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PayPal)의 디지털 결제 분야 지배력이 경쟁 심화와 온라인 쇼핑 패턴 변화로 약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결제 생태계의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페이팔의 전통적 강점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26년 2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버른스타인(Bernstein)은 페이팔의 디지털 지갑 시장 점유율이 2017년 약 90%에서 2023년 약 50%, 그리고 현재는 약 40%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수치는 페이팔이 과거 독점적 위치에서 여타 플랫폼과의 경쟁 국면으로 빠르게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핵심 변화 요인으로는 경쟁 심화, 모바일 이용 감소, 거래 집중화 등이 꼽힌다. 전자상거래 전체는 2023년 이후 연평균 약 7% 성장했으나, 페이팔의 미국 내 브랜드화된(브랜디드) 결제 거래량은 Pay with Venmo를 제외하면 저단-중단(LOW-TO-MID)의 단일숫자 성장률을 보였다. 버른스타인은 이러한 하방 압력이 꾸준한 경쟁 탓이라고 진단했다.
경쟁사별 점유율 변화도 주목된다. 애플(Apple)은 디지털 지갑 분야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확보했고, Shop Pay는 빠르게 성장해 현재 10대 후반(고티ーン, high-teens)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Affirm과 Klarna 같은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BNPL, Buy Now, Pay Later)’ 제공업체들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버른스타인 분석은 전체 디지털 지갑 시장 성장률이 이커머스 성장률의 약 두 배 수준이라며, 향후 신규 성장분은 게스트 체크아웃(guest checkout)에서 나오기보다 기존 점유자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용어 설명: 디지털 지갑은 소비자가 온라인 또는 모바일 환경에서 결제 정보를 저장·관리해 결제를 간편하게 하는 전자적 수단을 말한다. 게스트 체크아웃은 계정 생성 없이 결제하는 방식이며, 브랜디드 체크아웃은 상점이나 플랫폼 브랜드가 제공하는 로그인 기반 결제 흐름을 의미한다. 또한 Pay with Venmo는 페이팔 계열의 소셜 결제 서비스 ‘Venmo’를 통한 체크아웃 옵션을 뜻하고, BNPL는 소비자가 구매 시 결제 시점을 늦추거나 분할 납부할 수 있게 하는 결제 방식이다.
거래 형태와 채널 변화도 페이팔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비자(Visa)는 상위 판매자들 가운데 약 16%가 게스트 체크아웃으로 거래를 처리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2019년의 44%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페이팔은 상대적으로 데스크톱(PC) 기반 구매에 더 많이 노출돼 있었는데, 데스크톱 구매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이며 버른스타인은 2024년 이후 모바일 방문이 약화된 점을 약세 요인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이커머스 활동의 집중화가 진행 중이다. 아마존(Amazon), 월마트(Walmart), 쇼피파이(Shopify) 등 대형 플랫폼 3곳이 합쳐 약 55%의 전자소매(e-retail) 거래량을 차지해 2023년의 49%에서 점유율이 상승했고, 이들 플랫폼의 성장 속도는 전체 시장보다 빠르다. 특히 쇼피파이의 자체 결제 서비스인 Shop Pay는 2025년에 약 1,100억 달러(110 billion USD)의 거래량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약 3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버른스타인의 진단: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페이팔의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을 압박하고 브랜드형 체크아웃 사업의 총이익률(gross profit)을 하방 압력에 놓이게 할 수 있다.
증권시장과 기업전략 관점의 함의
이미 주가(밸류에이션)는 이러한 구조적 우려를 일부 반영하고 있어, 향후 실적이 안정화되면 자산 분할(asset spin-off)이나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개입 같은 시나리오가 가치 재평가의 촉매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다만 이는 조건부 시나리오이며 실현 여부는 경영진의 전략, 매출·마진 회복, 및 결제 생태계에서의 재차별화 여부에 달려 있다.
단기적 영향으로는 시장 점유율 추가 하락 시 매출 성장률 둔화와 함께 브랜드형 체크아웃 영업이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대형 플랫폼으로의 거래 집중화는 페이팔의 협상력 약화를 초래해 거래 수수료 인하 압력을 가중할 수 있다.
중장기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페이팔이 모바일 경험 개선, 파트너십 확대, 제품 차별화(예: BNPL 통합, 상인용 데이터·분석 서비스 강화)를 통해 점유율 손실을 멈추고 마진을 회복하면 주가 재평가의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둘째, 경쟁 심화와 플랫폼 집중화가 지속되면 매출 성장과 이익률은 구조적으로 압박을 받으며, 자산 매각·분리·구조조정 등 비상 전략이 필요해질 수 있다. 셋째, 외부 행동주의 세력의 개입 가능성은 기존 밸류에이션이 이미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실용적 조언
투자자는 다음 지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페이팔의 모바일 트래픽 및 모바일 기반 결제 비중 회복 여부, 둘째, Pay with Venmo와 브랜드화된 체크아웃의 거래 성장률, 셋째, 플랫폼별(아마존·월마트·쇼피파이 등) 거래 의존도 변화, 넷째, Shop Pay와 BNPL 사업자의 시장 침투 속도, 다섯째, 회사가 발표하는 가격 정책 및 상인 대상 인센티브의 변화다. 이러한 지표가 긍정적으로 전환될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페이팔은 과거의 높은 점유율을 빠르게 되찾기보다 경쟁 환경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와 실행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은 이미 일부 구조적 리스크를 주가에 반영했으나, 실적 안정화와 전략적 변화가 동반될 경우 가치 창출의 여지는 남아 있다. 반면 경쟁 우위를 계속 상실한다면 매출 성장률 저하와 마진 압박이 이어지며, 이는 주가에 지속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