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와 백악관이 국토안보부(DHS) 예산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부분적 연방정부 업무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2026년 2월 15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의회 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9월까지 국토안보부를 지원하는 연례 법안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대립의 핵심은 연방법 집행요원, 특히 이민 집행을 담당하는 연방 요원들에 대한 감독과 운영방식에 관한 규정 요구 여부이다.

부분적 정부 업무중단은 2월 14일 토요일부터 시작됐다. 의회 내 민주당은 지난달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들이 촬영한 작전 과정에서 미 시민 알렉스 프레티(Alex Pretti)와 레니 굿(Renee Good)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이민 단속 작전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연방 요원들이 작전 중 본인 신분을 분명히 밝히고 마스크를 벗을 것, 고유 식별번호를 표시할 것 등을 포함한 규정을 법에 명시하자고 주장했다.
이번 예산 결렬로 영향을 받는 기관으로는 교통안전청(TSA), 연방재난관리청(FEMA), 미 해안경비대(USCG),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미국이민세관단속국(ICE), 미국세관국경보호청(CBP) 등이 있다. 다만 ICE와 CBP의 경우 2025년 세제 및 지출 삭감 법안에 따라 추징된 예산 외에 억 단위의 자금이 집행 가능하도록 방안이 마련되어 있어 이들 기관의 추방(강제 송환) 작전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약 90%의 DHS 직원은 업무중단 기간에도 계속 근무하지만 급여는 지급되지 않는다. 급여 미지급은 가계에 직접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지난해 기록적인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 사례는 그러한 영향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백악관의 국경 특사 톰 호먼(Tom Homan)은 연방정부가 민주당의 요구사항, 즉 연방 요원들이 신분을 분명히 밝힐 것과 작전 중 마스크를 벗을 것, 고유 식별번호를 표시할 것 등에 대해 동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호먼은
“나도 마스크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남녀는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한 이민단속 요원에게 바디캠(휴대형 몸에 부착하는 촬영장치) 착용을 의무화하고, 사유지에서의 체포에 대해 사법적 영장을 요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상원 소수당(민주당) 대표인 척 슈머(Chuck Schumer)(D-뉴욕)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조치는 전국의 경찰기관이 통상 따르는 규범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슈머는
“미국인들이 묻는 질문은 ‘왜 공화당이 이런 상식적인 제안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미친 요구가 아니다. 미국의 모든 경찰서가 하는 일이다”
라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의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R-오클라호마)은 이민요원에게 바디캠을 지급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요구에는 찬성 의사를 표명했으나, 요원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강제 해제하거나 얼굴을 노출하도록 하는 요구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멀린은 일부 이민단속 요원이 ‘도싱(doxing)’과 같은 괴롭힘을 당한 전례를 지적하며
“그들의 얼굴을 노출시켜 가족을 협박하려는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ICE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앨라배마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케이티 브리트(Katie Britt)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조자이자 협상 기간 중 DHS 예산을 2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 인물로, 민주당이 협상 테이블을 떠난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이민법 집행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속·구금·추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DHS는 트럼프가 재임을 시작한 뒤 67만5천명(675,000명) 이상의 이민자를 추방했다고 보고했으며, 그 외 약 220만명(2.2 million)이 ‘자발적 이탈(self-deported)’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리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이 그에게 요구한 임무, 즉 국경의 안전 확보와 국내 집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톰 호먼은 CBS ‘Face the Nation’에, 슈머와 멀린은 CNN ‘State of the Union’에, 브리트는 ‘Fox News Sunday’에 각각 출연해 입장을 밝혔다.
전문용어 설명: DHS는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국토안보부)를, ICE는 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을, CBP는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미국 세관국경보호청)을 의미한다. TSA는 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교통안전청), FEMA는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연방재난관리청)이다. ‘도싱(doxing)’은 개인 신상정보를 온라인에 유출해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바디캠’은 경찰·요원이 현장 상황을 녹화하는 휴대용 카메라를 의미한다.
경제적·운영상 영향 분석: 이번 부분적 셧다운은 직접적으로는 국토안보부 산하 주요 기관들의 운영에 제한을 초래하고, TSA 등 교통안전 관련 기관의 인력·운영 효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항공·여객 운송 부문에서는 보안검색·지연 문제로 소비자 불편과 연계된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급여 미지급으로 인한 가계의 소비 위축은 단기적 내수를 둔화시킬 수 있으며, 43일간의 장기 셧다운 사례가 시사하듯 장기화 시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된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정부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신용·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투자심리 위축을 통해 단기적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 압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전망: 의회는 2월 23일까지 휴회 상태다. 양당 모두 현재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어서 단기간 내 타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의회가 복귀한 이후 협상과 정치적 압박이 재개되면 임시 예산(예산연장안) 합의 또는 일부 조항을 조정한 형태의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법적·운영상의 안전장치와 요원 보호에 관한 조항을 어떻게 균형있게 설계하느냐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 2026년 1월 21일 촬영(Graeme Sloane/Bloomberg via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