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경쟁 상대가 가격을 올릴 경우 제안가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사안을 잘 아는 두 명의 관계자가 말했다. 이 경쟁은 워너브러더스가 보유한 “해리포터(Harry Potter)”,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DC 코믹스 및 슈퍼맨(Superman)” 등 상징적 프랜차이즈가 포함된 방대한 카탈로그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2026년 2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2025년 12월 31일 기준 약 90억30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 제안이 올라갈 경우 대응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워너브러더스는 넷플릭스의 제안에 대해 주주총회를 3월 20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쟁사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에게는 보다 유리한 조건의 제안을 제출할 일주일을 추가로 부여했다.
현재 공개된 제안 내용을 보면,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사업에 대해 주당 $27.75, 전체 가치로는 $827억(미화 827억 달러의 표기는 원문 $82.7 billion)을 제시했다. 반면 파라마운트는 회사 전체(Discovery Global 를 포함한 전사)에 대해 주당 $30, 전체 가치로는 $1,084억(미화 1,084억 달러의 표기는 원문 $108.4 billion)을 제안했다. 워너브러더스와 넷플릭스는 모두 이번 보도에 대해 별도의 논평을 하지 않았다.
월요일 마감(‘best and final’) — 워너브러더스는 화요일 파라마운트의 최근 적대적 인수제안을 거부했으나 해당 경쟁사에게 ‘최종·최고 제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월요일 마감 시한을 부여했다. 파라마운트는 비공식적으로 주당 $31를 검토했음을 비롯해 보드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회사는 밝혔다.
“넷플릭스가 여전히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빠르게 바뀔 수 있다. 가격이 결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 워너의 자금 조달 및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현실적이지만, 제안가가 충분히 높아지면 부차적 요인이 된다.”
— 매트 브리츠먼(Matt Britzman), 하게리브스 랜스다운(Hargreaves Lansdown) 수석 주식 애널리스트
브리츠먼 애널리스트는 또한 파라마운트가 제안을 개선하면 넷플릭스가 반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이 거래의 실상은 결코 완전히 동등한 비교가 아니며, 결국 보드와 주주들이 넷플릭스가 포기하게 될 네트워크(방송) 사업에 얼마나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라마운트는 이미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제안한 텐더 오퍼(tender offer)를 계속 추진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와의 합병을 ‘열등한 제안(inferior merger)’으로 규정하고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가오는 워너브러더스 연례총회를 위해 이사 후보를 지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파라마운트가 제안을 개선할지, 그리고 넷플릭스가 계약 조건에 따라 이를 맞출지에 주목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이사회 입장 — 워너브러더스의 의장 새뮤얼 디피아차 주니어(Samuel DiPiazza Jr.)와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는 화요일 파라마운트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넷플릭스와의 거래를 계속 권고하며 이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고문인 아이스너 어드바이저리 그룹(Eisner Advisory Group)의 파트너 파렌 크나지안(Paren Knadjian)은 파라마운트의 지속적인 공세가 자신들이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사회 수준에서는 자금 조달 구조, 거래 시기, 규제 승인 관련 우려가 파라마운트 제안의 매력을 상당히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는 지난 주 워너브러더스 투자자들에게 올해 이후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분기별로 추가 현금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고, 넷플릭스와의 합의에서 워너가 철회할 경우 발생하는 $28억(원문 $2.8 billion)의 브레이크업(위약) 수수료를 파라마운트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너의 이사회는 수정된 조건이 여전히 ‘우수한 제안(superior proposal)’으로 인정될 한계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사회는 서한에서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여러 쟁점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잠재적 $15억(원문 $1.5 billion)의 주니어 담보대출(junior lien) 자금조달 수수료에 대한 책임 소재, 부채 자금조달이 결렬될 경우 거래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절차, 그리고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이 주도하는 주식 기반 자금 조달이 완전히 확정됐는지 여부 등이 포함됐다.
용어 설명
현금 및 현금성 자산 — 단기간에 현금으로 전환 가능한 자산을 의미하며, 기업의 단기 유동성 지표로 사용된다. 이번 기사에서는 넷플릭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9.03 billion을 근거로 추가 인수 자금 투입 여력을 설명하고 있다.
텐더 오퍼(tender offer) — 인수자가 목표회사의 주주들에게 공개적으로 주식을 팔 것을 요청하며 특정한 가격과 기간을 정해 주식을 매수하는 제안 방식이다. 파라마운트는 스튜디오 인수를 위해 텐더 오퍼를 시작한 상태다.
브레이크업(탈퇴) 수수료 — 인수합병 계약이 파기될 경우 계약에 명시된 당사자가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 성격의 금액을 뜻하며, 이번 건에서는 넷플릭스와의 합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약 $2.8 billion이 언급되었다.
시장·정책적 영향과 전망
이번 인수전은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재편 가능성을 시사한다. 거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스트리밍 플랫폼 간 콘텐츠 확보 경쟁이 재점화될 수 있고, 이는 가입자 유치 전략, 콘텐츠 투자 우선순위 및 광고·구독 수익 구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컨대 넷플릭스가 워너의 스튜디오·스트리밍 자산을 확보할 경우, 넷플릭스는 강력한 IP(지적재산권)를 추가 확보해 콘텐츠 차별화를 꾀할 수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구독자 유지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반면 파라마운트가 전 조직을 인수할 경우 CNN, HGTV 등 방송·케이블 네트워크까지 포괄하는 조합으로 유통·광고 수익을 결합해 다각적 사업모델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규제당국의 반독점 심사, 각국의 미디어 소유 규제, 그리고 대규모 자금조달(특히 부채 활용)의 실행 가능성 등은 거래 완료까지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금융적 측면에서 보면, 넷플릭스의 즉각적인 현금 보유는 단기적 인수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지만, 완전한 인수대금(특히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전사 인수 금액 수준)을 자체 현금으로 충당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넷플릭스가 인수금액을 높이려면 추가적인 부채조달, 주식발행, 혹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관측통들은 또한 이사회와 주주들이 네트워크 사업의 가치(즉 넷플릭스가 남기게 될 자산의 가치)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간 경쟁의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규제 불확실성과 자금조달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가격, 자금조달의 확실성, 규제 통과 가능성이 결정변수가 될 것이다.
결론
현재로서는 넷플릭스가 제안가를 올릴 여력이 있고, 파라마운트의 추가 제안 시 넷플릭스가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다만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파라마운트의 수정 제안에서 남아 있는 실무적·재무적 리스크를 이유로 이를 ‘우수한 제안’으로 인정하지 않은 점은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향후 며칠간의 움직임, 특히 파라마운트의 ‘월요일 최종 제안’ 제출 여부와 넷플릭스의 대응은 양사 주가와 미디어 업계 경쟁 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