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인당(Per-capita) 주류 소비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감소하면서 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이어진 성장세가 끝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상장된 양조업체와 증류주 제조업체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6년 2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Barclays)는 이런 하락세가 구조적(Structural)인 변화라기보다는 주기적(Cyclical) 후퇴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스의 분석은 과거 패턴과 다른 선진국과의 국제 비교를 근거로 하고 있다.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미국의 1인당 주류 소비는 수십 년에 걸친 꾸준한 증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이는 지난 100년간 세 번째의 의미 있는 후퇴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일부 전망은 향후 물량(volume)이 영구적으로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비관적 시나리오는 주류 관련 상장사의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왔다.
바클레이스의 주요 논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인들의 주류 소비는 다른 부유한 국가들보다 오히려 낮은 편이다. 둘째, 법적 음주 가능 연령의 상향과 자동차 소유의 보편화는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소비를 장기간 억제해 왔다. 셋째, 젊은 층이 주도하는 소비 감소라는 해석은 과장되었다는 점이다. 21세 미만의 음주는 수십 년간 엄격한 단속으로 감소해 왔으며, 21세 이후의 연령대에서는 소비 패턴이 대체로 안정적이다. 최근의 약세는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고 연령층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다른 잠재적 요인도 검토되었다. GLP-1 계열 체중감량 약물의 사용이 알코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는 GLP-1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고령층이거나 여성에 치우쳐 있는 반면, 알코올 소비는 젊은 남성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마(칸나비스) 합법화의 영향에 대한 실증자료들은 알코올 소비로부터의 일관된 대체(substitution) 효과를 보여주지 않는다.
거시적 요인이 더 큰 설명력을 가진다. 바클레이스는 소비자 심리의 약화,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등이 주류 소비 감소의 배경에 있다고 진단한다. 주류는 소비재(consumer staples) 범주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비필수적 재화에 가깝다(예: 외식·여행·여가 지출과 유사한 비탄력적 성격을 띠는 부문들). 따라서 경제적 압박이 심화되면 각종 비핵심 지출과 함께 주류 소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최근 데이터와 향후 전망은 조심스러운 안정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 닐슨(Nielsen)과 카드 사용 관련 지표들은 1월에 물량과 매출(value) 측면에서 회복세의 조짐을 보였으며, 성장은 프리미엄 제품(고가 제품) 쪽으로 치우쳐 있다. 바클레이스는 이 같은 프리미엄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주로 증류주(스피릿, spirits)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궁극적으로 미국의 소비는 글로벌 동료국들(peer)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바클레이스의 결론이다.
용어 설명
1) 1인당(Per-capita) 소비: 전체 소비량을 인구 수로 나눈 값으로, 인구 규모 변화를 고려해 개인 수준의 평균 소비 수준을 보여준다. 본 기사에서의 ‘1인당 주류 소비 감소’는 총 소비 감소뿐 아니라 인구 대비 개개인의 주류 소비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2) GLP-1 계열 약물: 체중 감량에 사용되는 호르몬 관련 약물군으로, 일부 사례에서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 효과가 보고되었다. 다만 바클레이스는 현재까지 이 약물의 사용 확산이 전반적인 알코올 수요를 크게 줄였다는 근거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3) 프리미엄화(Premiumization): 소비자들이 저가 제품에서 고가·고부가 제품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주류 산업에서는 중저가 라인보다 고가의 증류주나 수제(크래프트) 맥주·리미티드 에디션 와인 등으로의 지출 전환을 의미한다.
시장 및 경제적 함의(분석)
첫째, 단기적으로 상장 양조업체와 증류주 제조업체의 주가 및 밸류에이션은 소비 둔화 우려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중적 저가형 맥주와 와인, 대규모 유통 채널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수요와 마진 개선으로 인해 투자 매력도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둘째, 거시경제 변수(인플레이션·금리·소비자 신뢰)가 개선되면 주류 소비는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바클레이스의 관점처럼 현 하락이 주기적이라면 향후 수요는 글로벌 평균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증류주가 구조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셋째, 규제·문화적 요인은 장기적인 상한선을 제공한다. 높은 법적 음주 연령과 자동차 보유율, 강화된 음주운전 단속은 미국 주류 소비가 다른 국가에 비해 구조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도록 하는 제약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상수(constraint)’를 감안해 기업의 성장 추정치를 보수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넷째, 기업 차원의 대응 전략으로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프리미엄화, D2C(Direct-to-Consumer) 채널 강화, 해외 시장 확장, 그리고 비용 구조 개선 등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리미엄 세그먼트로의 전환은 단가 상승을 통한 매출·이익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
요약하면, 미국의 주류 소비 감소는 단기간의 경기·심리적 요인과 규제·문화적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바클레이스는 이를 주기적 조정으로 보며 향후 소비는 글로벌 동료국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단기 밸류에이션 압박은 불가피하지만, 프리미엄화와 같은 구조적 전략이 가속화될 경우 증류주를 중심으로 회복의 경로가 열릴 수 있다. 투자자와 업계는 거시 환경의 변화를 주시하며 제품·가격·유통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