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 이번 기(특별세션) 심리 주요 사건 정리

<팩트박스> 미국 대법원이 이번 기(10월 시작~6월 종료) 동안 심리 중인 주요 사건들을 정리한다.

이번 시즌 대법원 심의 사안은 대통령 권한, 관세, 출생시 시민권, 총기 규제, 인종 관련 선거구, 트랜스젠더 선수의 경기 참가, 선거자금법, 투표권, 성소수자 전환치료 금지, 종교권리, 사형제도 등 광범위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아래는 이 기간(10월부터 6월 말까지)에 법정에서 다뤄지거나 이미 긴급 절차로 처리된 주요 사건들에 대한 정리이다.

2026년 2월 2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번 심리 과정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연방법 및 헌법의 권한 범위를 재확인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중대한 판결들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IEEPA) 적용

대법원은 2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폭넓은 관세 조치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해 해당 조치를 무효화했다. 6대 3의 판결은 하급심 결정이 정당하다고 확인했으며, 미국 헌법상 조세·관세 부과 권한은 의회에 있고 대통령에게 부여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관세를 무기화한 무역전쟁을 촉발했고, 이는 국제 무역관계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줬다.

트럼프의 연준 이사 해임 시도

대법원은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인 리사 쿡(Lisa Cook)을 즉시 해임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도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1월 21일 심리에서 재판부는 쿡의 해임을 즉시 집행하는 것을 금지한 하급심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낮다는 신호를 보였다. 연준을 창설한 의회는 연방준비법(Federal Reserve Act)을 통해 정치적 간섭을 차단하고자 이사들의 해임을 대통령이 ‘for cause’로만 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나 법은 그 용어의 정의나 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쿡에 대해 부동산 관련 사기 혐의를 제기했으나 쿡은 이를 부인했고, 쿡은 당분간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종 판결은 6월 말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출생시 시민권(속권·14조) 제한 지시

대법원은 4월 1일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표한 출생지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의 합법성을 심리할 예정이다. 해당 행정명령은 부모 중 어느 누구도 미국 시민권자 또는 합법적 영주권자(그린카드 소지자)가 아니면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말라고 연방 기관들에 지시한 것이었다. 하급법원은 이 명령이 미국 헌법 수정 제14조와 연방법(출생지 시민권을 규정한 법)을 위반한다고 판결하며 집단소송에서 부모와 자녀의 권리를 인정했다.

루이지애나 선거구 획정(투표권법 섹션2)

10월 15일 심리에서 보수 성향 재판관들은 1965년 제정된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의 핵심 조항 중 하나인 섹션2(Section 2)를 약화시킬 의향을 드러냈다. 이 사건은 루이지애나 주의 6개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획정이 소수인종의 영향력을 희석한다고 하급심이 판단한 데서 시작했다. 해당 지도의 수정으로 흑인 다수 선거구가 기존 1곳에서 2곳으로 늘어났으나 하급심은 여전히 평등 보호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최종 판결은 6월 말까지 예상된다.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 해임

대법원 보수 성향 재판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3년 3월에 민주당 성향의 FTC 위원 레베카 슬로터(Rebecca Slaughter)를 임기 만료 전 해임하려 한 행위의 합법성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12월 8일 심리에서 보수 재판관들은 의회가 독립기관 수장에 대해 부여한 임기 보호가 대통령 권한을 부당하게 침해한다는 행정부의 주장을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대법원은 사건 심리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슬로터를 해임하도록 허용했다. 판결은 6월 말 예상이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스포츠 참가 금지법

1월 13일 심리에서 보수 재판관들은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 팀에서 뛰는 것을 금지한 주(아이다호, 웨스트버지니아 등)의 법을 유지할 가능성을 보였다. 이 사건은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해당 금지법이 위헌 및 연방법(차별금지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항소 사건이다. 현재 약 25개 주가 유사 법안을 두고 있다. 보수 재판관들은 호르몬 요법이나 사춘기 억제제가 남성의 신체적 우위를 제거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합의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판결은 6월 말에 나올 전망이다.

성소수자 전환치료 금지와 표현의 자유

10월 7일 심리에서 보수 재판관들은 콜로라도 주의 미성년자 대상 성적 지향·성정체성 변경을 목표로 하는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를 금지한 법에 대해 표현의 자유(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근거한 도전을 수용할 가능성을 보였다. 기독교 상담사는 이 법이 치료사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콜로라도 주는 이를 전문적 행위를 규율하는 것일 뿐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급심은 해당 법의 합헌을 유지했다.

하와이 총기 소지 제한법

1월 20일 심리에서 보수 재판관들은 공개 영업장(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소유주의 명시적 허가가 없으면 권총 반입을 금지하는 하와이 법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법은 ‘property owner’s express authorization’을 요구하며, 다른 4개 주도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다. 하급심은 해당 법이 수정헌법 제2조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불법 약물 사용자와 총기 소지 금지

3월 2일에 심리될 사건은 연방법이 불법 약물 사용자들의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규정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를 다룬다. 이 규정은 1968년 제정된 총기규제법(Gun Control Act)의 일부로, 전 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에 대해 2023년 제기된 혐의와 관련된 규정이기도 하다. 하급심은 이 규정이 수정헌법 제2조에 위배된다고 본 바 있다.

선거자금 규제(당과 후보의 공조지출)

12월 9일 심리에서 대법원은 부통령 후보 JD 밴스(JD Vance)가 포함된 공화당 주도의 소송을 심리했다. 쟁점은 후보와 당이 공조해 지출하는 coordinated party expenditures에 대한 연방 한도액이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다. 보수 재판관 일부는 도전 측의 주장에 우호적 태도를 보였고, 진보적 3인은 지출 한도를 유지할 뜻을 보였다. 최종 판결은 6월 말 전망이다.

