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미국과 상호무역 합의 체결로 美 관세율 19% 유지 확보

자카르타=로이터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상호무역(reciprocal trade) 합의에 서명했으며, 이 합의로 미국은 이전에 합의했던 인도네시아 수출품에 대한 관세율을 19%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밝혔다. 이번 합의는 수개월간의 협상 끝에 인도네시아의 고위 경제장관 에어랑가 하르타르토(Airlangga Hartarto)와 미국 통상대표부(USTR)의 제임슨 그리어(Jamieson Greer)가 서명함으로써 공식화됐다.

2026년 2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에어랑가는 이 합의를

“양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합의”

라고 규정하며 이번 합의가 양국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워싱턴 방문 중인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이 이번 합의 체결과 미국 측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 성명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서 커피, 초콜릿, 천연고무, 향신료 등 일부 품목은 관세가 면제되며, 거의 1,700개에 달하는 품목에 대해 추가적인 면제가 검토될 수 있다고 명시되었다. 이 중 인도네시아의 최대 수출 품목인 팜유(팜 오일)도 예외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또한 의류·섬유제품에 대해서는 “관세율할당제(Tariff-Rate Quota, TRQ)” 메커니즘 하에 0% 부과가 원칙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에어랑가는 설명했다. Tariff-Rate Quota(관세율할당제)는 일정 물량까지는 낮은 관세율 또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그 초과분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수입 물량 조절과 국내 산업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통상 정책 수단이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원래 요구했던 비경제적 조항들, 예컨대 원자력 발전소 개발 관련 조항과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된 조항을 이번 합의문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고 에어랑가는 밝혔다. 그는 또한 이 합의가 중국에서의 중계통관(transshipment)으로 분류되는 무역을 규율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는데, 이는 인도네시아에서 그러한 형태의 사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계통관(transshipment)은 수입 물품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제3국 항구 등을 경유해 재수출되는 거래를 말한다.

백악관(White House)에서 배포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이번 합의를 통해 대다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현지조달(local content) 요건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차량 안전성·배출가스 기준, 의료기기 및 의약품 분야에서는 미국 기준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통상대표부는 인도네시아가 핵심 광물 및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 미국의 투자를 자국 투자자와 유사한 조건으로 허용·원활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효 시점은 양측이 관련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 뒤 90일 후로 규정되어 있으나, 에어랑가는 “양측 합의가 있으면 조정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 방문 기간 중 인도네시아와 미국 기업들은 합의와 별개로 총 $38.4억 달러(USD 38.4 billion) 규모의 투자 및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고되었다.


주요 쟁점 및 용어 설명

관세율 : 이번 합의의 핵심은 미국이 인도네시아 수출품에 대해 유지하기로 한 연간 또는 품목별 관세율 19%이다. 당초 미국은 일부 품목에 대해 32%의 높은 관세를 적용하려 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이를 19%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관세율할당제(TRQ) : TRQ는 특정 수입 물량까지는 낮은 관세(또는 0%)를 적용하고, 그 한도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이다. 이는 수입 증가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를 일정 수준 통제하면서도 특정 상품에 대한 시장 접근성을 보장하는 기능을 한다.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이번 합의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팜유, 커피, 고무, 향신료, 초콜릿 원료—에 대한 미국 시장 접근성을 개선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관련 원자재 및 제품 수출 증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팜유의 관세 면제 또는 예외 적용 가능성은 인도네시아 수출업체들에게 즉각적인 가격 경쟁력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TRQ가 섬유·의류 품목에 대해 0% 관세를 허용하더라도 할당량 한도 내에서만 적용되므로 수출물량이 확대될 경우 추가 관세가 부과될 여지도 있다.

금융시장과 환율 측면에서는 합의 기대감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에 긍정적 압력을 줄 수 있다. 관세 인하로 인한 수출 증가는 무역수지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자본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상품별 수출 확대 속도, 글로벌 수요 회복 여부,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물류·인프라 대응 능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에너지·광물 분야에서 미국 투자가 촉진되면 중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생산 역량 및 기술 이전이 가속화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원료 등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공급망에서 미국 기업들의 참여가 늘어나면 관련 투자와 설비 도입이 확대되어 지역 내부 가치사슬(value chain)이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제조업 일부(특히 일정 품목의 중간재 및 완제품 공급자)들이 대미 개방에 따른 경쟁 심화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현지조달 요건 완화와 미국 기준 수용은 품질·안전기준 향상을 강제로 유발하여 일부 중소기업에게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관찰 포인트

첫째, 양국이 합의문에 명시한 법적 절차를 얼마나 신속하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발효 시점(최장 90일)과 실제 적용 시점이 결정된다. 둘째, 관세 면제 대상 1,700개 품목의 구체적 목록 및 세부 적용 조건이 공개되면 업종별 수혜 및 영향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셋째, TRQ 적용 방식과 할당량 규모가 섬유·의류 수출의 확대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다. 넷째, 미국의 기술·투자 유입이 인도네시아의 장기적 산업 고도화 및 공급망 다각화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합의는 인도네시아의 대미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촉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구체적 실행과정에서의 세부조건, 할당량 설정, 국내 산업 정책과의 정합성에 따라 업종별로 명확히 다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시장 참여자와 정책당국은 발표된 합의문과 후속 규정의 세부 항목을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