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2026년 2월 만기 뉴욕 ICE 코코아 3월물(CCH26)은 전일 대비 -130포인트(-3.46%) 하락 마감했고, 같은 기간 런던 ICE 코코아 #7 3월물(CAH26)은 -126포인트(-4.61%) 하락 마감했다.
2026년 2월 1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목요일 장에서 6주 연속 급락을 이어가며 뉴욕 근월물은 약 2.25년 만에 최저, 런던 근월물은 약 2.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시장의 주요 압력 요인은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수요 약화로 분석된다.
공급 지표 측면에서는 여러 기관과 시황에서 풍부한 재고와 예상보다 많은 공급이 확인되고 있다. 2026년 1월 29일 StoneX는 2025/26 시즌 전 세계 코코아 잉여를 287,000톤으로 전망했고, 2026/27 시즌에는 267,000톤 잉여를 예측했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6년 1월 23일 발표에서 전 세계 코코아 재고가 전년 대비 4.2% 증가한 1.1백만톤(MMT)으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거래소(ICE) 모니터 대상 재고도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ICE 상의 코코아 재고는 목요일 기준 1,899,988백(가방)으로 지난 4개월 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서 ‘가방(bag)’은 선물·산지 거래에서 재고 단위를 가리키며, 코코아 시장에서 자주 쓰이는 물량 단위이다.
수요 지표는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높은 초콜릿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대량 초콜릿 제조업체인 배리칼레보(Barry Callebaut AG)는 2025년 11월 30일로 마감된 분기에서 코코아 사업부의 판매물량이 -22% 감소했다고 2026년 1월 28일 보고하면서 그 원인으로 ‘부정적 시장 수요와 코코아 내 수익률 높은 부문으로의 물량 우선 배분’을 들었다.
가공(Grinding) 통계도 수요 둔화를 반영한다. 2026년 1월 15일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는 2025년 4분기 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가공)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304,470톤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2.9%)보다 큰 하락이자 12년 만에 최저치라고 보고했다. 2025년 12월 16일 아시아코코아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는 4분기 아시아의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 감소한 197,022톤이라고 발표했고, 북미의 경우 내셔널 컨펙셔너스 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분기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0.3%로 103,117톤에 그쳤다고 보고했다.
배리칼레보는 분기 실적에서 “부정적 시장 수요와 코코아 내 수익률 높은 부문으로의 물량 우선 배분”을 코코아 판매축소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지역별 수출·생산 동향도 가격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54,799톤으로 집계돼(블룸버그 보도), 추가적인 수출 증가가 세계 시장의 공급 여력을 늘리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생산국인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항구 반입(선적) 속도는 둔화돼 일부 공급 긴축 요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누적 자료에 따르면 현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2월 8일) 기준 아이보리코스트 농민들의 항구 반입 물량은 1.27MMT으로 전년 동기(1.32MMT) 대비 -3.8% 감소했다.
기후와 작황은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서아프리카의 작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으로 보고된다. 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서아프리카의 우호적 기후가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2~3월 수확을 늘릴 것으로 예측했고, 제과업체 몬델레즈(Mondelez)는 최근 발표에서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포드(열매) 수량이 5년 평균보다 7% 높다며 작황이 전년 대비 ‘현저히 양호’하다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주력 작물 수확이 시작됐고 농민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반면 긍정적 요인도 존재한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해 305,000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일부 공급 하향 압력이 존재함을 시사했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년 글로벌 잉여 추정치를 기존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하향 조정했고, 같은 기간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 추정치도 기존 4.84MMT에서 4.69MMT로 낮췄다. 라보뱅크(Rabobank)도 2025/26 글로벌 잉여 추정치를 11월 전망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ICCO는 2024/25 시즌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7.4% 증가하여 4.69MMT라고 추정했고, 이전 시즌(2023/24)은 공급 차질로 인해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23/24 시즌의 전 세계 코코아 적자는 ICCO 기준 -494,000톤으로 60여 년 만에 최대 규모였으며, 그 해 생산량은 -12.9% 감소한 4.368MMT였다.
용어 설명 —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용어를 정리한다. ‘그라인딩(grinding)’은 원두(생코코아)를 제과·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매스·분말·버터 등으로 가공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산업 수요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MMT’는 ‘백만 톤(Million Metric Tons)’을 뜻하는 단위다. 거래소 재고를 세는 단위인 ‘가방(bags)’은 코코아 시장의 표준 단위로 쓰이는 포장 단위이며, 지역·거래소별 표준 중량이 다를 수 있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재고 지표로 활용한다.
시장 영향 및 전망 —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공급 증가 신호와 소비(그라인딩) 지표의 약화가 가격 하락 압력을 지속시키고 있다. 당분간은 서아프리카의 우호적 작황과 나이지리아 등 일부 국가의 수출 증가가 재고 부담을 키워 코코아 선물의 변동성을 상방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상(예: 엘니뇨/라니냐), 병충해(예: 코코아 수확에 대한 질병), 정치·물류 변수, 그리고 주요 가공업체들의 재고 소진 속도 등 공급 측 위험 요인이 존재해 가격을 지지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상품 시장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수요 회복(예: 초콜릿 가격 인하, 경기 개선, 신흥시장의 소비 확대)이 나타나면 그라인딩 증가와 재고 소진이 진행되어 가격이 반등할 여지가 크다. 둘째, 기상 악화나 주요 생산국의 수확 부진이 발생하면 공급 우려가 재부상하며 급격한 가격 상승이 촉발될 수 있다. 셋째, 현재처럼 재고가 누적되고 제조업체의 판매 물량이 위축되는 상황이 이어지면 단기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별 시사점 — 제과·초콜릿 제조업체는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의 추가 하락을 활용해 구매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으나, 수요 약화가 지속될 경우 실적 압박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 생산국과 수출업체는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약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생산비와 환율 변수가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와 트레이더는 재고 지표, 그라인딩 통계, 생산국의 기상·수출 데이터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포지셔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이 보도의 원문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 게시일 기준으로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본 기사는 시장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투자 권유를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