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에너지 대출기관 새 수장 선임…미국 에너지정책의 향방을 바꿀까

그레고리 비어드에너지 지배 금융국(Office of Energy Dominance Financing, EDF)의 신임 국장으로 취임했다. 전(前) 아폴로(Apollo) 임원 출신이자 장기간 뉴욕에 거주해온 비어드는 민간 부문에서 단순한 일자리를 위해 떠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에너지장관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의 제안으로 EDF를 이끌게 됐다고 전했다.

2026년 2월 2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비어드는 2025년 4월 비트코인 채굴업체 스트롱홀드 디지털 마이닝(Stronghold Digital Mining)에서 고문으로 EDF에 합류했으며, 2026년 1월 29일에 공식적으로 국장직을 맡았다. EDF는 과거 Loan Programs Office로 알려진 기관으로, 현재 약 $2890억(약 2890억 달러)의 대출 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에너지 대출기관으로 평가된다.

조직 정비와 포트폴리오 재검토

비어드는 취임 초기에 바이든 행정부 시기 승인된 대출들을 재검토하는 작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에너지부의 연례 검토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기간 중 선거일(2024년)과 취임 사이 수개월에 승인된 대출 포트폴리오의 80% 이상, 즉 약 $836억(약 836억 달러)가 영향을 받았다. 그 중 약 $300억의 조건부 대출 약정은 취소되거나 신청자가 철회했으며, 약 $530억어치의 대출은 재구조화됐다.

“이것은 정책의 뒤집기가 아니라 달러의 보호다(\”This is not a reversal of policies — it’s a protection of dollars\”).”

비어드는 이러한 검토가 세금납부자(납세자)를 보호하고 합리적 가격(affordability)신뢰성(reliability)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배출량 감축 중심이었다고 평가했다.


기관의 역사와 역할

EDF의 기원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기관은 전통적 자본시장에서 위험으로 인식되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미국 기업들에 대해 정부 보증을 통해 다리 역할을 해왔다. 엄격한 대출 심사 과정을 통과하면 사실상 정부의 승인 도장으로 간주되어 추가 자금 조달을 여는 효과가 있었다. 20년 이상의 역사 동안 성공 사례(예: 2010년 테슬라 대출 지원)와 실패 사례(예: 태양광 제조업체 솔린드라의 파산)가 혼재한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EDF는 일종의 그린 뱅크처럼 역할을 확장했고, 인력은 4배로 늘었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으로 이용 가능한 자금은 10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현 새 행정부는 기관의 방향을 바꾸어 친환경(그린) 색채를 줄였고, 공식 명칭도 변경해 Office of Energy Dominance Financing으로 재편했다.

새로운 우선순위

현재 EDF는 다음 6개 분야에 중점을 둔다: 원자력, 석탄·석유·가스 및 탄화수소, 핵심 자재 및 광물, 지열, 전력망 및 전송, 제조 및 운송. 비어드는 “우리의 모든 프로젝트는 미국인에게 에너지를 보다 저렴하게 만들고,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도우며, 전력망을 강화하고 중국의 특정 핵심 광물 지배 전략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 현황과 향후 계획

비어드는 EDF가 “영업 개시(OPEN FOR BUSINESS)” 상태라며 현재 약 80건의 대출 신청이 파이프라인에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새 프로젝트이고, 일부는 새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맞게 재구성된 기존 프로젝트이다. 재편된 EDF는 AEP, Constellation Energy, Wabash Valley Resources에 대해 세 건의 대출을 집행했으며, 셋 모두 이전 행정부에서 유래한 건이라고 설명했다.

비어드는 가까운 시일 내에 EDF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출 발표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첫 번째 종합적(soup-to-nuts) EDF 대출이 저렴성, 신뢰성, 그리고 전력망의 발전을 중심으로 한 ‘대출 물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대규모 자금의 상당 부분이 전력비용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력 수요·가격·신뢰성 문제

전력 수요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급증, 제조업의 리쇼어링(국내 회귀), 그리고 광범위한 전기화로 인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전기 요금은 전반적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어 가계에 압박을 주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빈번하고 강한 폭풍은 전력망에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부여하며, 전력의 가용성은 AI 경쟁에서 잠재적 병목으로 여겨진다.

비어드는 “기존 발전 설비를 보수·갱신해 가동 중단시키지 말아야 하며(Newbuild 뿐 아니라 refurbish, refresh가 필요하다) 건설을 다시 배우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규 건설은 허가 지연(permitting delay)과 연결비용, 송전선 연결 대기 등 현실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

에너지 비용 비교와 출력 특성(설명)

에너지 원별 비용 비교를 위해 흔히 쓰이는 지표는 평균화 발전단가(Levelized Cost of Energy, LCOE)이다. 자주 인용되는 라자드(Lazard)의 데이터에 따르면 신규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은 $38~$78/MWh, 육상 풍력은 $37~$86/MWh, 가스 복합발전(combined cycle)은 $48~$109/MWh, 석탄은 $71~$173/MWh 수준이다. 다만 LCOE는 디스패치 가능 자원(dispatchable resources)의 가치와 가동률(capacity factor)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원자력은 가동률 90% 이상으로 가장 높고, 가스 복합발전은 약 69%, 석탄은 43%, 풍력은 34%, 태양광은 23% 수준이다.

