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물가 완화로 달러 소폭 하락

달러 지수(DXY)가 금요일 소폭 하락했다. 전일 기준 달러 지수는 -0.01% 하락하면서 보합권에서 약세를 보였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완만하게 상승한 결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화된 점과 주식시장의 회복으로 달러에 대한 유동성 수요가 줄어든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026년 2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2026년 1월 CPI는 전년 대비 +2.4%로 예상치 +2.5%를 하회했으며 이는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핵심 CPI(에너지·식품 제외)는 전년 대비 +2.5%로 예상치와 부합했고, 이는 약 4년 9개월(4.75년) 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이러한 물가 지표는 금리 인하 재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달러 약세의 구조적 요인으로는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달러 약세에 대해 “편안하다(comfortable)”고 발언하면서 4년 저점까지 하락한 점과, 미 재정적자 확대·재정 지출 증가·정치적 분열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자본을 철수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또한 스왑(swap) 시장은 3월 17~18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차기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10%로 가격에 반영했다.

시장 기대는 2026년 전반기에 Fed가 총 약 -50bp의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달러의 구조적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적으로 +25bp 금리 인상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중으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공존한다. 이러한 정책 차이는 통화 간 금리 차(interest rate differentials)를 통해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유로·달러(EUR/USD)는 금요일 -0.02% 하락했다. 이는 10년 만기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이 2.25개월 만의 저점인 2.737%로 하락하면서 금리 차가 축소된 영향이다. 다만 독일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도매물가)는 전월 대비 +0.9%로 1년 내 가장 큰 상승을 기록해 ECB 통화정책에는 다소 매파적 요인으로 작용, 유로 약세를 제한했다. 스왑 시장은 ECB의 3월 19일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5%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는 금요일 +0.03% 상승했다. 엔화는 최근 랠리 구간에서 일부 차익 실현과 함께 소폭 부담을 받은 모습이다. 일본의 다카이치(타카이치) 총리가 식료품 소비세 감세가 채무발행 확대를 수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한때 엔화 강세를 부추겼으나, 일본은행(BOJ) 위원인 다무라 나오키(田村直樹)의 매파적 발언은 엔화 약세를 제한했다. 다무라 위원은

“임금 상승이 높은 확실성으로 올해까지 세 번째 연속 목표치에 부합하면, 이른 봄에도 물가안정 목표인 2% 달성이 판단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고 말해 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은 3월 19일 BOJ 회의에서 약 +20%의 금리 인상 확률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금·은 등 귀금속은 금요일 급등했다. 4월물 COMEX 금은 종가 기준 +97.90달러(+1.98%), 3월물 COMEX 은은 +2.282달러(+3.02%) 상승 마감했다. 미국 1월 CPI가 예상보다 완만히 상승하자 Fed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가 강화되며 귀금속에는 강한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전반적인 글로벌 채권금리 하락과 지정학적 리스크(이란, 우크라이나, 중동, 베네수엘라 등)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도 금·은 수요를 부추겼다.

달러 약세를 ‘화폐가치 약화(달러 디베이스먼트, dollar debasement)’로 인식하는 투자심리도 귀금속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달러 약세 수용 발언 또한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 보유고는 1월에 +40,000온스 증가해 총 74.19백만 트로이온스를 기록했으며 이는 15개월 연속 매입이다. 여기에 12월 10일 FOMC의 월 400억 달러 규모 유동성 공급 발표는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늘려 귀금속 수요를 추가로 지지하고 있다.


최근 변동성의 배경으로는 1월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Keven Warsh를 신규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금·은이 기록적 고점에서 급락한 점을 들 수 있다. 워시 후보는 매파 성향으로 평가되며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라는 관측이 장기 포지션의 대규모 정리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거래소들의 증거금(마진) 상향 조치가 장기 포지션 축소를 가속화했다. 다만 펀드 수요는 여전히 강한 편으로 금 관련 ETF의 순롱(long) 보유는 1월 28일 기준 3.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 ETF의 순롱은 12월 23일에 3.5년 만의 최고에 달했으나 이후 일시적 급락으로 2.5개월 저점으로 밀린 상태이다.


용어 설명:
• 달러 지수(DXY)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종합한 지수다.
• 핵심 CPI(core CPI)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로 기초 인플레이션 압력을 진단할 때 주로 사용된다.
• 스왑 시장에서의 확률은 시장 참여자들이 파생상품 가격을 통해 향후 금리 변화 기대를 반영한 수치다.
• 분트(bund) 수익률은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로 유로 지역의 금리·경기 심리를 반영한다.
• COMEX는 금·은 선물 주요 거래소 중 하나다.
• PBOC는 중국 인민은행(People’s Bank of China)을 가리킨다.


향후 영향 및 시장 전망: 연준의 금리 정책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차이는 당분간 외환시장과 귀금속 시장의 주요 결정 요인이 될 전망이다. 만약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 약세는 심화돼 신흥국 통화와 귀금속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BOJ의 긴축(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엔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일부 달러 약세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 ECB의 동결 기조가 지속되면 유로화는 제한적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금리 차채권수익률의 움직임,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의 변화가 단기 포지션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은의 경우 정책 기대와 달러 흐름, 채권금리 하락이 동시에 작용할 때 큰 폭의 변동을 보일 수 있으므로 포지션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금융기관과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스왑 시장의 확률, 중앙은행 회의 일정(3월 17~19일 연쇄 회의), 그리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참고: 이 기사는 2026년 2월 17일 발행된 시장·지표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했으며, 기사에 인용된 확률과 수치는 스왑·선물 시장 등에서 관측된 시장가격을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