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물 WTI 원유(CLH26)는 금요일 종가 기준 +0.05달러(+0.08%) 상승 마감했고, 3월물 RBOB 가솔린(RBH26)은 -0.0049달러(-0.26%) 하락 마감했다.
2026년 2월 14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금요일 국제유가와 휘발유 선물은 혼조세로 마감했으나 원달러의 약세로 단기적인 숏커버링(매도 포지션 청산)이 발생하면서 원유 가격은 1.5주 저점에서 회복했다.
시장은 금요일 초반에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와 함께 약세를 보였으나, 이후 달러 약세가 부각되면서 원유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당초 금요일 하락 압력은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는 조짐과 OPEC+의 조만간 공급 증대 가능성에 대한 관측에서 기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협상 논의가 한 달가량 지속될 수 있다고 발언, 단기적인 군사행동 가능성을 낮춰 유가의 상승요인을 일부 제거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상승요인)와 공급 신호(하락요인)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한편, 로이터 통신 보도는 일부 OPEC+ 회원국들이 4월부터 원유 증산을 재개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어 공급 우려가 확대된 상태이다. OPEC+는 3월 1일 온라인 회의를 통해 상황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해상에 대기 중인 원유 재고(=플로팅 스토리지)가 증가한 점도 가격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Vortexa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의 러시아·이란산 원유가 유조선에 플로팅 스토리지로 보관 중이며, 이는 1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로 블록·제재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가 이란 유조선의 억류를 논의했다고 보도했으며, 미군은 이란과의 핵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두 번째 항공모함 타격단을 중동에 파견하고 있다. 미국 교통부(DOT)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로에서 미 국적 선박은 가능한 멀리 떨어져 항해할 것을 권고하는 해사(해상)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란은 OPEC 내에서 일일 생산량 약 330만 배럴(3.3 million bpd)을 차지하는 4위 산유국으로, 만약 미국의 군사행동이 현실화되면 해협 봉쇄 가능성 등으로 세계 원유 공급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공급 측면의 변화도 눈에 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은 지난 1월 80만 배럴/일(800,000 bpd)로, 12월의 49만8천 배럴/일(498,000 bpd) 대비 크게 증가해 글로벌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산 원유 수출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의 제재 및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수출 역량을 약화시켰다. 11월 말 이후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는 등 해상 위험 역시 증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장기화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유지·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단기적으로는 유가에 상방 압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베네수엘라 공급 확대와 유조선 대기 재고 증가는 하방 압력으로 맞서고 있다.
수급 지표와 주요 기관 전망도 시장 해석에 중요한 변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추정치를 전월의 13.59 million bpd에서 13.60 million bpd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미국의 2026년 에너지 소비량 추정치는 95.37에서 96.00 쿼드릴리언 Btu(Quadrillion Btu)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분 추정치를 전월의 3.815 million bpd에서 3.7 million bpd로 하향 조정했다.
Vortexa의 집계에 따르면, 최소 7일 이상 정체된 채 유조선에 보관된 원유는 2월 6일로 끝나는 주에 전주 대비 -2.8% 감소한 101.55 million bbl로 집계됐다.
OPEC+는 2월 1일 성명을 통해 2026년 1분기까지 생산 증대 중단 계획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12월에 +137,000 bpd를 증산한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2024년 초에 시행한 2.2 million bpd의 감산을 점진적으로 회복하려 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1.2 million bpd는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OPEC의 1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230,000 bpd 줄어들어 28.83 million bpd로 5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내 지표도 혼재 양상을 보인다. 2월 6일 기준 EIA 보고서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3.4%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4.4% 높으며, (3) 중질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3.3% 낮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3.8% w/w 상승해 일평균 13.713 million bpd로 집계됐으며, 이는 기록상 최고치 13.862 million bpd(2025년 11월 7일 주)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치다.
장비 측면에서는 베이커 휴스(Baker Hughes) 집계에서 2월 13일 해당 주의 활동 중인 미국 유정 수는 전주 대비 -3기 감소한 409기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19일의 406기(4.25년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이며, 2022년 12월의 627기(5.5년 최고치)와 비교하면 지난 2.5년 동안 큰 폭으로 축소된 것이다.
용어 설명(독자 안내)
– 플로팅 스토리지(floating storage): 원유가 육상 탱크가 아닌 유조선에 장기간 머물러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수요 부진·제재·운송 차질 등으로 즉시 판매되지 못한 원유가 해상에 대기하는 것을 뜻한다. 플로팅 스토리지 증가는 즉시 시장으로 공급될 수 있는 물량이 존재함을 뜻해 통상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 RBOB: 휘발유 선물(콘탱가 기준) 가격을 나타내는 지표로,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다. 소비자용 휘발유 가격 변동과 연동되는 준거가격이다.
– bpd: barrels per day의 약자로 하루 평균 배럴 단위 생산·수출량을 의미한다. 1 배럴은 약 159리터이다.
시장 의미와 향후 전망
현재의 시장은 달러 약세(단기적 상승 요인), 유조선 플로팅 재고 증가·OPEC+ 증산 가능성(하방 요인), 중동·러시아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상방 요인)이 혼재하는 국면이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숏커버링을 유발해 유가를 지지할 수 있으나, 만약 OPEC+의 증산이 현실화되고 베네수엘라 수출 증가가 지속된다면 2분기 중반 이후에는 공급 측 요인이 가격에 하방 압력을 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유가에 지속적인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운항 위험의 현실화, 러시아 정유시설 손상에 따른 수출 차질, 추가적인 서방 제재는 공급 차질을 심화시켜 유가의 반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환경 측면에서는 달러화의 움직임과 글로벌 채권·주식시장 리스크 선호 변화가 원유 수요 기대치를 바꿀 수 있다.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투기적 수요 유입과 함께 원유 선물의 롱 포지션이 증가할 수 있으며, 반대로 달러 강세 전환 시 실수요 대비 금융 투기 수요가 위축되며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시장 참여자에 대한 시사점
1) 단기 트레이더는 달러 환율, OPEC+ 회의 내용, 주간 EIA 재고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2) 중기 투자자는 러시아·이란의 제재 지속 여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베네수엘라의 생산·수출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 3) 산업 관점에서는 정제·저장·운송 병목이 재발생할 경우 스프레드(원유와 정제품 가격 차) 확대가 나타날 수 있어 정유사·운송업체의 비용·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자 설명: 본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발언은 2026년 2월 14일자 Barchart의 보도를 근거로 하며, 기사 말미의 저자 공시는 원문을 따랐다. 원문 저자인 Rich Asplund는 기사 발표 시점에 본 기사에 언급된 유가 관련 증권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명시했다. 또한 본문에 인용된 기관·매체(예: EIA, IEA, Vortexa, Baker Hughes, Reuters, Wall Street Journal)는 각자의 보고·보도를 근거로 인용되었음을 밝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