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15% 전 세계 관세를 발표하자 유럽과 런던은 즉각 경고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그간 유지돼 온 국제 무역질서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026년 2월 2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에 새로운 전세계 15% 관세를 공개했다. 이는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금요일(현지시각) 기존의 글로벌 관세 정책을 무효화한 판결을 내린 직후의 결정이다. 해당 대법원 판결로 지난해 봄부터 시행됐던 관세 정책은 법적 근거를 잃었다.
대법원의 판단에 대한 반응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다른 법적 틀을 적용해 10% 보편 과세를 발표했으나, 이후 관세율을 법적으로 허용되는 상한선인 15%로 인상했다. 이 15%의 관세율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전까지 최대 150일간 유효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즉시 발효된다“고 게시했다.

유럽과 영국의 관리들은 이번 조치가 지난해 체결된 여러 대미(對美) 무역협정을 뒤엎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EU발(發) 수출품에는 15%의 관세가 적용되며, 영국에는 당초 협정상 10%의 관세가 부과되도록 돼 있었다. 유럽 측은 백악관에 대해 새로운 관세 체계가 자국과 체결된 무역협정에 실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법적 확실성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로부터의 순수한 관세 혼란이다.” —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회 위원장 베른트 랑에(Bernd Lange)
랑에 위원장은 소셜미디어 X에 “이제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 — 오직 의문만 있고 EU와 다른 미국 무역 파트너들에게는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관세가 협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이 해당 협정을 준수할지조차 알 수 없다면서 “추가 조치를 취하기 전에 명확성과 법적 확실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는 월요일(발표일 기준) 긴급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며, 랑에는 미국으로부터 포괄적인 법적 평가와 명확한 약속을 받을 때까지 미·EU 무역협정의 이행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미 워싱턴 방문(3월 초)을 앞두고 ARD 방송에 “매우 분명한 유럽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실제 대응 방식은 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무역장관 니콜라 포리시에(Nicolas Forissier)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뤼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회원국들에게 단합된 자세를 요구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새 관세 정책이 영국과 미국 간 체결된 무역협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 행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우리는 미국과의 특권적 무역지위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번 판결이 영국과 전 세계에 미칠 관세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의 해명과 유럽의 우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인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는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며 체결된 무역협정은 유효하다고 방어했다. 그는 “대통령의 정책은 계속될 예정이었다. 그들이(파트너 국가들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협정에 서명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라며 “우리는 이 협정들이 좋은 협정이며 이를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과 영국 쪽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새로운 15% 관세율이 기존 협정의 대(對)EU 관세율과 동일해 보이지만, 관세 제외 대상(예: 의약품, 핵심 광물, 비료, 일부 농산물)과 자동차·철강 등 특정 품목에 대한 다른 관세들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분석 수치와 불균형
스위스 기반의 무역 감시단체인 Global Trade Alert의 분석에 따르면 무역 가중치(trade-weighted basis)로 볼 때 영국은 평균 관세율이 2.1%포인트 상승하는 반면 EU는 0.8%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브라질은 13.6%포인트 하락, 중국은 7.1%포인트 하락하는 등 국가별로 영향이 상이하다.
여기서 무역 가중치(Trade-weighted basis)란 각 국가별로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평균 관세 변동을 계산한 것으로, 특정 국가가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규모에 따라 평균 관세 변화의 영향도가 달라진다. 즉, 사소해 보이는 관세 변동도 교역 구조상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 평가와 시장 반응
포드햄 글로벌 인사이트의 창립자 티나 포드햄(Tina Fordham)은 CNBC에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가 초기 단계에서 유리한 합의를 체결하려던 국가들을 사실상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녀는 미 행정부가 2차적, 3차적 파급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시장 반응도 민감했다. 발표 당일 유럽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는 무역 불확실성이 대서양 간(Trans-Atlantic) 비즈니스 관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는 “무역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들, 미국 내외의 모든 사람들이 향후 관계에 대해 명확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도로 운전과 비슷하게 규칙을 알지 못하면 출발할 수 없다”고 비유했다.
법적·정책적 쟁점 설명
이번 사안에는 몇 가지 핵심 법적·정책적 쟁점이 있다. 첫째, 연방대법원이 이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무효화한 근거와 이번에 대통령이 선택한 새로운 법적 틀의 차이점이다. 둘째, 관세가 협정 위반인지 여부와 협정 유효성 문제다. 셋째, 의회가 150일 이후 관세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절차적 공백과 그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다.
이와 관련해 유럽 쪽은 미국으로부터 구체적 법적 해명과 확약을 받을 때까지 실무적·정책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관료는 강제적 상응조치(retaliatory measures)를 검토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경제적 파급 전망
단기적으로는 무역 파트너와 기업들의 비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전가와 공급망 재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영국은 평균 관세율 상승폭이 커 상대적 불리함이 확대될 수 있어 수출 경쟁력 약화와 무역수지 변동이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관세 리스크를 반영해 공급선을 다변화하거나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정책 측면에서 보면, 유럽연합은 법적 대응과 동시에 경제적 충격 완화를 위한 산업·무역 지원책을 검토할 공산이 크다. 미국 내에서도 의회 승인(150일 이후)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협상과 법적 심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요약 및 향후 일정
현재 상황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핵심 관전 포인트는 미국이 협정 준수와 법적 확약을 제공하는지, 유럽과 영국이 어떤 실무적·법적 대응을 택할지, 그리고 의회 승인 시한(150일 경과) 이후 관세 정책의 운명이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긴급회의와 브뤼셀의 집행위원회 결정,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3월 초 미국 방문 전후 외교·정책적 협상이 향후 전개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