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GDP 통계 전면 개편으로 정확성 제고한다

인도가 실질 국내총생산(GDP) 산정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 이번 개편은 물가 디플레이션(deflation: 명목 성장률에서 물가상승분을 제거해 실질 성장을 산출하는 과정)을 더 세분화해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

2026년 2월 2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라브 가르그(Saurabh Garg) 통계·프로그램 시행부(민간명: Ministry of Statistics and Programme Implementation) 사무차관은 이번 주 발표될 개정된 국가계정(National Accounts) 시리즈에서 실질 GDP 성장률 산정을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제 생산물의 디플레이트에 대해 새 CPI(소비자물가지수)와 구 WPI(도매물가지수) 시리즈에서 약 500~600개 품목을 사용할 것이며, 이는 이전의 약 180개와 비교할 때 대폭 늘어난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더 세분화된 물가 지수를 이용해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변환하는 과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가르그 차관은 이러한 방식은 새로운 도매물가지수(WPI) 시리즈가 발표될 때까지 계속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도 통계 당국은 2022/23년을 기준연도로 하는 새로운 GDP 시리즈2월 27일에 공개하고, 그와 함께 과거 4개 연도에 대한 역산(백시리즈: back-series) 자료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배경과 문제의식을 보면, 기존의 방법론에서는 명목 GDP 성장률이 낮은 가운데 도매물가 상승률이 낮으면 실질 성장이 과도하게 높게 계산되는 불일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과거 시리즈는 도매물가지수(WPI)에 상대적으로 더 의존했으며, 많은 경제학자들은 보다 빈번하고 세부적인 추적이 가능한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훨씬 더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구 시리즈 기준으로 인도의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2025/26 회계연도에 7.4%로, 2024/25의 6.5%에서 상승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한편 명목 GDP(현재 시장가격 기준 산출)는 금년도에 약 8.0%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수치들은 새로운 디플레이션 방법론 적용 시 일부 조정 가능성이 있다.

통계 전면 개편의 범위는 단지 GDP 성장률 산정 방식 변경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변경은 이달 초 공개된 새로운 소매(inflation) 시계열을 포함해 도매물가지수와 산업생산 지표의 개편 작업과 연계된 광범위한 통계 개편의 일환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11월 인도 국가계정 방법론의 약점을 지적하며, 오래된 2011/12 기준연도 사용, 도매물가에 대한 의존성, 단일 디플레이션(single deflation)의 광범위한 사용 등을 문제로 삼아 해당 체계에 대해 “C” 등급을 부여한 바 있다.

핵심 방법론 변화 — 더블 디플레이션(double deflation)

이번 개편의 핵심은 더블 디플레이션으로 불리는 방식의 도입이다. 더블 디플레이션은 산출물(output) 가격과 투입(input) 가격을 각각 별도로 조정하여 실질 부가가치(real value added)를 산출하는 방법이다. 이전의 단일 디플레이션 방식에서는 산출과 투입 가격을 같은 물가 지수로 단순히 디플레이션해 부가가치를 계산했는데,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투입 가격과 산출 가격의 괴리가 컸던 경우 편향(bias)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가르그 차관은 이번 개편이 특히 제조업에서의 정확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용어 설명

실질 GDP(real GDP)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산출한 경제 활동의 크기이다. 반면 명목 GDP(nominal GDP)는 물가 변동을 반영하지 않은 금액(현재 가격 기준)이다. 디플레이션(deflation)은 명목 수치를 물가 지수로 나누어 실질 수치를 얻는 과정이다. WPI(도매물가지수)는 생산자 또는 유통단계 전반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고, CPI(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가 실제 지출하는 소비재·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더블 디플레이션은 이 둘을 투입과 산출을 구분해 적용하는 방식이다.


정책적·시장적 영향 분석

이번 통계 개편은 단기적·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통계의 정확도가 개선되면 경제성장률의 추정치가 조정되어 정부의 재정운영과 중기 재정계획, 그리고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준다. 성장률이 낮아지거나 높아지는 방향으로의 조정은 재정적자 비율, 세수 예측, 인프라 투자계획 등에 직접적인 함의를 가지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물가 지표의 산출 방식 변화는 통화정책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앙은행(Reserve Bank of India, RBI)은 전통적으로 CPI를 중심으로 물가 목표와 정책금리 결정을 내려왔으나, GDP 디플레이션 방식의 변화로 실질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상호관계를 새로 평가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통계 변경이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 긴축 압박이 완화될 수 있고, 반대의 경우 통화정책은 보다 신중해질 수 있다.

세번째로 금융시장과 투자자 관점에서는 데이터 신뢰도의 향상은 긍정적이다. 더 세분화된 물가지수에 따른 실질 성장률의 재평가는 채권시장, 주식시장, 외국인투자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제조업 관련 기업과 산업지표의 재평가가 이뤄질 경우 특정 섹터에 대한 수익 전망과 밸류에이션(valuation) 재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통계 체계 변경으로 인한 데이터의 일시적 변동성 확대, 과거와의 연속성(타임 시리즈의 비교 가능성) 문제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통계 당국은 4개년의 백시리즈를 함께 공개하며 변화의 방향성과 크기를 명확히 제시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 평가와 전망

통계 및 계량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통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지만, 변화의 전이(transition) 과정에서 생기는 해석상의 혼선과 단기적 데이터 변동성은 투자자·정책결정자 모두가 관리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또한 도매가격과 소비자물가 간의 괴리를 어떻게 보정하느냐에 따라 제조업 등 특정 부문의 성장률 재산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결론

인도의 이번 GDP 통계 개편은 기준연도(2022/23) 업데이트, 더블 디플레이션 도입, 그리고 물가지수 품목 확대(500~600개) 등을 통해 통계 정확도를 높이는 시도로 해석된다. 2026년 2월 27일 공개될 새 시리즈와 그에 따른 과거 데이터의 재작성 결과는 인도의 성장·물가 데이터에 대한 국제적 평가와 국내 정책결정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