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TSLA)의 유럽 판매가 2026년 1월에도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최대 경쟁사인 BYD(BYD)의 유럽 판매는 큰 폭으로 증가해 시장 지형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026년 2월 2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가 화요일 발표한 자료에서 테슬라의 2026년 1월 신차 등록 대수는 8,075대로 집계돼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테슬라는 유럽 연합(EU)·영국·스위스·노르웨이·아이스란드 지역에서 13개월 연속 등록대수 감소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달 이들 지역에서 0.8%로, 전년 동월의 1.0%에서 하락했다.
ING은행의 수송·물류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코 루만(Rico Luman)은 CNBC에 이메일로 보낸 설명에서 “지난해 테슬라의 이미지가 유럽에서 약화됐고, BYD와 MG, ZEEKR 등 합리적 가격의 신형 전기차가 대량 진입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 반면 테슬라는 신모델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틱스에 집중하면서 대중형 모델 라인업 확장이 지연된 점이 판매 둔화 요인으로 보인다.” — 리코 루만, ING
루만은 또한 “유럽에서는 테슬라의 초기 세대 차량들이 리스 만기(통상 4~6년)를 거쳐 대거 중고시장으로 재출시되고 있어 중고차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고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테슬라 차량 공급이 늘어나면서 신차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BYD의 급성장
ACEA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기업 BYD는 2026년 1월 유럽 신차 등록이 전년 동월 대비 165% 증가한 18,242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BYD의 해당 지역 시장점유율은 0.7%에서 1.9%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다만 BYD는 미국 시장에서는 관세에 의해 사실상 진입이 제한되어 있는데, 기사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테슬라와 BYD의 희비가 엇갈리는 배경은 생산·가격 경쟁력, 모델 포트폴리오,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규제·무역장벽 등 다층적 요인에 있다.
정치·평판 리스크와 소비자 반응
테슬라는 지난해 들어 유럽에서 평판 리스크도 겪었다. 엘론 머스크(Elon Musk)의 정치적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지원을 위해 약 3억 달러(약 3억 달러에 육박)를 투입했고, 이후 일부 연방기관 축소 움직임을 주도하는 등 파문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유럽 전역의 테슬라 대리점 앞에서 항의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관계는 이후 온라인 설전 등으로 일시적으로 냉각되기도 했으나, 정치적 노출이 브랜드 이미지에 미친 영향은 단기적으로 부정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 시장 전체 동향
ACEA 데이터는 전체 유럽 연합·영국·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국가의 2026년 1월 자동차 시장이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한 961,382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휘발유 차량 등록이 약 26% 감소했으며, 배터리 전기차(BEV)는 약 14% 증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32% 증가, 하이브리드(HEV)는 6% 증가했다.
용어 설명:
ACEA(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는 유럽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산업단체로, 신차 등록 통계와 정책 분석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EFTA(유럽자유무역연합)은 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위스·리히텐슈타인 등 비EU 국가를 포함한 무역협력체다. 신차 등록(new car registrations)은 실제 도로주행 목적의 차량 신규 등록 대수를 말하며, 그 기간의 판매 실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BEV는 배터리 전기차(Battery Electric Vehicle), PHEV는 외부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뜻한다.
가격·시장·정책에 미칠 영향 — 분석
첫째, 중고차 시장의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의 초기 세대 차량이 대거 리스 만기 후 유입되면서 중고 공급이 확대되고 있고, 이는 신차 판매에 대한 할인 경쟁을 부추겨 제조사의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경쟁사들의 가격 경쟁력은 신차 구매 수요의 이동을 촉진한다. BYD와 기타 중국 브랜드들이 합리적 가격의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유럽 소비자는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경우 테슬라는 가격 인하 또는 제품 라인업 확장을 통해 대응하지 않으면 점유율 회복이 어렵다.
셋째, 규제 및 무역정책은 지역별 수급을 달리하게 만든다. 미국의 대중 관세(예: 100% 관세 등)는 BYD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제한하지만, 유럽은 관세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이는 유럽 내 전기차 가격 구조와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요인이다.
넷째,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으로 테슬라의 유럽 판매 부진이 실적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테슬라가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장기적 성장 스토리를 유지하려 한다면, 투자자들은 성장과 수익성의 균형에 주목할 것이다. 분석가들은 빠른 시장 재편 속에서 테슬라의 가격 전략 변화, 신모델 출시 일정, 중고차 유통관리 전략이 향후 6~12개월 내 주가와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무적 시사점
유럽에서의 경쟁 심화는 제조사와 딜러, 리스사, 중고차 거래업체 모두의 전략 재검토를 촉발할 것이다. 제조사는 제품 라인업 다변화와 가격 전략을, 딜러·리스사는 중고차 재고 관리와 재마케팅 전략을, 정책입안자는 무역·환경 규제의 균형을 각각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배터리 전기차의 선택지가 넓어짐에 따라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의 비교가 더욱 중요해졌다.
결론적으로, 테슬라의 유럽 판매 부진은 단순한 수요 일시적 감소를 넘어 경쟁 구도, 중고차 시장 공급, 브랜드 리스크, 그리고 정책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향후 테슬라가 새로운 대중형 모델을 신속히 투입하고 중고차 재마케팅을 효율화하지 못할 경우 시장점유율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