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값 급락: 공급 증가·수요 부진에 2년9개월 최저 근접

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3월 인테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 뉴욕 코코아(CCH26)는 목요일 종가 기준 -258포인트(-8.00%) 하락했고, 3월 ICE 런던 코코아 #7(CAH26)은 종가 기준 -140포인트(-6.17%) 하락했다. 코코아 가격은 연속 여섯 주간의 매도세를 이어가며 근월물 기준으로 2년 9개월(약 2.75년) 만의 저점 근처까지 밀렸다.

2026년 2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 코코아 구매자들이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공식 가격을 지불하기를 꺼리고 있어 매수세가 약해진 상태다. 구매자들이 가격 추가 하락을 우려하면서 구매를 미루자 유통 물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ICE의 코코아 재고는 수요일 기준 2065040가방으로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런던 시장의 낙폭은 영국 파운드화 약세로 일부 제한됐다. 달러 대비 파운드(GBPUSD)는 목요일 4주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는데, 파운드화 표시 가격으로 거래되는 코코아는 통화 약세로 상대적으로 지지가 되는 측면이 있었다.

시장 약세의 주요 배경에는 서아프리카 주요 산지의 정책 변화와 세계적인 공급 여력 확대 및 수요 둔화가 있다. 지난주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 물량에 대해 농민에게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약 30% 인하했다고 발표했고, 로이터는 수요일에 아이보리코스트도 유사한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수급 전망과 재고 측면에서는 다수의 기관과 보고서가 공급 과잉을 지적하고 있다. 1월 29일 스톤엑스(StoneX)는 2025/26 시즌 전 세계 코코아 잉여를 287,000톤으로, 2026/27 시즌 잉여를 267,000톤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월 23일 발표에서 전 세계 코코아 재고가 전년 대비 4.2% 증가110만톤(1.1MMT)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수요 부진의 구체적 지표도 가격 하락 압력을 강화했다. 소비자들이 높은 초콜릿 가격을 꺼리는 현상이 이어지며 수요가 약화됐다. 1월 28일 세계 최대 벌크 초콜릿 제조사인 Barry Callebaut AG는 11월 30일로 마감된 분기에서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22%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 그 원인으로 ‘부정적 시장 수요와 코코아 내 고수익 부문으로의 물량 우선 배치’를 들었다.

코코아의 가공·소비 지표인 그라인딩(grindings) 보고서들 또한 약세를 확인시켰다. 그라인딩은 생두(원두)를 갈아 코코아 리커·버터 등을 생산하는 가공량을 뜻하는 용어로, 실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1월 15일 유럽코코아협회는 2025년 4분기 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304,470톤을 기록했으며 이는 12년 만에 Q4 기준 최저였다고 발표했다. 12월 16일 아시아코코아협회는 아시아의 4분기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197,022톤를 기록했다고 밝혔고, 북미의 경우 전미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분기 그라인딩이 +0.3% 증가에 그쳐 103,117톤에 불과했다고 보고했다.


생산 호조와 수확 자체도 가격 하락 요인이다. 서아프리카의 재배 조건이 양호해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2월~3월 수확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최근 보고서에서 서아프리카의 재배 여건이 양호해 수확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으며, 초콜릿 제조사 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포드(꼬투리) 수가 5년 평균보다 7% 높다고 밝히며 작년 수확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주력 작물 수확은 이미 시작됐고 농민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세계 5위 산지인 나이지리아의 수출 증가도 시장에 추가적인 공급 신호를 줬다. 블룸버그는 지난 화요일 보도를 통해 나이지리아의 12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해 54,799톤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도 다소 상반되는 신호가 존재한다. 아이보리코스트 항구로의 코코아 반입 속도가 둔화되면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도 나타난다. 월요일 집계 기준으로 현재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2월 15일) 동안 아이보리코스트 농민들이 항구로 운송한 코코아는 1.30MMT(130만톤)으로 전년 동기 1.34MMT 대비 -3.0% 감소했다.

한편,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해 305,000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4/25 작황 예상치 344,000톤에서 하향한 수치다.


국제기구와 은행의 추정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2월 19일 2024/25 시즌에 전 세계 코코아 공급이 49,000톤의 잉여를 기록해 4년 만의 처음으로 잉여를 기록했다고 추정했고, 같은 기간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은 전년 대비 +7.4% 증가해 4.69MMT(469만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편 라보뱅크(Rabobank)는 2월 10일 발표에서 2025/26 글로벌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11월 전망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낮춰 잡았다.

용어 설명: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국제 상품·금융 선물 거래소로서 코모디티(원자재) 선물 거래의 주요 거래소 중 하나다.
ICCO(International Cocoa Organization): 코코아 시장 통계와 정책 분석을 제공하는 국제기구로, 글로벌 코코아 생산·재고 추정치를 발표한다.
그라인딩(grindings): 코코아 생두를 분쇄해 코코아 매스(리커), 코코아 버터 등을 생산하는 가공량으로 실수요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시장 전망 및 영향 분석

현재의 가격 하락세는 단기간 내 반등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신호를 준다. 수요 지표(그라인딩, 판매량)의 약세와 서아프리카의 양호한 재배 여건, 재고 증가 등 기본적 요인이 결합돼 하방 압력이 크다. 특히 가나·아이보리코스트의 공식 가격 인하 가능성은 농가의 판매 태도에 영향을 미쳐 단기적으로는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구매자가 공식 가격을 지불하기를 꺼리면 현물시장의 유통 물량이 증가하고, 이는 선물 가격 추가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반대 요인도 존재한다. 항구로의 출하 둔화나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협회 추정) 등은 중기적으론 공급 타이트닝(긴축)을 가져와 가격의 바닥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통화 변동(예: 파운드 약세)이나 에너지·운송비용 변화, 초콜릿 제조사의 재고 조정과 같은 구조적 요인들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실무적 시사점으로는 초콜릿 제조사와 원자재 트레이더, 농민·산지 정책 담당자들이 각각 다른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제조사는 소비자 수요 약화에 대응해 가격 인상보다는 제품 믹스·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 전략을 검토해야 하고, 트레이더는 재고 수준과 그라인딩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헷지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 산지 정부는 가격정책 변경이 현물시장과 농민 수익성에 미치는 여파를 감안해 신중한 가격 설정과 유통 관리가 필요하다.


발행일 기준으로 본 기사에 사용된 자료는 2026년 2월 중 발표된 각종 기관 및 언론 보도와 시장 데이터를 종합한 것이다.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날짜는 각 원문을 기준으로 표기했다.

작성자 정보: 본 기사 원문을 작성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 게재일에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기사에 담긴 견해는 자료와 시장 상황을 종합한 분석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