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법원 소속 재판관인 디아스 토폴리(Dias Toffoli)가 반코 마스터(Banco Master) 수사에서 스스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대법원이 목요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결정은 토폴리와 해당 은행의 최대주주 사이의 연관성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토폴리 재판관이 관여하던 사건 기록을 새로운 재판관에게 이첩한다고 밝혔다. 이후 대법원 웹사이트에는 앤드레 멘돈사(Andre Mendonca) 재판관이 이 사건의 담당으로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의 성명서는 토폴리 본인을 포함한 모든 재판관이 서명했으며, 성명서에서 해당 사건 기록이 새로운 재판관에게 이첩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토폴리는 이날 오전에 자신은 어떠한 금전적 수수(受受)도 받은 적이 없으며, 반코 마스터의 최대주주인 다니엘 보르카로(Daniel Vorcaro)와 어떠한 개인적·재정적 관계도 없었다고 밝혔다.
대법원 성명(요지): 「토폴리 재판관의 요청에 따라… 대법원장은 해당 재판관의 보고관직(rapporteurship)에 속한 관련 사건의 이첩 통지를 수용한다」
대법원 동료 재판관들은 목요일 성명에서 토폴리의 수사 과정에서의 행위가 전적으로 유효했다고 확인하면서, 그를 ‘개인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며 그의 존엄성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또한 토폴리를 계속 사건을 맡는 데 장애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토폴리 본인도 자신이 사건에서 배제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브라질 연방경찰은 대법원장에게 보고서를 보냈으며, 이 보고서는 보르카로의 휴대전화에서 추출된 자료에 토폴리의 언급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해당 휴대전화는 법원이 명령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고서와 관련하여 사건을 잘 아는 소식통은 보고서가 약 180페이지 분량이며 토폴리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회사에 대한 의심스러운 금전 지급 내역과 사교 행사 초대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연방경찰이 토폴리의 기피( recusation·배제) 신청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보고서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즉, 경찰 자체가 재판관의 배제를 요구하지 않았으나 제시된 자료가 더 면밀한 검증을 필요로 한다는 입장이다.
사건 배경
반코 마스터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severe liquidity crisis), 급격한 재무 악화(sharp financial deterioration) 및 중대한 규정 위반(serious rule violations)을 이유로 2025년 11월에 청산(청산·liquidation)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대법원 성명은 반코 마스터가 브라질 은행권 전체 자산의 1% 미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청산(liquidation)’은 은행이 지급 불능 상태가 되거나 규정 위반 등으로 인해 영업을 중단하고 자산을 처분해 채권자에게 분배하는 법적 절차를 의미한다. 또한 법원절차에서 특정 재판관이 자신을 해당 사건에서 배제하는 것을 ‘기피(recusal·배제)’라고 하며, 대법원 등 고등법원에서는 사건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때때로 이러한 조치가 취해진다. ‘보고관직(rapporteurship)’은 해당 사건을 법정에서 심리·보고하고 관련 문건을 관리하는 재판관의 역할을 뜻한다.
경찰 보고서의 핵심 내용과 절차적 의미
보고서가 지목한 자료는 보르카로의 휴대전화에서 추출된 디지털 증거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토폴리와 연결된 업체로의 자금 이동 정황 및 사교적 교류를 암시하는 초대·연락 기록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는 법정 증거능력을 갖기 위해 추가적인 검증 및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연방경찰이 기피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고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은,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의 심각성과 예민성을 대법원에 공유하려는 절차적 조치로 해석된다.
법·정치적 파급력
대법관이 특정 사건에서 배제되는 것은 브라질 사법부 내부의 독립성과 공정성 문제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동료 재판관들이 공개적으로 토폴리를 지지한다고 밝힌 점은 사법부 내부 결속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여론이나 정치권에서는 정치·금융권과 사법부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될 소지도 남겨둔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여론의 관심과 정치적 압력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법적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대법원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한 선례가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사법시스템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정치적 계산이 개입될 경우 대법관의 독립성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확대될 수 있다.
금융시장·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반코 마스터 자체가 브라질 은행권 자산의 1% 미만을 차지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사건의 파급력은 단순한 자산 규모를 넘어선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보면, 규제 당국과 사법부 간의 연계 의혹이 불거지면 시장의 신뢰 회복이 지연될 수 있으며, 특히 중소형 은행에 대한 감독 강화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신용경색 우려를 증폭시켜 은행 간 단기자금시장에 일시적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가 리스크 평가에 영향을 미쳐 환율 변동성 확대나 주식시장 변동성을 높일 여지가 있다.
중앙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은 이러한 정치·사법적 리스크가 금융안정성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화·유동성 관리와 감독 강화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사 사건 발생 시 감독당국은 예비자본 및 유동성 규제의 재점검,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은행 간 결제·유동성 지원 체계의 보완을 통해 시장 불안을 완화하려 할 것이다.
향후 전망
현재 상황은 수사자료의 추가 검증과 법원의 절차적 결정이 남아 있는 단계다. 토폴리 재판관의 요청에 따라 사건이 이첩되었고, 앤드레 멘돈사 재판관이 담당을 맡음에 따라 향후 재판절차의 진행 속도와 공개 범위, 증거 채택 방식 등이 사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연방경찰 보고서가 공표되지 않은 이상 구체적 사실관계는 추가 수사와 법원 판단을 통해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
대법원과 수사당국의 향후 대응은 브라질 내 사법·금융 시스템에 대한 국내외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관련 기관의 투명하고 신속한 절차 진행이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사건이 정치·법률·금융 측면에서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존재하며, 모든 관련 당사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발표되는 공식 문건과 법정 절차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