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차세대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CagriSema)의 후기 임상 시험 결과를 공개한 직후 주가가 급락하며, 경쟁사인 에일리 릴리(Eli Lilly)의 체중감량약 우위가 한층 더 공고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026년 2월 2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노보가 월요일에 공개한 카그리세마의 후기 임상 데이터는 릴리의 경쟁약 제프바운드(Zepbound)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에서는 제프바운드의 체중감량 폭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우수해 보인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노보의 주가는 16% 급락했고, 반대로 릴리는 주가가 5% 상승했다.
사건의 핵심 수치는 다음과 같다. 카그리세마는 84주 동안 체중이 평균 23% 감소한 반면, 이번 비교 대상이 된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성분 기반 약물은 같은 기간에 25.5%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이 결과는 카그리세마의 기존 데이터와는 일치하지만, 일부 제프바운드(티르제파타이드) 시험 결과보다 높은 수치로 나타나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쳤다.
영향 및 해석
이번 결과는 노보가 릴리에 맞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시도에 큰 제약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노보는 2021년 주사형 체중감량제 웨고비(Wegovy)를 출시하며 비만 치료제 시장을 개척했고, 2024년에는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으로 부상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두 회사의 행보는 갈라졌다. 릴리는 시가총액 1조 달러대의 기업 가치를 확보하며 급성장한 반면, 노보는 이익 경고, 경영진 교체, 매출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비만 바이오텍인 메트세라(Metsera) 인수전에서도 밀렸다.
시장 반응과 애널리스트 코멘트
BMO 캐피털의 에반 사이거먼(Evan Seigerman) 애널리스트는 “그들이 한 시험은 문자 그대로 릴리의 제품이 더 낫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하며, 카그리세마가 불과 1년여 만에 두 차례 연속으로 기대에 못 미친 점이 투자자 신뢰 회복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익명의 노보 주주는 경영진의 설명을 ‘변명’으로 일축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데이터를 근거로 당뇨병 및 비만 시장이 ‘릴리의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JP모건 역시 ‘제프바운드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 노보가 시장점유율을 탈환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HSBC의 라제시 쿠마르(Rajesh Kumar) 애널리스트는 이번 시험이 카그리세마의 가성비(value proposition)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 입장
노보 경영진은 이번 결과를 임상 설계상의 요인으로 축소하려 했으나 시장과 일부 분석가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더우스다르(Mike Doustdar)는 제프바운드의 성과를 ‘이례적인 결과(abnormality)’라고 표현했고, 최고과학책임자(CSO)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는 카그리세마의 잠재력을 보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투자자 대상 전화회의에서는 도이체방크의 에마누엘 파파다키스(Emmanuel Papadakis) 애널리스트가 카그리세마가 웨고비의 경쟁적 업그레이드로서 ‘구식(obsolete)’이 된 것이냐고 질문했고, CEO는 승인을 받으면 카그리세마가 최고의 라벨 데이터를 보유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임상 및 약제 용어 설명
비전문 독자들을 위해 주요 용어를 설명하면,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는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 효과를 보이는 약물의 활성 성분으로, 제프바운드의 핵심 성분이다. 제프바운드는 유럽에서 ‘문자로(Mounjaro)’라는 이름으로도 판매된다. 웨고비(Wegovy)는 노보가 2021년에 출시한 주사형 체중감량제로 시장을 선도한 바 있다. 한편 카그리세마는 노보가 개발 중인 신세대 비만 치료제로, 알약 형태의 복합치료 옵션으로 기대를 모았다.
의료진·환자 처방 관행과 시장 선택 요인
의사와 환자들은 약물 선택 시 효능 외에도 내약성(부작용 발생 정도), 복용 편의성, 비용, 보험 적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Barclays는 보고서에서 제프바운드가 ‘더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더 좋은’ 대안으로 자리 잡는다면 노보는 가격 외에는 경쟁할 수단이 거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처방 경향이 제프바운드로 쏠릴 경우 노보의 판매 회복이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시장·가격에 대한 분석
이번 임상 결과 공개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노보 주가의 추가적인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심리가 악화되면 기관투자가와 개별 투자자의 보유 조정이 이어져 주가 하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릴리는 제프바운드의 우수성이 시장에서 재확인될 경우 처방 점유율과 매출 성장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유효하다. 첫째, 제프바운드가 임상적·실제 처방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보이면 시장은 릴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노보가 향후 추가 임상이나 포지셔닝 전략, 가격 경쟁력으로 반격에 나설 경우 일부 환자군과 처방 환경에서는 카그리세마가 채택될 여지가 남아 있다. 셋째, 보험사와 보건당국의 가격·지급정책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환자 접근성은 높아지나, 기업의 마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
이번 카그리세마 후기 임상 결과는 노보가 릴리와의 경쟁에서 다시 우위를 되찾기 위한 도전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제프바운드의 우수한 성과는 시장 집중도를 높일 수 있고, 노보는 추가 시험과 규제 승인, 가격 전략 등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당분간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릴리가 우위를 점한 채 시장 재편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요 인물·기관 요약
로이터 보도, 노보 노디스크, 에일리 릴리, 웨고비(Wegovy), 카그리세마(CagriSema), 제프바운드(Zepbound/티르제파타이드), 메트세라(Metsera), CEO 마이크 더우스다르, CSO 마틴 홀스트 랑게, 애널리스트 에반 사이거먼(BMO), 도이체방크, JP모건, HSBC의 라제시 쿠마르, 도이체방크의 에마누엘 파파다키스, 바클레이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