우편투표 수령 유예기간(미시시피 주)

3월 23일 심리 예정인 사건은 미시시피 주가 특정 유권자에게 우편투표를 선거일 당일 우표가 찍힌 경우 최대 영업일 기준 5일까지 도착 지연된 표를 집계하는 법의 합법성을 방어하는 것이다. 하급법원은 이 법을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해당 사건은 전국적으로 더 엄격한 투표 규칙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미국 망명 처리 제한(국경 ‘미터링’ 정책)

3월 24일 예정된 심리에서는 행정부가 국경의 항구 입국 지점에서 망명 신청 처리를 제한하는 이른바 ‘metering’ 정책의 권한을 주장한다. 하급법원은 이 정책이 연방법을 위반한다고 판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정책을 폐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재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외 인권 침해 기업 책임(Alien Tort Statute)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의 항소 사건에서 정부와 기업은 1789년 제정된 Alien Tort Statute(외국인 불법행위 법)의 적용 범위를 제한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이 소송은 중국 정부가 파룬궁 수련자들을 감시·탄압하는 데 시스코의 기술이 사용됐다는 주장에서 시작됐으며, 2023년 하급심 판결이 이를 부활시켰다. 심리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임신 위기 지원센터(신앙 기반)와 주검사총장 수사

12월 2일 심리에서 대법원은 뉴저지 주 검찰총장 매튜 플랫킨(Matthew Platkin)이 First Choice Women’s Resource Centers에 대해 발부한 2023년 소환장이 정당한지 여부에 대해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 First Choice는 임신중절을 막는 종교 기반 단체로, 기부자 및 의료진 정보 제공을 거부하며 연방 소송을 제기했다. 다수 재판관은 원고 측에 우호적인 기류를 보였다. 판결은 6월 말 예상이다.

라스타파리 신도 수감인 종교권리

11월 10일 심리에서 보수 재판관들은 루이지애나 교도소 경비원이 라스타파리 신도의 종교적 이유로 머리를 기르는 것을 금지하고 강제로 삭발한 행위에 대해 개인 공무원을 상대로 금전 배상 청구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보였다. 원고 데이먼 랜도어(Damon Landor)는 연방법이 개인 공무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급심이 판결했다고 항소했다.

사형수 지적장애 여부 관련 집행 허가

12월 10일 심리에서 앨라배마 주는 1997년 살인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조셉 클리프턴 스미스(Joseph Clifton Smith)에 대한 사형 집행을 추진했다. 하급심은 그를 IQ 점수와 전문가 증언을 근거로 지적장애가 있어 사형 집행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2002년 대법원 전례는 지적장애자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잔혹하고 이례적인 형벌을 금지한 미 헌법 제8조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결론은 6월 말 예상이다.

제초제(라운드업) 암 유발 주장 소송

독일 바이엘(Bayer)의 자회사인 몬산토의 라운드업(Roundup) 제초제와 비호지킨 림프종 간의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소송에서 바이엘은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려 한다. 원고는 수년간 라운드업에 노출된 후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급심은 연방법이 농약 관련 소송을 주법에 근거한 제기에서 배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심리 일정은 미정이다.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무선통신사 제재

대법원은 고객 위치데이터를 동의 없이 공유한 혐의로 Verizon, AT&T 등 주요 통신사에 부과된 수천만 달러 규모의 FCC 과징금의 권한 남용 여부를 심리할 전망이다. 쟁점은 FCC가 정식 재판 이전에 부과한 제재가 연방법 및 헌법상 권한을 초과했는지 여부다. 심리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코프(Cox) 음악 저작권 분쟁

12월 1일 심리에서 대법원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Cox Communications가 고객의 대규모 불법복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심리했다. 레코드사들은 Cox가 이용자의 불법 파일공유를 용인·조장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하급심은 재심을 명령했으며, Cox는 최대 15억 달러까지 배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종 판결은 6월 말에 나올 전망이다.


전문가적 분석 및 전망

법률전문가와 시장분석가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들이 단순한 법리 해석을 넘어 정치·경제적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평가한다. 첫째, IEEPA 판결과 같이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은 향후 행정부의 대외무역 및 경제제재 정책 운용에 제약을 가해 글로벌 무역·금융시장에 안정성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연준 이사 해임 관련 판결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하여 금리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이거나 반대로 정치적 개입 가능성을 열어 둘 수 있다. 셋째, 총기·공중보건·선거 관련 판결들은 주(州) 단위 정책 설계와 연방 규범의 균형에 중요한 지침을 제시할 것이며, 이는 관련 산업(방산·의료·통신 등)의 규제 리스크와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례들이 행정부 권한의 한계, 독립 기관의 보호, 시민권과 인권의 범위를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거·투표권 관련 판결은 정치적 경쟁 환경과 선거제도 안정성에 직접적 영향을 주어 중장기적으로 정책 리스크를 재평가하게 만들 것이다.

주요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다룬 주요 법률·용어의 간단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는 대통령에게 국제적 비상사태 시 경제 제재 등 특정 권한을 부여하는 1977년 법이다.
Section 2 of the Voting Rights Act는 표 그리기(선거구 획정)가 소수자의 투표 영향력을 희석시키는지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Alien Tort Statute는 1789년 제정된 법으로 외국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와 관련한 민사소송을 미국 법원에서 제기할 수 있게 했던 조항이다.
Gun Control Act of 1968은 총기 소지·판매 규제를 목적으로 제정된 연방법이다.

맺음말

이번 대법원 기 심리는 헌법 해석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연방과 주의 권한 배분, 개인의 권리 보호 범위, 행정부의 권한 행사의 한계 등을 둘러싼 중요 판례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최종 판결들은 대체로 2026년 6월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각 판결은 관련 정책과 시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