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권한을 무효화한 판결은 2026년 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위급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협상력(레버리지)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26년 2월 23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부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對中) 관세를 임의로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이 축소되면서, 3월 말 중국 방문을 준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이 약화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워렌디 컷러(Wendy Cutler)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수석부사관 겸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관료는 “그(트럼프)는 사실상 자신의 핵심 경제 정책의 날개가 잘려나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자 양국 정상간 직접 대면 협의가 재개되는 중요한 일정이다. 시 주석도 올해 후반 워싱턴 국빈방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결의 쟁점과 즉각적 파장
대법원의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국제긴급경제권한법)를 근거로 사용해 온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IEEPA는 국가안보·긴급상황을 이유로 대통령에 경제제재 권한을 부여하는 법률로,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IEEPA는 국제적 긴급사태가 인정될 경우 대통령이 금융·무역 등 경제수단을 통해 대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도구다.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Trade Act of 1974) 122조(Section 122)를 근거로 전 세계 품목에 대해 임시 10% 관세를 부과했다고 발표했으며, 이어 이를 15%로 추가 상향해 곧바로 효력을 발휘한다고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게시했다. 백악관 팩트시트에 따르면 원래의 10% 관세는 2026년 2월 24일 오전 12시 01분(동부시간)부터 발효된다고 명시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Section 122도 IEEPA처럼 관세 권한의 범위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작년 워싱턴은 중국 수출품에 대해 추가 20% 관세를 부과했는데(상호 10%와 펜타닐 관련 10% 포함), 대법원 판결로 인해 미국의 중국 대상 관세율은 순감소로 전환돼 골드만삭스는 미·중 관세의 순감소폭이 약 5%포인트라고 평가했다. 무역감시기구(Global Trade Alert)는 수정된 Section 122 체계 하에서 중국이 수혜국 중 하나로 꼽히며 관세율이 7.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의 진단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의 중국 담당 다니엘 왕(Dan Wang)은 이번 판결이 “트럼프의 관세 임의 배치 능력을 제한해 중국에 대한 압력을 줄였고, 대두(대두류) 구매 확대·희토류 접근 완화 등에서 중국에게 협상 카드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푸단대학(Fudan University) 미중연구센터의 신보우(Sinbo Wu) 소장은 이번 판결을 통해 중국이 기술 수출 규제 완화·특정 중국 기업의 제재 목록 제외·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축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확실히 미·중 협상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신보우, 푸단대학 центр 디렉터
비관세적(Non-tariff) 수단의 지속성
관세 권한이 일부 제약을 받게 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비관세적 수단은 다수 존재한다. 다수 전문가들은 수출통제(export controls)와 특정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구조적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 도구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는 고급 반도체(advanced chips)에 대한 수출통제 확대와 기술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제한이 포함된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대만 정책, 남중국해 분쟁, 일본·한국 등과의 안보협력은 관세와 별개로 트럼프 행정부의 재량권이 큰 분야다. 중국 상무부는 판결 직후 이번 판결의 이행 영향력을 평가 중이라고 밝히며 모든 일방적인 관세 철폐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상무부 성명은 “중국과 미국은 협력하면 이익을 보고 대립하면 손해를 본다“고 언급했다.
관련 법령과 조사 설명
기사 전반에 등장한 주요 법적·행정적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IEEPA(국제긴급경제권한법)는 대통령에게 국제적 긴급상황에서 경제수단을 행사할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며, Section 122(무역법 1974년 개정)은 특정 무역·지급 불균형 문제를 다루기 위한 대통령·무역당국의 권한을 규정한다. Section 301은 특정 국가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조사하고 보복적 관세 또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조항으로, 2025년 말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1단계 합의 이행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Section 301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펜타닐 관련 관세은 미국이 마약 관련 이슈를 이유로 특정 품목에 부과한 추가 관세를 가리킨다. 이러한 용어들은 일반 독자에게 생소할 수 있으므로 맥락에 맞춰 정리해 설명했다.
진행 중인 섹션 301 조사와 향후 분쟁 가능성
USTR는 2025년 10월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Phase One)에서 약속한 시장개방·비관세장벽 완화·미국산 재화·서비스 구매 확대 의무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Section 301 조사를 개시했다. 힌리히 재단(Hinrich Foundation)의 무역정책 책임자 데보라 엘름스(Deborah Elms)는 Section 301가 발동되면 관세 외에도 다양한 조치를 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무역조사·관세 유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히며 자국 이익을 확고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적·경제적 영향과 정상회담 전망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스콧 케네디(Scott Kennedy)는 이번 판결이 양국 관계 전체를 전면적으로 뒤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간 마찰은 관세를 넘는 영역으로 확장돼 이미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네디는 4월 정상회담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며, 정전 연장(무역 휴전 연장)이나 미국 제품의 판매 계약 확대 등 단기적·상업적 성과는 가능하지만, 수출통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이나 중국 경제의 구조적 재균형 등 민감한 사안에서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클레어몬트 맥케나 대학의 정치학 교수 민신 페이(Minxin Pei)는 시 주석이 상업적 양보(예: 미국산 대두·보잉·에너지 구매 확대)를 제공하는 대가로 대만 문제에 관한 문구에서 중국이 자축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 주석은 이달 초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재확인한 바 있다.
금융·무역 실무에 미칠 영향 분석
전문가·기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판결은 다음과 같은 실무적 함의를 지닌다. 첫째, 중국 수출 회복의 상방 리스크가 증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전개가 올해 중국 수출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업사이드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둘째, 농산물(특히 대두)·항공기(보잉)·에너지 수출 확대를 둘러싼 협상 압박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미국 수출업체에는 단기 매출 기회가 될 수 있다. 셋째, 반대로 미국의 수출통제·제재 등 비관세 수단이 더욱 체계적으로 사용될 경우, 중국 기술기업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는 지속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시장 영향 측면에서는 관세율의 순감소가 중국 제조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일부 회복시켜 단기적으로 중국의 수출·제조업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주요 불확실성은 미국의 비관세적 제재·수출통제가 계속될 경우 공급망 전환·투자 축소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품목별 상이하겠으나, 관세 완화는 일부 수입품의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투자자용 시사점
기업·투자자에 대한 실무적 권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나리오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라. 관세 축소(낙관 시나리오), 비관세 규제 강화(기본 시나리오), 지정학적 충돌 심화(비관심 시나리오) 등 세 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공급망·가격·계약 재조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술·반도체·소재(희토류) 분야의 공급망 다변화와 규제 준수 체계를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 셋째, 농업·에너지·항공 등 대중 수출기업은 단기적 영업기회를 노리되, 장기적 구조적 리스크(예: Section 301 조사 결과에 따른 제재)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해야 한다.
결론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2026년 봄 미·중 정상회담의 협상력 지형을 바꿨다. 관세 권한의 제약은 중국에 일부 실익을 제공하며, 이는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이 보다 강한 입장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러나 비관세적 제재와 수출통제는 여전히 미국이 강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남아 있어, 최종 합의의 범위와 성격은 정치·안보적 변수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CNBC 보도 내용과 전문가 발언을 종합해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