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의 교훈이 말해주는 소프트웨어·AI 전환의 향방

스티펠(Stifel)의 최근 보고서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주식의 최근 하락세가 단기적 조정이 아닐 수 있으며, 장기적인 재정렬의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1990년대 후반의 e커머스(eCommerce) 파괴 양상을 소프트웨어·AI 전환과 비교하면서, 투자자들이 AI 관련 공포를 과장되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라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2026년 2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티펠 애널리스트들은 소프트웨어 업계 지형을 과거 소매업의 전형적인 아키타입에 대응시켜 분류했다. 이들은 시장 지배력을 지키려는 대형 기득권(예: Walmart류), 다음 사이클 우위를 노리는 고성장 도전 기업(예: Costco류), 생존은 가능하지만 번창하기 어려운 곳(예: Macy’s류), 그리고 공개 파산은 예상되지 않는 기업(예: Bed Bath & Beyond류)으로 구분했다.

“전통적 소매업체들이 2000년대 초반 거래된 방식과 유사하다”

애널리스트들은 많은 소프트웨어 주식이 향후 분기 동안 V자 반등에 준하는 회복을 보일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문구는 업계의 단기적 낙관론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역사적 유사 사례: 마이크로소프트
보고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1999~2014년 사례를 경고적 사례로 제시한다. 해당 주식은 1999년 12월 약 $60로 정점을 찍은 뒤 2000년 4월 $40 밑으로 하락했고, 2000년 12월경 $20 안팎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매출은 $220억에서 $830억으로 증가하며 연평균성장률(CAGR)이 거의 10%에 달했고, 주당순이익(EPS)은 연평균 약 8%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다시 $40을 회복한 것은 2014년 4월까지 기다려야 했다. 보고서는 관리진 교체와 Azure의 가속화가 회복의 주요 촉매였다고 지적한다.

핵심 우려: AI의 수익화 능력
스티펠은 오늘날의 투자자 우려가 Anthropic이나 OpenAI 등의 툴이 즉시 대규모 Salesforce나 ServiceNow 설치를 대체할 것인가에 있지 않다고 봤다. 대신 핵심 문제는 기존 기업들이 AI 기능을 어떻게 수익화할 것인지에 있다. 즉, AI를 새로운 매출원으로 전환할지, 아니면 경쟁을 막기 위해 기존 계약에 에이전트형(agentic) AI를 묶어 제공해야 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마진과 비용 압박
보고서는 AI 관련 비용이 소프트웨어 업계의 전통적인 고마진(역대 최고 수준의 총이익률)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과거 온프레미스(on-premise)에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전환될 때와 유사한 현상이다. 스티펠은 대형 언어모델(LLM) 제공자들이 현재 일부 고객 사용량을 보조금(subsidy) 형태로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며, 일부 프롬프트(prompt) 활동은 공급자 입장에서 부정적 총이익률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보조금이 사라지고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이 대규모 자본지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인프라 가격을 조정하면 마진 리셋이 상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가(Valuation)의 불확실성
시장 평가는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IGV)의 EV/NTM Revenue(기업가치 대비 향후 12개월 매출)는 16배 이상에서 3.9배로 압축되었다. 스티펠은 20년을 되돌아보았을 때 이 그룹이 2005~2017년 범위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V/NTM FCF(기업가치 대비 향후 12개월 잉여현금흐름) 측면에서 IGV는 22.8배로 거래되고 있으며, 시계열 평균은 38.2배다. 저렴해졌지만 곤경에 처한 수준은 아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보고서 요약에서는 “광범위한 그룹은 당분간 범위(rang bound)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PE)와 전략적 통합의 역할의 한계
스티펠은 사모펀드가 SaaS 전환 시기의 구원투수 역할을 다시 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 이유로는 사모펀드의 기관 배분 비중이 현재 종종 20% 이상으로, 20년 전의 저단수(단일자리 퍼센트)와 비교해 매우 높아졌고, 부채비용 상승과 기존 보유자산에서 자본을 회수하는 데 따른 어려움 등이 꼽혔다. 전략적 인수합병(M&A)도 억제될 가능성이 높지만, IBM은 예외로 지목됐다. IBM은 Red Hat과 HashiCorp에 이어 오픈소스 인프라 자산을 계속 인수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 투자 선호와 응용층 전망
단기적으로 스티펠은 데이터, 인프라 소비 및 보안 관련 기업들을 상대적으로 방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판단의 근거로는 최근의 실적 발표에서 Cloudflare와 Datadog의 성과를 인용했다. 응용(application) 측면에서는 강한 데이터 중력(data gravity)깊은 도메인 전문성을 보유한 기존 SaaS 기업들이 에이전트형 워크플로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세 추천 종목
스티펠이 제시한 상위 추천 종목은 CrowdStrike, Cloudflare, Palo Alto Networks, Salesforce, Guidewire Software, HubSpot, Braze, Titan Machinery, Datadog, MongoDB, Snowflake 등이다. 이 목록은 보안·인프라·데이터 중심의 기업과 특정 도메인 전문성을 가진 SaaS 기업에 비중을 둔 것이다.


용어 설명 및 맥락
독자 편의를 위해 기사에 등장한 주요 용어를 정리한다. LLM(대형 언어모델)은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어 생성·이해를 수행하는 AI 모델을 의미한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예: AW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 등)을 가리킨다. SaaS는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며, 온프레미스는 사용자의 시설 내에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치·운영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데이터 중력(data gravity)은 데이터가 많은 플랫폼으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유입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EV/NTM은 기업가치(EV)를 향후 12개월(Next Twelve Months) 예상치표와 비교하는 지표다.

향후 시장·가격 영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스티펠의 분석을 토대로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진 압박은 단기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의 이익률을 낮추고 주가의 밸류에이션 압력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LLM 운영비용과 프롬프트 처리 비용이 높은 기업은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둘째, 밸류에이션 재조정은 고평가된 성장주군에서 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으며, 이는 IGV와 같은 섹터 ETF의 추가 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셋째, 전략적 인수합병과 사모펀드의 역할 축소는 구조적 전환을 더디게 만들며, 이는 장기적으로 리레이팅(re-rating)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넷째, 인프라·보안·데이터 중심 기업의 상대적 강세는 기술 생태계에서 비용 효율성과 데이터 주도형 서비스가 중요해짐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기존 대형 기업이 AI 기능을 성공적으로 수익화하지 못하면 중견·신흥 기업들이 점유율을 갉아먹는 구조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기업에게 주는 시사점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적 모멘텀보다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 데이터·고객 잠김(lock-in), AI 수익화 전략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이 권고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AI 관련 비용을 명확히 제품 가격에 반영하거나,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인프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수익화 로드맵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또한,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와 동시에 비용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결론
스티펠의 보고서는 과거 e커머스가 전통 소매업을 재편했던 사례에서 중요한 전략적 교훈을 도출한다. 소프트웨어·AI 전환은 일부 기업에게는 기회, 다른 기업에게는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이미 일부에 대해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간의 경쟁 구도와 밸류에이션 재설정 과정이 주가와 산업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