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유가 하락…OPEC+ 증산 가능성도 부담

3월물 WTI 원유(CLH26)는 -0.18달러(-0.29%) 하락했고, 3월물 RBOB 휘발유(RBH26)는 -0.0125달러(-0.64%) 하락하며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1.5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시장에서는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함께 OPEC+의 조만간 증산 관측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2026년 2월 1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되었고, 이는 단기적으로 유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도는 또한 OPEC+ 일부 회원국이 4월에 생산 증가를 재개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으며, OPEC+는 3월 1일 온라인 회의에서 상황을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지정학적 요인 완화가 가격 약세를 촉발한 배경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도 일부 역할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해 “협상이 한 달가량 지속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해 단기적 군사행동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발언은 즉각적인 군사 충돌 우려를 완화하며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공급 요인과 저장물량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Vortexa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유조선에 떠 있는 상태로 보관(플로팅 스토리지) 중이며, 이는 1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해상 대기 물량 증가는 향후 시장에 즉시 출회될 수 있는 공급 여력으로 간주되어 유가에 부담을 준다.

Venezuelan(베네수엘라) 수출 증가도 글로벌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로이터 통신은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12월 49만8천 배럴/일에서 1월 80만 배럴/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추가 공급 증가는 전 세계 재고 부담을 키우며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대조적 상승 압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제재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의 지속은 여전히 유가 상승 요인으로 남아 있다. 크렘린은 영토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러시아 측의 영토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는 장기적 종전 가능성이 없다고 밝혀, 전쟁 장기화 전망을 재확인했다. 전쟁 지속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수출 제한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공급 측면에서 상방 리스크로 작용한다. 지난 6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이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저해한 점도 공급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기관의 전망 및 수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지난달의 1,359만 배럴/일에서 1,360만 배럴/일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은 95.37(쿼드릴리언 BTU)에서 96.00(쿼드릴리언 BTU)으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 초과분 전망치를 381.5만 배럴/일에서 370만 배럴/일로 축소했다. 이처럼 기관별로 상이한 조정은 수급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재고·생산·리그(시추기) 동향

Vortexa는 2월 6일로 끝난 주간에 7일 이상 정지 상태였던 유조선 저장 원유가 전주 대비 -2.8% 감소해 1억1,055만 배럴(≈101.55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EIA가 2월 6일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서는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3.4% 낮고, 휘발유 재고는 +4.4% 높으며, 증류유 재고는 -3.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3.8% 증가해 1,371.3만 배럴/일로 집계됐는데 이는 14개월 저점에서 소폭 회복한 수치였다.

Baker Hughes는 2월 6일로 끝난 주간 기준으로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rig) 수가 전주 대비 +1 증가한 412기라고 발표했다. 이는 2022년 12월의 627기에서 크게 줄어든 수준이나 4.25년 최저였던 406기보다는 소폭 많은 수치다.

OPEC+ 정책과 산유량 흐름

OPEC+는 2026년 1월 2일 현재 1분기(2026 Q1)까지 증산 일시 중단 계획을 고수한다고 밝혔으며, 2025년 11월 합의에서 12월에 하루 13.7만 배럴 증산을 단행했고 이후 Q1에는 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시행한 220만 배럴/일의 감산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복원해야 할 물량은 약 120만 배럴/일이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2026년 1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23만 배럴/일 감소한 2,883만 배럴/일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영향 평가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OPEC+의 증산 관측이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해상 저장물 증가와 베네수엘라 등 추가 수출은 즉각적인 공급 부담으로 이어져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지속과 러시아 관련 제재·타격은 중기적으로 공급 차질 리스크를 유지시켜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정책 및 공급 변수별 시나리오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OPEC+가 4월에 증산을 실행하고 해상 저장물의 일부가 시장에 유입될 경우 단기적으로 유가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긴장이 재고될 경우(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우려 재부상 또는 미국의 선박 억류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 우려가 다시 커지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셋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지속적으로 제약될 경우에는 글로벌 공급이 긴축되어 가격 상방 요인이 강화될 것이다.

투자자와 산업 참여자는 단기적 지정학적 뉴스OPEC+ 회의 일정(3월 1일 온라인 회의 및 4월 잠재적 증산), EIA·IEA의 정기적 재고 및 생산 전망 발표를 주시해야 한다. 특히 해상 저장물량의 변화와 제재 대상 국가의 수출 재개 여부는 단기간 내 시장 밸런스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용어 설명

플로팅 스토리지(유조선 저장물)는 원유가 육상 탱크가 아닌 유조선에 임시 보관되는 상태를 뜻한다. 시장에서는 플로팅 스토리지가 늘어나면 즉시 판매 가능한 잉여 공급이 축적되었다고 판단해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본다. RBOB는 휘발유 혼합 연료의 선물(미국), bpd는 barrels per day(배럴/일)을 의미한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지칭한다.

기타

기사 작성 시점에 이 글의 필자인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떤 종목에도(직접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문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요약하면, 2026년 2월 13일 현재 유가는 미국-이란 간 긴장 완화, OPEC+의 증산 가능성, 해상 저장물 증가 및 베네수엘라 수출 확대 등 공급 확대 요인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과 제재로 인한 공급 제약은 여전히 상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은 향후 OPEC+의 정책 결정과 지정학적 사건 전개, 그리고 주요 기관의 재고·생산 수치 발표에 따라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