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는 금요일에 -0.01% 하락하며 소폭의 손실로 마감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완만하게 상승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강화된 것이 달러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주식시장의 회복은 달러에 대한 유동성 수요를 줄이면서 달러의 압력을 완화했다.
2026년 2월 1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비 +2.4%로 집계되어 시장 예상치인 +2.5%를 소폭 하회했다. 이는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핵심 소비자물가지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인 코어 CPI는 전년비 +2.5%로 예상에 부합했으며 이는 약 4.7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속도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CPI)는 가계가 지불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전반을 측정하는 지표이며, 코어 CPI는 휘발성 항목인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기저 추세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물가 지표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연간 2%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는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된다.
달러는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에 대해 “불편하지 않다(comfortable)”고 발언한 이후 4년 만의 저점까지 떨어진 바 있다. 또한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재정 지출 확대 기조, 정치적 양극화 심화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자본을 일부 회수하면서 달러는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한편, 스왑 시장은 3월 17~18일 예정된 연준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약 10%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즉시적인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연초 물가 지표 흐름에 따라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가 점진적으로 조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장기적 금리 기대 측면에서는 시장이 2026년 한 해에 연준이 약 -50bp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중에는 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러한 중앙은행별 차별적 통화정책 기조는 통화 간 금리 스프레드 변화를 통해 환율 및 자금흐름에 영향을 줄 것이다.
유로·달러(EUR/USD)는 금요일 -0.02% 내렸다. 이는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독일 국채 수익률)가 2.737%로 2.25개월 만의 저점으로 내려가며 금리 차 축소가 유로에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독일의 1월 도매물가지수(PPI)가 전월비 +0.9%로 1년 만에 가장 큰 상승을 보이며 ECB 통화정책에는 다소 매파적(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신호를 주기도 했다.
스왑 시장은 ECB의 다음 정책회의(3월 19일)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5%로 반영하고 있어 단기적인 정책 완화 신호는 제한적이다.
달러·엔(USD/JPY)은 금요일 +0.03% 상승했다. 엔화는 최근 랠리 이후 차익 실현 및 조정 구간에 진입하며 소폭의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전체적으로는 보합권을 유지했다. 이번 주 엔화는 일본 총리인 다카이치(高市) 발언으로 2주 만의 고점까지 오른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식료품 세율 인하가 채무발행 증가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재정 우려를 완화했다.
다만 일본은행(BOJ) 이사인 타무라 나오키(田村直樹)의 금요일 발언은 엔화의 추가 하락을 억제했다. 타무라는
“임금 상승이 올해로 3년 연속 물가 목표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게 확인된다면, 이른 봄에도 물가안정 목표치인 2% 달성이 판단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금리 정상화(금리 인상)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은 다음 BOJ 회의(3월 19일)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2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귀금속 시장에서는 4월물 금(COMEX, 코드: GCJ26)이 금요일에 +97.90달러(+1.98%) 올랐고, 3월물 은(SIH26)은 +2.282달러(+3.02%) 급등했다. 미국의 1월 CPI가 예상보다 약화된 것은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를 키워 귀금속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글로벌 채권수익률 하락은 금·은 가격에 추가적인 지지 요인이었다.
귀금속 강세의 다른 배경으로는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 이란·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그리고 달러 약세에 따른 가치 보전 수요가 결합된 점이 있다.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약세 수용 발언은 금속을 가치 저장수단으로 선호하는 흐름을 가속화했다. 또한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규모 재정적자, 정책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의 보유 비중을 줄이고 귀금속으로 이동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 매수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보유한 금괴는 1월에 +40,000온스 증가하여 74.19백만 트로이온스가 되었으며, 이는 PBOC가 연속으로 금 보유를 늘린 15번째 달에 해당한다.
추가로 금융시스템 내 유동성 확대도 귀금속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은 2025년 12월 10일에 월 4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투입 조치를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자산가격을 지지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한편 금·은 가격은 1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Keven Warsh)를 신임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발표한 직후 기록적 고점에서 급락했다. 워시는 비교적 매파적(강경) 인사로 평가되며, 이는 금속 장기 보유자들의 대규모 청산을 촉발했다. 또한 최근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전 세계 거래소들이 금·은에 대한 증거금(마진) 요건을 상향 조정하면서 롱(매수) 포지션 청산을 가속화한 바 있다.
펀드 수요 측면에서는 금 ETF의 순장기 보유(long holdings)가 1월 28일 기준 3.5년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으며, 은 ETF의 순장기 보유도 12월 23일에 3.5년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후 일부 청산으로 인해 지난 월요일에는 2.5개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용어 설명(실무자·일반독자를 위한 요약)
스왑 시장(금리스왑·선물형 스왑 등)은 투자자들이 특정 시점의 금리 수준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반영한다. 스왑을 통해 시장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변화 가능성을 확률로 환산하여 가격에 반영한다. 분트(bund) 수익률은 독일 국채의 수익률로서 유로존의 안전자산 금리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COMEX는 뉴욕상품거래소의 귀금속 선물 거래 시장을 일컫는다. ETF(상장지수펀드)는 다수의 투자자가 금·은과 같은 자산을 손쉽게 보유할 수 있게 해 주며, ETF의 순보유량 증감은 기관투자가 수요의 변화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추가 물가지표가 연준의 금리 경로 기대를 어떻게 바꾸는지가 환율과 귀금속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이다. 만약 이후 발표되는 물가·고용 지표가 연준의 완화 기대를 재확대한다면 달러는 추가 약세를 보이며 금·은 및 위험자산(주식, 신흥시장 통화 등)에 상승 압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고용지표나 물가가 반등할 경우 연준의 인내심이 강화되어 달러가 재강세를 보이고 귀금속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중앙은행별로는 BOJ의 정책 정상화(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엔화 강세 압력이 강화되어 USD/JPY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반면 ECB의 신중한 접근은 유로·달러 쌍에 큰 변동성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PBOC와 같은 주요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글로벌 금시장 수급에 지속적인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향후 발표될 미국의 소비자물가·고용 지표, 3월 중순 연준·BOJ·ECB의 정책회의 전망, 미국의 재정적자 및 정치적 불확실성 심화 여부,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 여부가 있다. 이들 변수는 외환·채권·상품시장에 즉각적이고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26년 2월 중순의 물가 흐름은 단기적으로 달러에 하방 압력을 주었으며, 금·은 등 귀금속에는 명확한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향후 경제지표와 중앙은행의 정책 신호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금융자산 간의 방향성은 빠르게 전환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지표와 정책 일정(특히 3월 중순의 주요 중앙은행 회의)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원문 작성자: Rich Asplund
공개 공시: 기사 게재일 기준으로 저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