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 및 휘발유 선물 가격이 약세로 마감했다. 3월물 WTI 원유(CLH26)는 금요일 종가 기준 -0.04달러(-0.06%) 하락했고, 3월물 RBOB 휘발유(RBH26)는 -0.0093달러(-0.46%) 하락 마감했다.
2026년 2월 21일, Barchart(나스닥닷컴 계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말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은 에너지 수요 둔화 우려를 부각시키며 원유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다만 달러 약세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하락 폭을 제한했다.
금융·거래 시장의 단기 반응으로는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2025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연율 기준 전분기 대비 +1.4%로 집계돼 시장예상치 +2.8%를 크게 하회한 점이 에너지 수요 둔화 우려를 강화했다. 또한 2월의 S&P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51.2로 시장의 변화 없음 예상치(52.4)를 밑돌았고, 미시간대학(University of Michigan)의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0.7포인트 하향 조정된 56.6로 발표되어 소비 심리 약화를 시사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가격 상승 요인이다. 목요일에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해 원유가 6.5개월 최고치까지 급등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압박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는 협상 기한으로 10~15일을 언급하며 회담 지속에 한계를 시사했고, 제재나 군사행동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협상 타결을 강요하기 위해 제한적 군사 타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사 Axios는 외교적 돌파구에 대한 증거가 없음을 보도했고,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현실화될 경우 미·이스라엘의 공동 작전으로 전개돼 수주간 지속되면서 지난달 베네수엘라 작전보다 훨씬 광범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교통부는 최근 해상 주의보를 발령해 미국 국적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관할 해역과의 최대한의 거리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란은 OPEC의 4위 산유국이며, 일일 생산량은 약 330만 배럴(bpd)로 추산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요충지라 통행 제한은 글로벌 공급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러시아 관련 불확실성도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재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회담이 조기 종료됐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가 미해결이라며 장기적 종전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해왔다. 이 갈등의 지속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지속시키며 공급 측면에서의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공급 측의 확장 신호도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상 저장(floating storage)에 대량의 러시아·이란산 원유가 머물러 있다는 Vortexa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탱커에 저장되어 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만 Vortexa는 주당 7일 이상 정체된 탱커에 보관된 원유량이 2월 13일로 끝나는 주에 전주 대비 -8.2% 감소한 86.95백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도 증가해 글로벌 공급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로이터는 베네수엘라의 1월 원유 수출량이 80만 bpd로 12월의 49.8만 bpd에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전월의 13.59백만 bpd에서 13.60백만 bpd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같은 기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도 95.37(쿼드리언 btu) → 96.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잉여 전망을 전월의 3.815백만 bpd에서 3.7백만 bpd로 소폭 축소했다.
정책·조정 요인으로는 OPEC+의 2026년 1분기 생산 증가 보류 결정이 주요 변수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bpd를 증산하기로 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OPEC은 2024년 초 시행한 총 220만 bpd의 감산분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120만 bpd는 여전히 복원되지 않은 상태다. OPEC의 1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230,000 bpd 줄어 28.83백만 bpd로 5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분쟁·제재 영향으로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6개월간 적어도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 역량을 제한했고, 11월 이후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도 강화돼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탱커가 공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수출 능력을 추가로 제한하고 있다.
재고와 생산지표를 보면, EIA의 2월 13일 기준 보고서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의 -6.0% 수준, (2) 휘발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3.3% 수준, (3) 증류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5.8% 수준임을 제시했다. 같은 기간 미국 주간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0.2% 상승한 13.735백만 bpd로 집계돼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백만 bpd에 근접해 있다.
또한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조사에 따르면 2월 20일로 끝나는 주에 미국의 가동 중인 원유 시추장비 수는 409대로 전주와 동일했으며, 이는 지난 4.25년 내 저점(406대, 12월 19일 주)에 근접한 수준이다. 2022년 12월의 627대(5.5년 최고치)와 비교하면 지난 2.5년 동안 가동 장비 수는 크게 감소했다.
포괄적 요약 :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글로벌 재고 확대, 베네수엘라 수출 증가 등이 원유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반면 중동과 러시아 관련 지정학적 불안은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
용어 설명(독자 참고)
• WTI(West Texas Intermediate) : 미국 텍사스산 원유 기준물로 국제 유가의 대표적 벤치마크다.
• RBOB : 휘발유 선물 중 하나로, 산화제 혼합 전의 원료(연료 블렌딩 전 상태)를 의미한다.
• Floating storage(해상 저장) : 선박이나 탱커에 원유를 장기간 저장하는 것으로, 공급 과잉 시 종종 증가한다.
• bpd : barrels per day(일일 배럴) 단위.
• PMI(구매관리자지수) : 제조업 경기의 지표로 50 이상이면 확장을, 이하이면 위축을 뜻한다.
시장 영향과 전망(분석)
이번 일련의 지표와 사건들을 종합하면 향후 원유 가격은 상충하는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의 GDP 성장률 부진과 소비자 심리 약화, 제조업 PMI 하락이 단기적 수요 둔화를 시사해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베네수엘라 수출 회복과 대규모 해상 저장이 글로벌 공급 여유를 확대해 또 다른 하방 요인이 된다.
반면 지정학적 변수(이란 리스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호르무즈 해협의 금융·해상 안전 위협 등)는 급격한 공급 차질 발생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이러한 사건 발생 시 가격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 또한 OPEC+의 생산 정책(1분기 증산 중단)과 주요 기관의 생산 및 잉여 전망(EIA·IEA)의 변화는 중기적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실무적 시사점으로는 에너지 트레이더와 산업 관계자는 다음 사항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과 글로벌 경제지표(특히 GDP·PMI·소비심리)의 추가 하방 리스크. 둘째, 중동·러시아 관련 긴장 고조의 징후 및 해상 통로(호르무즈) 안전 상황. 셋째, 해상 저장량과 베네수엘라·러시아의 실물 수출 데이터의 추가 업데이트. 넷째, OPEC+의 회의 결과와 각 산유국의 증산 속도다.
공개 공시 : 게재 시점 기준으로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 모든 데이터와 정보는 참고용이며 원유·상품 투자 결정은 개별 투자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