원자력에 대한 집중

EDF는 전통적으로 자본집약적인 대형 원자력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새 행정부는 2050년까지 미국 원자력 설비용량을 4배로 늘리자는 목표를 제시했고, 원자력은 EDF의 우선순위가 되었다. 비어드는 “우리는 더 강하게 지원할 수 없다”며 향후 몇 달과 분기 동안 관련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DF는 프로젝트 비용의 최대 80%까지 대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EDF는 2025년 11월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에 대해 세워진 쉐터된(가동 중단된) 원자로인 쓰리마일 아일랜드(Three Mile Island) 재가동을 위한 $10억 대출을 확정했다. EDF는 과거에 플랜트 보글(Plant Vogtle) 3·4호기 건설을 위해 $120억을 서던 컴퍼니(Southern Company)에 지원했고, 홀텍(Holtec)에 $15억(대출보증)을 제공해 미시간 팔리세이즈(Palisades) 원전 재가동을 지원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상업 규모의 신규 원자로 건설이 진행 중이지 않으나,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는 2030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10기 규모의 대형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원자로와 함께 소형 모듈형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 SMRs)도 기술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SMR은 상대적으로 건설 기간과 비용 통제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 등 고정 기반부하(baseload)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핵심 광물과 공급망 분리

EDF의 또 다른 핵심 축은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확보다. 중국은 정련과 공급망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과거 희토류 수출 제한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비어드는 국방부(Defense Department)가 이미 위기 수준의 문제(crisis-level issues)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 중이며, EDF는 중국의 공급망 지배 전략을 저해하는 프로젝트와 기업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20년 계획의 10년 차에 있다면 우리는 그 전략을 차단하는 프로젝트와 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규모 축소와 사업 방식 변화

재조직으로 EDF는 인력 감축을 단행했으나 비어드는 이것이 대출 속도나 프로젝트 품질을 저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반복 가능하고 경제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해 인력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비어드는 본인을 “전문 투자자이자 새 정부의 일원”으로 규정하며 “미국인에게 혜택을 주고 상환 가능한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기술적 용어 설명

LCOE(Levelized Cost of Energy): 발전원별로 장기적으로 단위 전력(MWh)당 평균 비용을 산정한 지표로, 건설비·연료비·운영비·자본비용 등을 포함해 비교에 쓰인다. 다만 디스패치 가능성가동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가동률(Capacity Factor): 발전 설비가 일정 기간 동안 최대 출력 대비 실제 얼마나 자주 가동되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이다. 원자력은 가동률이 높아 안정적인 기저부하(baseload)를 제공한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전통적 대형 원자로보다 작고 모듈화된 설계로, 건설 기간 단축과 비용 통제, 유연한 배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책·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분석)

EDF가 보유한 거대한 대출 권한과 신임 국장의 적극적 투자 의지는 향후 미국 에너지 시장과 관련 산업에 다층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EDF의 신속한 자금 투입이 발전설비의 보수·재가동·신규 건설을 촉진해 전력 공급 병목을 완화하고 전기요금 상승 압력을 일부 낮출 수 있다. 특히 EDF가 자금을 집중할 경우 원자력 관련 장비·건설업체, 핵심 광물 채굴·정련 업체, 전력망 설비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EDF의 자금 지원이 성공적으로 구현될 경우 국내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과 정련 역량 확충으로 중국 의존도가 낮아지며,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이어진다. 또한 원자력과 디스패치 가능 발전의 확대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해 전력망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다. 반면, 프로젝트 허가 지연, 기술·공사 지연, 비용 초과, 또는 대출 상환 실패는 재정적 리스크와 납세자 부담 우려를 유발할 수 있어 EDF의 심사·관리 역량이 관건이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보면, EDF의 대출 확대는 에너지 부문의 투자 재원을 확대해 관련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기업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대출이 공시되는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정치적·정책적 리스크가 재평가될 수도 있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채무 불이행 리스크는 공공재정·채무 프레임에 파급될 수 있으므로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 모두 리스크 관리에 주목해야 한다.


결론

그레고리 비어드의 취임과 EDF의 재편은 미국의 에너지 정책과 산업 지형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크다. 대출 권한 약 $2890억이라는 막대한 자원이 어떻게 배분되는지에 따라 전력 가격, 원자력 산업의 부흥, 핵심 광물 공급망의 재편, 그리고 전력망 신뢰성 개선 효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 다만 허가·건설·기술·재무적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