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이는 미 연방대법원(SCOTUS)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긴급 권한을 근거로 부과한 글로벌 관세을 무효로 판결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 물가 지표 가운데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선호하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가 예상보다 높은 상승을 보이면서 달러의 하락 폭은 제한됐다.
2026년 2월 22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지수(DXY00)는 지난주 최고점에서 하락해 금요일 장을 -0.13%로 마감했다.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달러 약세를 촉발했다. 구체적으로 2025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2월 S&P 제조업 PMI, 그리고 미시간대의 2월 소비자심리지수 모두 예상치를 밑돌았다.
주요 경제지표: 미국의 2025년 4분기 GDP(연율 환산)는 +1.4%로 집계되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2.8%보다 크게 낮았다. 같은 기간 근원 PCE 가격지수는 연율 기준 +2.7%로 예상치(+2.6%)를 소폭 상회했다. 개별 항목으로는 12월 개인소비지출이 전월 대비 +0.4%로 예상(+0.3%)을 웃돌았고, 개인소득은 +0.3%로 예측치에 부합했다. 12월 근원 PCE(월간 기준)는 +0.4% m/m, +3.0% y/y로 예상(+0.3% m/m, +2.9% y/y)보다 높게 나타났다.
제조업·소비지표: 2월 S&P 제조업 PMI는 -1.2포인트 하락한 51.2로 집계되어 시장 예상치(52.4)보다 약화됐다. 12월 신규 주택판매는 -1.7% 하락해 연율 64만5천 건으로 집계되었으나,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73만 건)보다는 양호했다. 미시간대의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종전 발표치보다 -0.7포인트 조정된 56.6로, 예상치(57.3)보다 낮았다. 미시간대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5%에서 3.4%로 13개월 만에 최저로 하향 조정되었고,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4%에서 3.3%로 낮아졌다.
정책·금리 기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Raphael Bostic)은 금리 수준을 약간 긴축적(mildly restrictive)으로 유지하는 것이 신중하다고 발언하며 달러의 방어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의 금리 기대를 반영하는 스왑 시장은 3월 17-18일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 금리 인하 확률을 약 5%로 가격하고 있다. 2026년 전체로는 연준이 약 -5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 중 +25bp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중 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통화정책의 차별화은 달러의 구조적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법원 판단과 관세 쟁점: 미국 연방대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법상 긴급 권한을 근거로 시행한 포괄적(global) 관세 조치를 무효화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비상권한법을 관세 부과에 적용하는 데서 권한을 초과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판결은 관세 관련 세수의 소멸을 의미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 예산적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판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대응하지 않고
1974년 무역법(Trade Act) 제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
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제122조의 관세는 150일 간만 효력이 있으며, 연장 시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와 별도로 제232조(국가안보 관세)와 기존의 제301조(국가별 조사에 기반한 관세)는 여전히 효력을 유지한다고 트럼프 측은 밝혔다.
용어 설명(독자 안내): DXY(달러지수)는 주요 6개국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네, 스위스프랑)에 대한 달러 가중평균치를 의미한다. 근원 PCE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로, 연준이 물가 판단 시 선호하는 지표다. PMI는 구매관리자지수(PMI)로 제조업의 경기 확장·위축을 50을 기준으로 판별한다. 스왑 시장이란 단기금리·장기금리 기대를 반영하는 파생상품 시장으로, 중앙은행의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확률을 시장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보여준다.
통화·외환 시장 반응: 유로화(EUR/USD)는 금요일 +0.06% 상승했고, 유로존의 2월 S&P 제조업 PMI가 50.8로 예상(50.0)을 상회하며 3.5년 만의 가장 빠른 확장 속도를 보인 점이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독일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3.0%로 예상(-2.2%)보다 더 큰 하락을 기록해 ECB 정책에는 약간의 완화 신호로 작용했다. ECB의 3월 19일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시장에서 약 2%로 가격되고 있다.
달러대 엔화(USD/JPY)는 금요일 +0.03% 소폭 상승(엔화 약세)했다. 일본의 1월 전국 소비자물가(CPI)가 전년 대비 +1.5%로 예상(+1.6%)보다 낮아 BOJ 입장에서는 다소 완화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나, 2월 S&P 제조업 PMI가 52.8로 3년 만의 최고 속도를 기록한 점은 경기 개선 신호여서 엔화와 금리의 향후 방향성에 혼재된 신호를 준다. 시장은 3월 19일 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12%로 보고 있다.
귀금속 시장: 4월물 금 선물(GCJ26)은 금요일 +83.50달러(+1.67%) 상승 마감했고, 3월물 은 선물(SIH26)은 +4.709달러(+6.07%) 급등했다. 금·은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및 미국과 이란 간 외교적 긴장 가능성 확대, 그리고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에 따른 미국 재정적자 확대 전망 등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며 급등했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PBOC)의 외화보유고 내 금 보유가 1월에 4만 온스 증가해 7,419만 온스로 집계된 점(15개월 연속 보유 증가)은 중앙은행의 금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구조적 요인 및 감독·거래 여건: 1월 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케빈 워시(Keven Warsh)를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는 발표 직후 금·은은 기록적 고점에서 급락한 바 있다. 워시는 매파적 후보로 분류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귀금속의 롱 포지션이 대규모로 청산되었다. 또한 최근 귀금속 가격 변동성 확대에 따라 글로벌 거래소들이 증거금 요건을 상향 조정했고, 이로 인해 일부 장기 포지션이 축소되었다. 그러나 ETF 등 펀드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금 ETF의 순장기 보유는 1월 28일 기준 3.5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은 ETF 역시 12월 23일에 3.5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었다.
향후 전망과 분석: 단기적으로는 연방대법원의 판결로관세 수입이 소멸하고 이는 정부 재정 적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달러에 추가적인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연준의 선호 지표인 근원 PCE의 예상 상회는 통화정책 면에서 금리 하방 여지를 일부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2026년 전반에 연준이 약 -5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고 시장이 기대하는 가운데, BOJ의 금리 인상 가시화 가능성과 ECB의 동결 기조는 통화정책의 지역별 차별화를 강화해 달러 약세를 지속시킬 수 있다.
외환 투자자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관세 판결과 연관된 재정적 리스크, 연준의 인플레이션 지표 경로,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스탠스를 종합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특히 중동지역)와 중앙은행의 골드 매입 추세는 귀금속의 안전자산 수요를 지속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단, 금리와 달러의 향후 움직임은 경제지표의 추가 발표와 중앙은행 구성 변화, 의회 차원의 입법 대응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참고: 본 기사에 기재된 모든 수치와 사실은 2026년 2월 22일 기준으로 보도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