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엔비디아 차세대 AI용 고성능 HBM4 공급 사실상 단독 수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상위 모델용 HBM4(High Bandwidth Memory 4) 공급을 사실상 단독으로 수주한 것으로 국내외 언론이 전했다. 이번 계약은 메모리 반도체 경쟁 구도와 AI 반도체 생태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2월 20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 매체 조선비즈(ChosunBiz)는 복수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NVIDIA Corporation, 나스닥: NVDA)가 차세대 Vera Rubin 프로세서에 탑재될 HBM4 공급사를 성능 지향 라인과 범용 라인으로 구분해 배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선비즈 보도는 엔비디아가 고성능 모델에 대해 삼성전자의 HBM4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삼성의 제안이 동종업체보다 성능 측면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돼 고가·고성능 모델 부문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차세대 Vera Rubin 제품군을 범용(General-purpose) 모델과 성능 지향(Performance-oriented) 모델로 나누어 각각 다른 수준의 HBM 공급사를 배정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초고성능 모델에 들어가는 HBM4를 공급하는 파트너로 선정됐다. 엔비디아는 이미 올 초 Vera Rubin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2026년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해당 보도는 삼성전자가 HBM4의 양산 및 출하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지 약 일주일 만에 나왔다. 삼성전자는 HBM4를 양산·출하한 첫 메모리 업체로 알려졌으며, HBM(High Bandwidth Memory)은 대형 생성형 AI 모델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빠른 연산 속도와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하는 핵심 부품이다. HBM4는 이 기술의 최신·최고 사양 버전이다.


용어 설명

HBM(고대역폭 메모리)는 패키지 방식으로 여러 개의 메모리 다이를 수직으로 적층(stacking)하고 높은 대역폭을 달성하기 위해 TSV(Through Silicon Via)와 같은 연결 기술을 쓰는 메모리 구조를 말한다. 기존의 DDR 계열 메모리보다 메모리 대역폭이 월등히 높아 대규모 병렬 연산이 필요한 AI·GPU 워크로드에 적합하다. HBM4는 이 계열의 최신 버전으로, 이전 세대(HBM2/HBM3)에 비해 대역폭·전력 효율·집적도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 환경 및 경쟁 구도

과거 삼성전자는 AI 수요 급증기에 SK하이닉스(SK Hynix Inc, 한국거래소: 000660)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Inc, 나스닥: MU) 등에 비해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1년간 HBM 분야에서 빠르게 추격해 왔으며, 특히 엔비디아와의 공급 관계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성능 HBM4 공급 확보가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부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제품 포트폴리오 구조상 범용 모델은 전체 생산량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고성능 모델은 단가(ASP)와 마진이 훨씬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고성능 라인에 배정될 경우 수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경제적·산업적 영향 분석

첫째, 삼성전자의 HBM4 공급 확대는 메모리 사업부의 평균판매가격(ASP)과 이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성능 HBM4는 범용 HBM 대비 높은 가격대가 설정되므로, 판매 비중이 늘어날수록 실적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반도체 생태계 관점에서 보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에 고사양 HBM4가 채택되면 해당 플랫폼의 성능 우위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이는 AI 서버·데이터센터 시장의 수요 확대를 촉진해 관련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셋째,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은 고성능 HBM4 공급과 관련한 대응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측에 따르면 공급사가 소수로 집중될 경우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가격·공급 협상력에서 우위가 생길 수 있다.

넷째, 중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산업 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capex)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HBM4와 같은 고사양 메모리 기술은 초기 투자 비용과 기술 장벽이 높아, 선제적 투자와 일관된 생산능력 확충이 시장 점유율 확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책·투자자 관점에서의 시사점

투자자 관점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수주 소식이 중장기 수익성 개선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엔비디아의 범용 모델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전체 매출 확대가 단기간에 급증하기보다는 고마진 제품군의 비중 확대로 단계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반도체 공급망의 특성상 수요 변동과 고객사(예: 엔비디아)의 설계 변경에 따라 단기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정책 입안자 측면에서는 핵심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및 첨단 메모리 기술에 대한 지속적 지원 필요성이 재확인된다. 고성능 메모리 기술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며, 공급망 리스크 관리와 인력·생태계 육성이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향후 일정 및 유의사항

엔비디아는 지난 연초 차세대 Vera Rubin 라인업을 공개하며 2026년 하반기 출시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HBM4의 대량 공급과 실제 탑재 결과는 출시 시점 전후로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업계는 실제 제품 성능, 수율, 생산능력(공급량) 및 가격 책정이 향후 시장 지형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보도는 조선비즈의 업계 복수 관계자 인용 보도를 근거로 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양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세부 계약 조건이나 물량·가격·계약 기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향후 기업 공시와 추가 보도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