들이나 아프리카계 미국인 실업률 등 우리가 주목하고 고려하고 있는 계층들”이라고 말했다.
보스틱은 59세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준 지역은행장 중 첫 흑인이자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인물이다. 그는 2020년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경제적·사회적 정의 문제에 대한 공적 관심이 커진 가운데 경제 성과가 폭넓게 공유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연준 내부의 대표적 목소리였다.
2024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이어지기 전후로 정치권의 반발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보스틱은 연준이 지리적·민족적 집단별 경제 성과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이 좁은 집단별 결과를 목표로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연구들은 경제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연준 체계와 향후 리더십
연준은 의장을 포함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워싱턴 소재 이사회(Board of Governors)와 더불어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행장이 존재한다. 이들 지역은행장들은 통화정책 투표권을 공유하고 통상 매주 6~8주 간격으로 열리는 정책회의에 참여해 토론을 벌인다.
보스틱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연준에 대한 강한 압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 리사 쿡(Lisa Cook)의 해임을 시도한 점, 연준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에 대한 법무부 조사, 워시의 연준과 직원에 대한 비판, 백악관 수석 경제보좌관 케빈 해셋(Kevin Hassett)의 뉴욕연은 연구진에 대한 징계 요구 등 일련의 사례들을 언급했다.
그는 연준이 통화정책 수립에서 독립된 기관으로서의 가드레일(안전장치)을 유지할 것이라는 희망을 표명했다. 예를 들어, 연준 직원들이 정치적 파장 때문에 다양한 이슈에서 물러나는 듯한 징후는 없지만, 연구 결과를 제시할 때는 기술적으로 기술적·서술적(descriptive)이어야 하고 규범적(normative)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보스틱은 이어서 워시가 새 의장으로 취임할 경우 직원, 다른 이사들, 지역은행장들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워시)는 직원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다른 이사들 및 은행장들과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것이 기관이 계속 기능하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스틱은 “어떤 압력이 있는지에 대해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의자에 앉아보면 그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데, 종종(실제 일은) 예상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부가설명)
구조적 실업률(Structural unemployment)은 경기 변동(경기침체·확장)에 따른 일시적 실업이 아니라 경제 구조 자체의 변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높은 실업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컨대 기술 발전으로 특정 직무가 자동화되면 해당 직무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자연실업률(Natural rate of unemployment)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는 가운데 노동시장이 균형을 이루는 실업률 수준을 의미한다. 연준은 이 수준을 기준으로 통화정책을 조정하며, 기사에서 언급한 연준 관계자들의 중간값은 4.2%이다.
연준의 ‘이중(dual) 목표’는 물가안정(통상 연 2%의 물가상승률 목표)과 최대 고용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목표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통화정책의 핵심 과제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영향 전망
보스틱의 발언은 AI가 노동 수요에 미치는 잠재적 충격에 대해 연준 내부에서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노동 수요를 장기적으로 줄이는 방향이라면, 다음과 같은 주요 파장이 예상된다.
첫째, 통화정책 측면에서 연준은 단순히 실업률 수치만을 보고 금리를 운용하기보다, 그 수치가 경기적 요인인지 구조적 요인인지 판단하는 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구조적 요인이 주요하다면 금리 인하로 단기간에 실업률을 낮추려는 시도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통제에 실패할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둘째, 노동시장 내 계층별·지역별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생산성 수혜를 보는 고숙련·첨단 산업과 그렇지 않은 분야 간 격차가 확대되면 소득 불평등과 정치적 압력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재정정책(재교육, 실업보험 강화 등)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진다.
셋째, 금융시장과 기업의 투자 행태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자동화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면 일부 섹터에서는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소비자 수요 둔화가 동반될 경우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는 복합적 영향을 받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스틱의 견해는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이 단순한 금리 조정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과제와 마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책당국과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AI에 따른 생산성 변화, 노동수요 변동, 계층·지역별 영향 등을 면밀히 관찰하며 통화·재정정책의 조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