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2026년 1월에 예상보다 소폭 상승하며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인하를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월 한 달 동안 0.2% 상승했다. 이는 12월의 수정 없는 0.3% 상승에 이어 나타난 수치다. 1년 기준 상승률은 2.4%로, 로이터가 설문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2.5%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지난주 3일간 이어진 연방정부의 부분 폐쇄 때문에 다소 지연되어 공개되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으며 주요 자산군에서 차별적 움직임이 관찰되었다. 미결제 선물(주가선물)은 대체로 보합 내지 소폭 하락했고,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9bp(베이시스포인트) 하락해 4.075%를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96.932로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 및 시장 참여자들의 평가
필 올란도(Phil Orlando), 페더레이티드 허미스(Chief Market Strategist)은 “이번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명목 수준에서 예상보다 양호하다. 이는 연준에 유리한 소식이며, 파월(현 의장)에서 워시(예정 의장)로의 리더십 전환 과정에서 연준이 향후 1년 내에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수 있다는 장기적 시나리오를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수요일에 강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하락한 이유는 그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오늘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예상보다 양호해 추세가 하방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과 주식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을 갖게 됐다는 기대에 즉각적으로 상승했다.”
브래드 콘거(Brad Conger), 허틀 콜라간(Hirtle, Callaghan & Co) 투자책임자는 “1월 CPI는 투자자들에게 로르샤흐 테스트와 같다. 항목 간 편차가 크다. 균일한 추세가 없다는 것은 일부 품목은 부족, 일부는 풍부한 상태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고착된 상태가 아님을 시사한다.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은 디플레이션적 요인이다. 우리는 채권에서는 듀레이션(overweight), 금리 민감 섹터(주택건설·부동산 등)에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브렌트 슈테(Brent Schutte), 노스웨스턴 뮤추얼 재무관리(Chief Investment Officer)는 “이번 수치가 연준의 기본 스토리를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며 “노동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비농업 고용은 강했지만 세부 항목에서는 의료·사회복지에 편중된 약점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핵심 CPI 수치의 흐름은 하향으로 보였으나 이번 핵심 수치가 그 흐름을 일시적으로 뒤엎었다”며 향후 변동성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쉬 재머(Josh Jamner),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츠(수석 투자전략분석가)는 이메일을 통해 “온건한 1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위험자산을 밀어올렸으나, 표면 아래에서 진행 중인 가격압력은 올해 세 번째 금리인하 기대를 제약할 수 있다. 연준 펀드 선물시장은 올해 총 2.5회의 금리인하를 반영해 동전 던지기(50%) 수준의 확률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주거비(쉘터)의 지속적 디스인플레이션이 헤드라인과 핵심 CPI를 억제했으나 ‘슈퍼코어(supecore)’—주거비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는 1월에 0.6%로 1년 만에 최고치로 가속했다. 이는 수요 주도형 인플레이션 신호로, 추가 인하를 고려하는 FOMC 구성원들에게 주의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터 카딜로(Peter Cardillo), 스파르탄 캐피털 수석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요지는 괜찮은 수치다. 우리가 연준의 목표인 2%에서 아직 벗어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지는 않고 있으며 관세로 인한 공급측 인플레 측면에서 일부 완화 신호가 보인다. 나는 6월경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린지 로즈너(Lindsay Rosner),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멀티섹터 채권 운용 책임자는 “연준의 정상화(금리인하) 경로가 이번 수치로 보다 명확해졌다. 다만 고용지표가 개선 기미를 보이느냐에 따라 그 길이가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올해 두 차례의 금리인하를 계속 예상하며, 다음 인하는 6월로 본다”고 전했다.
마이클 메트칼프(Michael Metcalfe), 스테이트스트리트 마켓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중요한 시사점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의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국면을 지난 것으로 해석되며, 연말로 갈수록 금리가 하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부연)
CPI(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대표적 통계다. 핵심(core) CPI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변동을 가리키며 변동성이 큰 품목을 배제해 기초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을 보여준다. 슈퍼코어(supecore)는 ‘주거비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core services ex-shelter)’를 의미하며, 주로 수요 측면의 물가압력을 읽는 지표로 활용된다. 쉘터(shelter)는 임대료와 주택소유자 비용 등 주거 관련 지출로,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은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현상으로, 여전히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지만 상승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뜻한다. 연준펀드 선물(Fed funds futures)은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연방기금금리(정책금리)의 경로를 반영하는 파생상품으로, 이를 통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가늠된다.
정책적·시장적 함의 분석
이번 CPI 데이터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과 시장의 금리 기대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우선, 연간 기준 2.4%의 CPI 상승률은 연준의 2% 물가안정 목표보다 높은 수준으로, 목표 도달까지는 추가 하락(디스인플레이션) 여지가 필요하다. 다만 월간 흐름의 둔화(0.2% 상승)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해 연준이 올해 일부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채권시장은 즉각적으로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년물 금리의 하락은 장단기 금리 차에 영향을 주며, 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 자금조달 비용에도 파급된다. 주택부문에서는 쉘터의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모기지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택수요 회복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슈퍼코어의 가속은 서비스 수요가 견조하다는 신호로, 노동시장과 임금압력의 지속 여부가 관건이다.
정책 스케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러 시장 참여자와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을 첫 번째 유력한 금리인하 시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다만 이는 노동시장 지표의 향방에 크게 좌우된다. 고용지표가 강세를 이어갈 경우 연준은 완화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반대로 고용지표가 약화되면 금리인하 기대는 더 높아질 것이다. 연준 내부에서도 물가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이중목표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의 근본적 추세와 노동시장 지표를 종합 평가할 것이 예상된다.
실무적 시사점(가계·투자자)
가계 소비자에게는 당장의 생활물가 압력이 완화되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으나,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의 동향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대출 이용자와 주택구매 희망자는 향후 6~12개월 내 모기지·대출 금리의 소폭 완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채권 듀레이션 확대와 금리 민감 업종(주택건설·부동산 관련 종목) 비중 확대 전략을 고려할 수 있으며, 동시에 슈퍼코어의 가속화 가능성은 경기순환 업종 및 소비섹터의 내구 수요를 모니터링해야 함을 뜻한다.
결론
종합하면, 2026년 1월의 미국 소비자물가 지표는 연준의 금리정책 경로에 우호적인 신호를 제공했다. 월간·연간 수치 모두 인플레이션 압력이 즉각적으로 재가속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나, 주거비와 서비스 부문 등 항목별 분해 결과는 정책결정에 있어 주의 깊은 해석을 요구한다. 시장은 이미 일부 금리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으나, 향후 연준의 결정은 노동시장과 핵심 물가 지표의 추가 데이터에 크게 의존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