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이 기준 대출금리를 동결했다. 인민은행(PBOC)은 경기 둔화 지원과 통화(환율) 안정 유지라는 균형을 맞추는 가운데 1년 및 5년 대출우대금리(LPR)를 각각 1년 3.00%와 5년 3.50%로 유지했다. 이는 해당 금리를 열 달 연속 동결한 것이다.
2026년 2월 24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위안화 강세 흐름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당국의 정책 판단을 반영한다. 1년 LPR는 신규 및 기존 대출의 기준금리로, 5년 LPR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이다.
세계 2위 경제인 중국은 작년 말인 2025년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률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후의 완화 조치 이후 가장 느린 속도를 보였다. 이러한 성장 둔화는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 취업시장의 약세, 소득 전망의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된 결과다.
통계상으로는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3년 만에 최저치인 0.9%로 떨어졌고, 물가 지표 중 하나인 GDP 디플레이터는 11분기 연속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왔다. 이에 따라 정책 당국은 재화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서비스 소비 촉진을 통해 내수 회복을 도모하는 정책으로 전환해 왔다. 특히 고령자 돌봄, 여가·관광 등 서비스 소비를 활성화해 재화 소비의 부진을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다.
위안화(¥)는 최근 몇 달간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역외 위안화(CNH)는 연초 약 달러당 6.974에서 2월 24일 오전 약 6.889로 강세를 나타냈다(LSEG 데이터 기준). 인민은행은 최근 위안화의 점진적 강세에 대해 어느 정도 관용을 보이는 신호를 보냈으며, 달러 약세 환경은 위안화 강세를 더 수월하게 만들었다.
인민은행은 일일 고시 환율(포지션 기준 중간값)을 중심으로 위안화를 관리하며, 고시 환율의 기준점(midpoint)을 매 영업일 직접 설정한 뒤 그 기준점의 ±2% 밴드 안에서 거래를 관리한다. 관계 당국은 1월 말에 이 소위 ‘고시 수준(fixing level)’을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7.00 아래로 낮췄다.
ING는 올해 위안화의 변동 밴드를 6.85~7.25로 전망하며, 중국이 통화 국제화를 진전시키려는 가운데 환율 정책의 재량이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NG는 “와일드카드는 2026년에 통화 안정 목표가 완화되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위안화 강세는 이미 압력을 받고 있는 수출 산업에 추가적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관세 등 외부적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강해지면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업체의 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구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용어 및 제도 설명
대출우대금리(LPR)는 중국에서 은행이 기업 및 개인에게 대출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금리다. 1년 LPR은 대체로 단기 대출의 기준이 되며, 5년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민은행은 과거 기준금리 대신 LPR 제도를 통해 금리 신호를 시장에 전달하고 있다.
GDP 디플레이터는 국내총생산(GDP)을 명목치에서 실질치로 환산할 때 사용되는 디플레이터로, 재화와 서비스 전반의 가격 변화를 반영한다.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것은 전반적인 가격 수준이 하락하는, 즉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시 환율의 기준점(fixing level)은 인민은행이 매 영업일 설정하는 중간값으로, 이 값에 대해 ±2% 범위 내에서 시장 환율이 움직이도록 관리된다. 이 기준점의 변동은 당국이 환율에 대해 허용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책적·경제적 함의
이번 금리 동결은 단순한 현상 유지를 넘어 정책 기조의 신호로 해석된다. 우선 내수 부진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 여지는 있으나, 위안화의 점진적 강세와 통화정책의 자율성 확보를 위한 외환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당국은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 소비 촉진과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환율 면에서 자본 유출·유입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어 균형이 필요하다.
또한 수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위안화 강세는 단기적으로는 수입원가 축소, 해외 유학·여행 비용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제조업 수출 경쟁력에는 부정적이다. 따라서 중국 당국은 환율을 지나치게 빠르게 허용해 위안화가 급격히 강해지는 상황을 경계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국제화 의지가 정책의 한 축으로 남아 있다. 위안화의 신뢰성과 국제 결제·보유 통화로서의 위상 제고는 중국의 전략적 목표이며, 이를 위해 환율 운영의 유연성을 일부 확대할 수 있다. 다만 그 속도와 범위는 수출 산업 보호, 금융 안정성 확보, 자본 유출입 관리 등 복합적인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
시장 전망 및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과 수출업계가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당국의 관용적 접근이 지속되면 위안화는 추가로 완만하게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정책 목표가 변경되거나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관리 수준이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 측면에서는 물가가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완화적 통화정책의 여지는 존재하지만, 환율 안정과 금융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속도 조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와 기업은 환율·수출 여건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리스크 관리(환헤지, 수출가격 전략 다변화 등)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비 촉진을 위한 서비스 산업 중심의 정책 전환은 장기적인 내수 구조 변화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관련 업종(관광·레저·고령자 서비스 등)에 대한 구조적 관심이 요구된다.
핵심 요약: 인민은행은 1년·5년 LPR을 각각 3.00%·3.50%로 열 달 연속 동결했고, 위안화는 연초 이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며 당국은 점진적 강세에 대해 일정 수준의 관용을 시사했다. 중국 경제는 2025년 4분기 4.5% 성장으로 둔화 신호를 보였고, 디플레이터의 장기적 마이너스와 소매판매 부진 등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