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트럭 전동화가 빠르게 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전통적 디젤 트럭과 비교한 총소유비용(total cost of ownership)의 변화와 중국 업체들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 준비가 맞물리면서 전동화의 경제성이 여러 사용 사례에서 근접하거나 동등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웨덴 대형 트럭 제조사 스카니아(Scania)에서 20년간 근무한 뒤 현재는 윈드로즈 테크놀로지(Windrose Technology)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프레드릭 알라드(Fredrik Allard)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2026년 2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알라드는 배터리 전기 트럭이 보조금과 특정 조건이 결합될 경우 몇몇 사용 사례에서 디젤 트럭과 비용 균형(cost parity)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 트럭이 유지보수 수요를 줄이고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경제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라드는 다만 인프라의 속도와 정부 보조금의 안정성이 전기 트럭의 운용비 절감에 핵심적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주행거리가 높고 충전단가가 유로화 기준 €0.30/kWh 미만일 때 비용 균형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충전 인프라의 확충 속도가 더디고 인센티브 제도가 불안정한 점이 현재 플릿(fleet) 운용자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충전 인프라의 느린 확장과 정부 인센티브의 불안정성이 현재 플릿의 전환을 저지하고 있다.”
한편,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들은 알라드의 입장이 대다수 투자자들보다 상당히 낙관적이라며, 배터리 전기 차량이 결국에는 이동 부품 수가 적고 에너지 이용 효율이 개선되는 만큼 디젤보다 더 나은 경제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제조업체의 글로벌 공략과 생산 여력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 트럭 생산 여력은 연간 약 90만~100만 대 수준인 반면, 현재 국내 수요는 약 60만 대 수준으로 여유 생산능력이 존재한다. 이러한 공급 과잉은 국내 수익성에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우선 공략한 뒤 유럽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알라드는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에서 비교적 빠르게 전동화로 전환했기 때문에 이미 2세대·3세대 전기 트럭을 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은 서비스 네트워크가 약한 점이라는 난관을 가질 수 있지만, 일부는 독립 정비소와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망을 보완하거나 반조립(SKD: semi-knocked-down) 키트를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진출 장벽을 낮추고 있다.
전통 제조사의 수익 구조 변화
토론에서는 전기 트럭이 파워트레인(powertrain·동력전달계)의 부품 수와 정비 수요를 줄임에 따라 기존 트럭 제조사들의 서비스 매출이 장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 제기됐다. 논의에 따르면 파워트레인이 디젤 차량의 정비 수요에서 약 절반가량을 차지한다고 한다. 따라서 전동화가 진전될수록 예비부품과 정비 기반의 수익 모델을 재설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다만 알라드는 신뢰성(reliability)과 가동률(uptime)이 여전히 상업적 성공의 핵심 요소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제조사들은 초기 시장 진입에서 난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제품 설계의 중요성 및 경쟁 제품
알라드는 디젤 플랫폼을 개조한 전동화 설계보다 목적 설계된(purpose-built) 전기 트럭이 배터리 저장, 중량 분배, 공력(에어로다이내믹스) 최적화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테슬라의 세미(Semi)를 “매우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묘사하면서도 유럽 진출 시점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테슬라 세미는 장거리(롱-홀) 운송을 겨냥한 제품으로, 전체 트럭 시장 중 일부 세그먼트만을 겨냥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업계의 투자 규모가 디젤과 전기 기술에 동시 투자가 이루어지던 수년간의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디젤 관련 투자가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비용 분담을 위한 파트너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윈드로즈는 이미 자신들의 전기 파워트레인 섀시를 다른 제조사에 판매하고 있다.
전문 용어 설명
총소유비용(TCO): 차량 구매비용뿐 아니라 연료(또는 전력)비, 보험, 정비·수리비, 감가상각 등을 포함한 장기간의 전체 비용을 의미한다. 기업들의 차량 도입 결정은 일반적으로 단기 구매가격보다 이 TCO에 의해 좌우된다.
파워트레인(powertrain): 엔진(또는 모터)·변속기·구동축 등 동력을 생성·전달하는 핵심 부품군을 말한다. 전기차는 구성부품 수가 적어 정비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
반조립(SKD: semi-knocked-down): 완전한 자국 생산이 아닌, 반조립 형태로 부품을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완성하는 방식으로 관세·물류·현지 고용 측면에서 활용된다.
향후 경제·가격 영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전동화가 진행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몇 가지 상충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첫째, 중국 제조업체들의 과잉 생산능력과 해외 진출은 차량 가격 하락 압력을 높여 OEM(완성차업체)들의 마진을 압박할 수 있다. 둘째, 전기 트럭은 정비·부품 수요를 줄여 기존 서비스 기반 기업들의 매출 감소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고 전력 단가가 안정화·저렴화되면(예: €0.30/kWh 미만) 전기 트럭의 TCO 우위가 더욱 보편화되어 대규모 전환을 촉진할 것이다.
정책적 요인이 중요한 변수로 남는다. 보조금·세제 혜택·인프라 투자 지원이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유지될 경우 전기 트럭의 투자 회수기간이 단축되어 채택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반대로 보조금의 축소나 인프라 투자 지연이 발생하면 플릿 운용자들의 전환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시장 참가자별 전략적 대응으로는 전기 파워트레인과 관련한 협업·공유 플랫폼 확대, 서비스 네트워크의 재구축, 목적 기반 전기 트럭 설계에의 투자 집중 등이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 수익성 압박과 구조적 사업 모델 전환이 동시에 발생하므로 제품 경쟁력, 서비스 네트워크, 비용 구조를 동시에 개선하는 기업이 장기적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전동화 전환은 불균등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경제 여건이 배터리 전기 기술에 유리하게 이동함에 따라 변화의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인프라 개발, 정책의 안정성, 제조사들의 제품 경쟁력이 향후 전동화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이며, 중국 업체들의 국제 경쟁 심화는 향후 10년간 업계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