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2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58%, 나스닥100 지수는 -1.47%로 마감했다. 선물시장은 3월 E-mini S&P 선물(ESH26)이 -1.23%, 3월 E-mini 나스닥 선물(NQH26)이 -1.55%로 나타나 장 초반 약세를 시사했다.
2026년 2월 23일, Barchart(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에 대한 새로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금요일 장 마감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74년 무역법(Trade Act of 1974) 제122조(Section 122)에 따른 글로벌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15%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 위험회피 심리를 촉발했다. 이는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상호보복’ 관세 조치를 기각한 이후의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에 대한 발언에서 협상이 지속될 최대 기간을 10~15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으며, 이는 지정학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같은 날 AI 관련 불안감이 소프트웨어 및 결제업종에 집중된 매도 압력을 더했다. 연구기관인 Citrini Research가 발표한 가설적 시나리오가 결제업체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다루면서 결제 관련 종목의 하락을 촉발했다. 기술주 전반에서는 CrowdStrike(CRWD)가 -9% 이상 하락하며 S&P500과 나스닥100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Atlassian(TEAM), Intuit(INTU), Datadog(DDOG) 등은 -7% 이상 하락했다. Salesforce(CRM)는 -5% 이상, Microsoft(MSFT)와 Thomson Reuters(TRI)는 -2% 이상 하락했다.
결제업종에서는 American Express(AXP)가 -7% 이상으로 다우 지수 내 낙폭을 주도했고 Capital One(COF)은 -6% 이상, JPMorgan Chase(JPM)은 -4% 이상, Mastercard(MA)와 Visa(V)는 각각 -3% 및 -2% 수준으로 후퇴했다.
경제지표와 연준(연방준비제도) 관련 발언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1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Chicago Fed) 전국활동지수는 +0.39포인트 상승하여 9개월 만에 최고치인 0.18를 기록해 시장의 예상(0.01)을 상회했다. 반면 12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0.7%로 예상치와 부합했다. 달라스 연준의 2월 제조업 전망을 보여주는 일반 영업활동 설문지수는 +1.4포인트 올라 7개월 최고인 0.2를 기록하며 예상(-0.5)을 웃돌았다.
연준 인사인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지지 여부가 2월의 노동시장 지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3월 17~18일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약 5%
채권·금리 동향도 안전자산 선호를 반영했다. 3월물 10년 재무부권리(10-year T-note, ZNH6)는 가격 기준 +8틱 상승했고, 10년물 금리는 -3.3bp 하락한 4.050%를 기록했다. 이는 주식 약세가 국채 수요를 촉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주 미 재무부가 총 2,110억 달러 규모의 T-note와 변동금리채를 경매할 예정(화요일에 2년물 T-note 690억 달러 경매 예정)이라 공급 압력은 국채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럽 국채 금리도 하락했다. 10년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은 2.719%로 2.75개월 저점, 10년 영국 길트 수익률은 4.323%로 14.25개월 저점을 기록했다. 독일의 2월 IFO 기업심리지수는 +1.0포인트 올라 6개월 최고치인 88.6을 기록해 예상(88.3)을 소폭 상회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다음 회의(3월 19일)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은 스왑시장에서 약 2%로 반영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시장의 리스크 회피 성향을 부추겼다.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 재개가 제네바에서 목요일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란 외무장관 아라크치(Araghchi)는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좋은 기회(good chance)”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제한적 군사타격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며 협상 기간을 제한하려는 발언을 한 점이 긴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중동 리스크로 WTI 원유는 +1% 이상 상승하여 6.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섹터별·종목별 주요 이동에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었다. 패키징 업종은 RISI의 발표로 인해 미국 내 컨테이너보드 가격이 전월 대비 $20/톤 하락했다는 소식에 압박을 받았다. Smurfit West Rock(SW)과 Packaging Corp of America(PKG)는 -7% 이상, International Paper(IP)은 -6% 이상 하락했다. AppLovin(APP)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진행 사실이 재확인되며 -9% 이상 급락했다.
반면, 인수·합병 소식과 목표주가 상향에 힘입어 일부 종목은 상승했다. Gilead Sciences가 Arcellux(ACLX)를 약 78억 달러(주당 $115)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ACLX는 +77% 이상 급등했다. Veris Residential(VRE)은 Affinius Capital과 Vista Hill Partners의 인수 합의(약 34억 달러, 주당 $19)로 +12% 이상 상승했다. Raymond James가 목표주가를 상향한 Akamai(AKAM)는 +5% 이상 상승했다.
기업 실적 일정에서는 2월 23일(현지시간) Diamondback Energy(FANG), Dominion Energy(D), Domino’s Pizza(DPZ), Erie Indemnity(ERIE), Keysight Technologies(KEYS), ONEOK(OKE) 등이 실적을 발표 예정이다. 전체적으로는 S&P 500 기업의 80% 이상이 4분기 실적을 보고했으며, 보고를 마친 427개 기업 중 약 74%가 시장기대치를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P의 4분기 이익이 전년 대비 +8.4% 성장해 10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대형 기술주를 제외하면 이익 증가율은 +4.6%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용어 설명
· Section 122(무역법 122조): 미국 대통령에게 특정 무역긴급조치를 부여하는 조항으로, 국익에 위협이 될 경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한다. 이번 사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권한을 근거로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인상했다.
· E-mini 선물: S&P나 나스닥 등 주요 지수를 소형화한 전자거래 선물로, 시장의 즉각적 기대와 심리를 반영한다.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지표로 활용된다.
· 시카고 연준 전국활동지수(CFNAI): 산업생산, 고용, 소득 등 85개 지표를 종합해 경기 전반의 확장·수축을 판단하는 지수다. 양수는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전문가적 분석 및 향후 전망
이번 장세는 정책 리스크(관세 인상)와 기술 리스크(AI의 산업 파괴 가능성)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면서 단기적으로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한 사례다. 관세 인상은 수입물가 상승과 글로벌 교역 둔화를 통해 기업의 마진과 소비자 물가에 하방 리스크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채권으로의 안전자산 이동이 이루어져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향후 미·중 무역 관계나 동맹국들의 보복 가능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AI 관련 불안은 특히 소프트웨어·결제·클라우드 컴퓨팅 등 고성장 섹터에 집중된 만큼,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주가수준) 재평가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술적 착시는 단기 매도세를 심화시킬 수 있으나, 인공지능의 생산성 효과가 입증되는 장기적 관점에서는 수요 측면의 전환과 신성장 동력이 재확인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향후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예: Nvidia 등 주요 기술주)와 연준의 노동시장 지표, 그리고 3월 연준회의 전후의 통화정책 신호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론 무역정책의 불확실성과 AI 관련 부정적 시나리오가 위험자산을 압박하고 있지만, 기본 펀더멘털(기업 실적 호조)과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 변화 가능성은 시장에 반대 방향의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는 섹터별 노출 조정과 함께 금리·지정학 리스크의 전개에 따른 시나리오 플래닝을 권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