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발 — 일본 엔화는 지난주 재정 불안 완화로 강하게 오른 데 따른 반동으로 이번 주 초 약세로 출발한 반면, 미국 달러는 1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온화하게 나오면서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돼 대체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2026년 2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유동성은 미국·중국·대만·한국 등 주요 시장이 휴일인 가운데 얇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엔화는 미 달러당 153.07엔으로 0.2% 약세를 보였다. 이는 전주에 거의 3% 상승하며 약 15개월 만에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한 데 따른 조정이다. 전주의 강세는 타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압승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많은 이들이 자민당의 초과다수(슈퍼다수)가 일본 채권과 엔화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반대가 일어났다. 채권과 엔화 모두 랠리했다.”
— 브렌트 도넬리, 스펙트라 마켓 창업자
도넬리는 이어 “불확실성 제거로 장기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약간의 안정성만 있어도 높은 일본 국채수익률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닛케이 주가와 엔화 역시 매수 수요를 받고 있다”며 이를 ‘바이 재팬(Buy Japan)’ 트레이드라 표현했다.
한편, 월요일에 공개된 경제지표는 타카이치 정부와 내각이 직면한 과제를 드러냈다. 일본 경제는 10~12월 분기 연율 기준으로 0.2% 성장하는 데 그쳐 회복세가 미미했다. 이러한 성장 둔화는 일본은행(BOJ)의 통화긴축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BOJ는 3월 정책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상 확률을 20%로 보기 시작했다.
OCBC는 2026년 말 엔/달러 전망을 149엔으로 유지했다. OCBC의 전망은 일본 엔이 자금조달 통화(funding currency)에서 투자 통화(investment currency)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관점에 근거한다. OCBC는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전제로 하나, BOJ가 이보다 더 매파(통화긴축적)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엔화의 구조적 전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측 상황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경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1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예상보다 낮게 상승했으나 동시에 연준이 6월 이전에 금리 인하를 서두를 급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신호도 포함됐다.
“시장은 세 번째 금리 인하를 가격 반영하려는 유혹을 받고 있다.”
— 카일 로다, 캐피탈닷컴 선임 금융분석가
선물시장은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해 총 62bp(기준포인트)의 추가 완화를 반영하고 있다. 다음 금리 인하는 6월이 유력하며, 시장은 이를 위해 약 68%의 확률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는 장기국채 및 단기국채 수익률 반응으로 이어졌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연준의 금리 기대를 반영하며 금요일 종가 기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는 4.8bp 하락했다.
유로는 달러 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1.1863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화는 소폭 약세로 1.363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통화를 주요 6개 통화에 대해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전주 0.8% 하락 후 96.959 수준에서 안정됐다.
스위스 프랑은 지난주 1% 이상 급등한 데 따른 조정으로 달러당 0.7685프랑으로 소폭 약화됐다. 투자자들은 스위스국립은행(SNB)이 전통적 안전자산인 프랑의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개입할지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OCBC 전략 담당자들은 메모에서 “스위스 프랑의 추가 상승은 SNB의 물가 전망 대비 추가 하방 리스크를 높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SNB가 최근 통화가치 상승에 대해 보여준 관용도를 시험할 수 있다”면서도 부정 금리로의 복귀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및 시장 메커니즘
본 기사에서 언급된 일부 금융·시장 용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달러지수(DXY)는 미국 달러를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에 대해 가중평균한 지표로 달러의 전반적 강약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단기 금리(예: 2년물)은 중앙은행의 정책 기대변화를 빠르게 반영하고, 장기 금리(예: 10년물)는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더 크게 반영한다.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기대되는 금리 인하 폭(bps)은 투자자들이 연내 정책 완화 강도를 어떻게 보는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또한 ‘자금조달 통화(funding currency)’와 ‘투자 통화(investment currency)’ 개념은 국제 자본흐름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자금조달 통화는 금리가 낮아 차입 통화로 이용되는 반면, 투자 통화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투자 자금이 유입되는 통화를 의미한다. 엔화가 후자로 전환하려면 국내 금리와 해외 금리, 그리고 중앙은행의 정책 전환 의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전망 및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일본 자산 선호가 이어질 수 있으나, 실물경제의 약한 성장률(연율 0.2%)은 BOJ의 긴축 속도를 제약할 수 있다. 만약 BOJ가 시장 기대(20%)보다 더 매파적인 신호를 보내지 못하면 엔화의 추가 강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BOJ가 매파적 전환을 확실히 할 경우, 엔화는 재차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환율 균형과 수입·수출 기업의 환위험 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 쪽에서는 1월 물가가 완만하게 나온 점과 선물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총 62bp 반영)가 결합돼 금리 민감 자산(예: 장기채, 성장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연준이 6월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시장에서 68%로 반영된 상황은 위험자산에 일정한 지지를 제공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인하 시점과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므로 채권수익률의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수 있다.
통화별로는 달러가 당분간 주요 통화 대비 상대적 보합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유로와 파운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 변동을 보이겠지만, 정책 기대치 또는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스위스 프랑의 경우 SNB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있어 추가 급등 시 개입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환율 및 금리 흐름은 중앙은행들의 정책 신호(BOJ·Fed·SNB), 실물 지표(성장·물가), 그리고 정치적 불확실성의 변화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와 기업은 단기적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환노출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앙은행의 회의 일정 및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