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리스크 회피 확산에 원유·휘발유 가격 하락

3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과 3월물 RBOB(휘발유) 선물 가격이 목요일 급락했다. 3월물 WTI 원유(CLH26)는 목요일 종가 기준 -1.79달러(-2.77%) 하락 마감했고, 3월물 RBOB(RBH26) 휘발유는 -0.0630달러(-3.18%) 하락해 1주 최고가 대비 저점을 기록했다.

2026년 2월 1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원유와 휘발유 가격의 급락은 미·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따른 에너지 선물의 롱 포지션 청산과, 주식 등 위험자산의 동반 하락으로 인한 리스크-오프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또한 원유의 해상 부유 저장량 증가가 가격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에 밝힌 “선호(preference)는 이란과 핵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는 발언

은 미·이란 관계의 긴장을 다소 완화시켰다.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신호는 에너지 선물시장에서 보유 롱 포지션의 청산을 촉발해 단기 매도세를 강화했다.

지정학적·해상 물류 관련 주요 동향도 유의할 만하다. 미 언론은 미 정부가 이란산 원유를 싣고 운항하는 유조선의 억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고, 일부 보도는 핵 협상이 실패할 경우 군사적 준비의 일환으로 두 번째 항공모함 타격단의 중동 파견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는 월요일에 미국 선적기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수역과는 가능한 한 멀리 항해할 것을 권고하는 해상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란은 OPEC 내 4위 생산국이며, 약 일일 330만 배럴(3.3 million bpd)의 원유 생산을 보유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해로여서 이 지역 긴장 고조는 즉각적인 공급 충격 가능성을 내포한다.

부유(플로팅) 저장과 관련한 공급 요인도 가격 하락의 한 원인이다. 에너지 데이터업체인 Vortexa에 따르면 러시아와 이란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현재 유조선 부유 저장 상태에 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부유 저장의 증가는 제재·봉쇄 등으로 인한 물류 병목 및 판매 지연을 반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대한 공급 우려를 완화시키며 가격을 눌렀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증가도 글로벌 공급 확대 요인이다. 로이터는 지난 월요일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12월의 49만8천 배럴에서 1월에는 80만 배럴(800,000 bpd)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공급 측면에서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은 상반된 신호를 제공한다. 최근 크렘린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회담에서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장기적 합의 가능성을 부정한 것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제한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가격상승 요인으로 남아 있다. 즉, 전쟁 지속은 러시아 원유 수출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켜 공급 측면에서의 긴축 압력을 제공한다.

수급 및 재고 지표도 혼재된 신호를 보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화요일 발표에서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지난달의 13.59백만 배럴에서 13.60백만 배럴(13.60 million bpd)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95.37(쿼드릴리언 Btu)에서 96.00(쿼드릴리언 Btu)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세계 원유 잉여분 전망치를 지난달의 3.815백만 배럴에서 3.7백만 배럴(3.7 million bpd)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Vortexa는 2월 6일 종료 주간 기준으로 최소 7일 이상 정박해 있던 부유 저장 원유가 전주 대비 -2.8% 감소해 1억155만 배럴(101.55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월요일에 보고했다. 이는 일부 단기 이동과 출하가 재개됐음을 시사한다.

OPEC+의 공급정책도 주목할 요소이다. OPEC+는 2월 1일 성명에서 2026년 1분기 동안 증산 중단 계획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일일 +137,000 배럴의 증산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전세계 잉여 물량 우려로 2026년 1분기에는 추가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했던 약 2.2백만 배럴의 감산분을 복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 1.2백만 배럴의 증산 여력이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1월 원유 생산량은 -230,000 배럴 감소일일 28.83백만 배럴로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과 대러 제재는 러시아의 정제능력과 수출 능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지난 6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었고, 11월 말 이후 발틱해에서 적어도 여섯 척의 탱커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 및 EU의 러시아 관련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인프라·탱커 운항을 제한해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을 높였다.

주간 재고 및 생산 지표(미국)를 보면, EIA의 수요일 보고서는 2월 6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3.4%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4.4% 높으며, (3) 경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3.3%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3.8% 증가해 13.713백만 배럴(13.713 million bpd)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3년 11월 7일 기록한 13.862백만 배럴에 근접한 수준이다.

시추장비(리그) 동향도 관찰할 필요가 있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2월 6일 종료주간 미국 시추활동 리그 수가 412기로 전주 대비 +1기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2월의 627기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이며, 4년 반(약 4.25년) 내 저점인 406기 수준에 근접해 있다.

공급·수요·정치 리스크의 종합적 평가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리스크-오프 심리와 지정학적 긴장 완화 신호가 우선적으로 유가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 약세 시 원자재·에너지 시장에서의 포지션 축소(특히 레버리지 이용 포지션 청산)는 유가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부유 저장의 증가 및 베네수엘라 수출 재개는 단기 공급 측면에서 유가에 부정적이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특히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군사적 긴장, 이란·러시아 관련 제재와 그 실행 여부)이 상존해 있어 상승 리스크(threat of upside shock)를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러시아 원유의 실질적 유통 제약은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OPEC+의 증산 중단 정책은 시장에서의 과잉공급 신호를 제한하는 변수다.

시나리오별 영향(사례 분석):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글로벌 경제지표가 현 수준에서 큰 악화 없이 유지되고 금융시장은 점진적 안정세를 회복하면 유가는 현재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하방 시나리오에서는 글로벌 주식·리스크 자산의 동반 약세가 지속되고 부유 저장 증가세가 재가속화되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다. 상방 시나리오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군사적 충돌이나 이란·러시아 관련 제재의 강화로 즉각적인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급등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매크로 지표와 정책 변수(예: EIA·IEA 전망, OPEC+ 결정, 미·이란·러시아의 정치적 움직임)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재고 지표(미국의 주간 원유·정제유 재고), 부유 저장 추이, 해상 운송·보험의 제한 조치는 단기 가격 변동성의 핵심 모니터 항목이다.

기술적·거시적 투자 시사점을 요약하면, 단기 매매 관점에서는 지정학적 뉴스 및 리스크-오프 장세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므로 위험관리(손절·포지션 축소)가 중요하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OPEC+의 정책 변화와 러시아·이란 관련 제재의 실효성, 글로벌 수요 회복 속도에 따라 섹터 내 포지셔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제마진과 휘발유 재고의 상대적 과부족은 정유사 실적 및 지역별 석유제품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용어 설명

RBOB: 미국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연동 선물 상품인 Refin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이다.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 원유가 유조선에 실려 항구에 접안하지 않고 해상에 머물러 저장되는 상태로, 수요·공급 불균형이나 제재로 인한 출하 지연 시 증가한다. bpd: barrel per day(일일 배럴)을 의미한다. EIA: 미국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IEA: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Vortexa: 글로벌 에너지 물동량 데이터 기업, Baker Hughes: 에너지 서비스 및 시추장비 관련 통계 제공업체이다. OPEC+: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를 의미한다.


기자메모

이 기사는 Barchart의 시장 보고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기사 내 수치와 데이터는 EIA, IEA, Vortexa, Baker Hughes 및 관련 보도 자료의 집계 결과를 인용했다. 원문 기사 작성자 Rich Asplund은 기사 게시 시점에 보도된 증권에 대한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공된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때에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